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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의 독립은 법치의 마지막 보루다. 사법부의 독립을 문제 삼은 사건인 만큼 그 해결도 철저히 독립해서 찾아야 한다."

 

"사법부가 민주당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사법부를 흔들고 법관 탄핵까지 서슴지 않는 것이야말로 이념의 독선이다."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이메일 파문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과 야당이 신 대법관 탄핵을 추진하던 5월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낸 논평이다. 신 대법관이 단독판사들의 재판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자 야당들이 대법관의 자진사퇴를 촉구했고 이에 한나라당은 '사법부 독립' 카드로 신 대법관을 옹호한 것.

 

그랬던 한나라당이, 최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무죄 판결을 내린 법원에 대해선 '융단폭격'을 퍼부으며 '사법제도개선'을 하겠다고 나섰다. '자질이 검증된' 사람들로 법관을 충원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번 판결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우리법연구회를 이념조직으로 규정하면서 해체하고야 말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런 움직임은 이념 성향이 비슷한 야당들로부터도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는 강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 자체에는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사법제도를 고치겠다고 나서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회창 "교각살우 우려"... 친박연대 "국헌 문란 기도 사건"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20일 오전 당5역회의에서 "이번 무죄 판결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대법원이나 사법부 자체에서 우선 할 일이지, 정치권에서 나서서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설 단계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 총재는 "이 문제는 1차적으로 법관 개인의 가치 기준과 자질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제도를 고쳐서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권이 나서 사법제도를 고치겠다고 덤벼들면 자칫 소의 뿔을 고치려다가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친박연대도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의 사법제도개선 움직임을 '사법부 흔들기'로 규정하면서 비판했다.

 

전지명 친박연대 대변인은 20일 낸 논평에서 "우리도 법원의 판결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는 본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집권 여당은 물론 검찰까지 나서서 사법부를 원색 비난하고 공격하는 행태는 '강기갑 판결보다 더 심각한 국헌 문란 기도 사건"이라고 맹비난했다.

 

전 대변인은 "불만이 있으면 검찰이 항소해 2심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 민주사법제도의 근간"이라며 "정권이 나서서 1심 판결에 바람잡이로 딴지를 걸고, 2심 판결에 실질적으로 개입하려고 하니 이게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파문 때는 그렇게나 사법부를 비호하더니 이제는 자기 입맛과 다른 판결이 났다고 저렇게 사법부를 흔들어대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강기갑 파녈, #사법권 독립, #한나라당, #선진당, #친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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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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