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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카리브해 아이티는 한 마디로 생지옥이다. 죽은 자나 살아 있는 자나 차이가 없다. 마실 물도 없고, 먹을 양식도 없다. 대통령 궁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정부 조직 자체가 무너져버렸다. 시신을 바리케이트로 만들었다는 외신 보도는 현재 아이티가 어떤 상황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절망만 있는 아이티에게 희망이 싹트고 있다. 세계 각국이 아이티 지원을 위해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는 아이티에 각 1억달러, 일본은 500만달러의 무상 자금지원과 3000만엔 상당의 구호물자를 보내기로 했다. 중국과 인도도 100만달러를 긴급지원하기로 했다.

 

나라뿐만 아니라 개인과 민간단체도 지원에 손발을 걷었다.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 부부가 100만달러를 내기로 했고, 미국 적십자는 트위터를 통해 5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고, 구호단체인 '옥스팜 아메리카'는 270만달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도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는 외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떤가? 정부는 100만 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 100만달러에는 현금 지원과 아이타에 파견된 35명 구호대의 활동 비용 따위가 포함되어 있어 실제 지원 액수는 1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세계 경제력 10위권 나리치고 너무 적은 액수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가 원조 선진국 클럽에 가입하면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뀌었다면서 '국격'이 높아진 증거라고 홍보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신년연설에서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되었다고 자랑스러워하면서 남을 도울 때는 두 손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책임도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지난 해 우리는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대한민국으로 바뀌었습니다. 도움을 받던 것보다 도움을 주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우리가 도움을 받던 때의 심경을 헤아려서 남을 도울 때는 두 손으로 도움을 드려야 합니다. 도움을 받는 나라가 장차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가 주어야 합니다. (2010년 신년 국정 연설 )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오전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열린 30대 그룹 조찬 간담회에서도 아이티에서 발생한 강진피해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도 지원단 35명이 어제 출발했고 1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지만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그것이 바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 중의 하나"라며 "우선 아이티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씀드리고 세계가 관심 갖고 복구, 생명 구하는 일에 참여하는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말로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직접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가 세계 10권 경제국가, G20 정상회의 개최로 '국격'을 높이겠다고 말만 하지 말고 10위권 경제국가, G20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나라답게 자연재해로 고통 당하는 나라를 위해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티를 강 건너 불처럼 구경할 때가 아니다. 외국의 어느 배우도 100만달러를 지원하는데 세계 10위 경제국가가 100만달러라니 그것도 구호대 경비까지 포함한 100만달러는 적어도 너무 적은 액수다. 정부는 지원액을 더 늘려 아이티 인민들의 고통을 헤아려야 한다. 국격은 말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태그:#아이티, #긴급구호, #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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