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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징그럽게 느껴지도 하지만 맛은 그와 달리 부드럽고 향기로웠다.
▲ 병속에 담겨있는 전갈 조금 징그럽게 느껴지도 하지만 맛은 그와 달리 부드럽고 향기로웠다.
ⓒ 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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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전갈주 병속에서 전갈을 빼내 소주잔에 담아 보여주고 있다.
▲ 전갈 소주 동료가 전갈주 병속에서 전갈을 빼내 소주잔에 담아 보여주고 있다.
ⓒ 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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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갈주 드셔보셨나요?

오랫동안 집에 고이 모셔둔(?) 전갈주를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았다. 지금으로부터 딱 일주일전인 지난주 화요일(12일) 저녁 9시, 기자의 전갈주 체험기가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다음에는 해구신으로 담근 술 체험기를 연재할 생각이다.

필자는 이날 회식에서 마실 전갈주를 선물로 받았다며 자랑을 했고, 이를 탐내는 선배를 비롯해 혐오스럽다는 반응까지 동료들 반응이 다양하고 뜨거웠다. 밤 9시가 넘은 다소 늦은 시각에 시작된 술자리에서 과감히 전갈주를 꺼내들었다.

십족전갈주.

다리가 열 개인지는 확인해 볼 겨를도 없었다. 우리는 소중하게 보관해 술자리로 옮겨 온 전갈주를 소주잔에 조금씩 나눠 마셨다. 쌉싸래하면서 쏘는 맛이 느껴졌다. 보약 냄새가 나는 듯하면서 배향기가 났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맛있었다. 딱 한 병 뿐이라서 아쉬웠지만 최대한 많은 인원이 나눠 마시기 위해 조금씩 마셨다. 그래서인지 맛을 음미하면서 즐길 수 있었다.

혀에 닿을 때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알코올 기운은 없었다. 병을 살펴보니 35도로 도수가 약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진짜 다리가 10개인지 전갈을 병에서 꺼내 확인해 보기도 했다. 또 오랜 시간 술에 담겨 있었던 까닭인지 두 개 다리는 떨어져나가 있었다. 전갈을 병에서 꺼내 소주잔에 담아 우려내 마시기도 했다. 이날 술자리에서 전갈의 인기는 대단했다.

휴대폰으로 찍어 화질이 좋지 않지만 전갈의 모습이 생생하다.
▲ 소주잔 안의 전갈 휴대폰으로 찍어 화질이 좋지 않지만 전갈의 모습이 생생하다.
ⓒ 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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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잘 받는 술이었는지 많이 마셔도 술은 취하지 않았다. 문제는 다음날 아침 시작됐다. 평소 주량보다 많이 마시진 않았지만 술이 깨질 않았고,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붙잡고 근무해야만 했다. 마시기는 좋았지만 뒤끝이 있었다. 소주와 섞어마셨고 2차로 맥주도 더 마신 까닭이라고 여겨진다. 숙취로 고생해서인지, 두 가지 특별한 담근 술 체험기를 쓰려고 했던 내 마음과는 달리 일주일이란 시간이 걸려 이제야 글을 쓰게 됐다.

전갈은 매운 맛을 가지며 간경에 주로 작용하는 약재이다. 전갈주도 몸 안으로 침입한 풍을 없애며 경련을 멈추게 하고 경락의 순환을 도와 통증을 그치게 하는 약재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해독작용과 뭉친 것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하니 그날 조금 남겨 둘 걸 했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2편에서는 해구신으로 담은 술 체험기가 이어집니다.)


태그:#십족전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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