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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산타가 되어주세요"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마을에 이웃산타가 등장했습니다. 이웃이 산타가 되어 우리 지역에 돌봄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갑니다.

성탄절이면 서울 강북구에 이웃산타가 나타납니다. 이웃이 산타가 되어 우리 마을에 사는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찾아가 선물을 전해줍니다. 벌써 10년째 성탄절이면 아이들집 현관문을 두드립니다. 물론 우리 마을 인수동에도 이웃산타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웃산타로 나서는 마을 청년 두 명을 만났습니다. 임안섭(미디액트 스탭), 최윤정(녹색마을사람들 사무국장) 님은 이웃산타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습니다. 2005년 최윤정 님은 녹색마을사람들이 이웃산타를 준비하는 모습에 반해서 활동가까지 되었답니다. 시민단체라도 오래 하다보면 관성에 젖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새롭게 발굴하려는 마음이 약해지는데,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녹색마을사람들은 달랐다고 합니다. 우리 마을에 어떤 이웃이 사는지 찾아보려고 이웃산타를 시작했습니다. 이웃산타 활동이 끝난 뒤에는 지속해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이웃산타는 마을 사랑하게 된 계기

 

이웃산타 임안섭 씨. 이웃산타를 하며 강북구와 인연을 맺은 뒤 아예 이곳으로 이사까지 왔습니다.

임안섭님도 2003년부터 이웃산타로 활동했습니다. 상계동 주민이었지만 우리 마을에 사는 친구를 따라 참여했다가 나중에는 이웃산타를 하면 인연을 맺은 어린이들을 정기적으로 만났습니다. 내친김에 우리 마을로 이사까지 했습니다.

 

이웃산타는 불쌍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행사가 아닙니다. 처음 이웃산타가 선물을 들고 찾아간다고 하면 오지 말라고 하는 부모님이 있었습니다. 이웃에게 측은한 마음으로 보는 것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무엇 때문에 우리에게 친절을 베푸는지 의심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당연하지요. 살면서 그런 경우를 만나기 어려우니까요. 한번은 약속까지 했는데, 정작 당일에는 전화도 안 받고 집도 비어 있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나중에라도 전화를 걸어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이라지요. 찾아가는 쪽에서도 정성껏 만나려는 마음으로 다가서니 자연스럽게 문이 열리더랍니다. 올해는 벌써 전화를 걸어 "이웃산타 하는 거지요? 저희 집에도 들르실 거죠" 하고 묻는 이웃도 있을 정도입니다.

 

아이들은 마을의 돌봄 속에 자라야 한다

 

10년째 지속하다보니 찾아가는 집도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저소득층이거나, 한부모 혹은 조손 가정을 주로 찾아다녔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만난다고 합니다. 우리 마을에 모든 아이들이 이웃의 돌봄 속에서 자라야 하지요. 서울은 한 마을 같은 골목을 쓰면서도 인사 한번 하지 않고 눈길 한번 맞추지 않은 채 살아가는 사막 같은 곳입니다.

 

이웃산타 최윤정 씨 이웃을 정성스럽게 만나는 모습을 보고 이웃산타가 되고 나중에는 지역 시민단체의 활동가가 되었습니다.

산타를 기다리는 분들도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반갑게 맞아줍니다. 임안섭 님은 "어느 집에 갔는데 어머니가 고맙다고 돈까지 쥐어주시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먹을거리를 준비했다가 대접하신다. 어느 할머니는 자신이 편찮은 것까지 하소연할 정도로 살갑게 대하신다"고 말했습니다.

 

봉사도 그렇지만, 참여하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누립니다. 두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이웃을 얻었습니다. 임안섭님은 "마을을 오가면서 이제는 아는 아이들을 만난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최윤정님도 "누가 우리 이웃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작년에 다문화가정 방문했을 때는 친정집에서 오는 것 마냥 며칠 전부터 기다렸다고 반갑게 맞이하는데 어떻게 감동하지 않겠습니까.

 

예전에는 지나치는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 알 길이 없고, 그래서 자주 만나도 얼굴이 기억에 남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게다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인데, 함께 자원봉사하려고 모여든 따뜻한 이웃과 사귈 수 있습니다.

 

이웃산타 이후 더 바쁘다

 

최윤정님은 이웃산타 활동 이후에 더 바쁩니다. 자신이 방문한 집이 아니어도 일일이 전화를 걸어 산타를 맞은 의견을 듣습니다. 그러다가 아이 이야기, 사는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함께 참여했던 사람들이 책배달부와 친정언니 등 활동로 관계의 끈을 이어가도록 도왔습니다. 임안섭님도 이웃산타 이후 책배달부 활동을 꾸준해왔습니다. 올해는 혜화여고 봉사동아리 '울타리' 학생들과 함께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올 여름이 지나면서 신종플루가 강타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어려워졌습니다. 책배달부 활동 등을 조정해야 했습니다. 만나기 어려운 정황이 되니까 더 간절해집니다. 임안섭, 최윤정 두 사람도 이웃산타를 하기는 어려운 게 아닐까 고민한 적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기로 했습니다. 기본적인 대화는 전화로 나누고 제한적인 상황이더라도 하기로 했습니다. 산타를 기다리는 이웃이 있으니까요.

 

이웃산타 활동하는 모습 이웃에게 따뜻함을 전하러 갔다가 더 깊은 사랑을 받고 옵니다. 정을 나누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 이웃산타를 하면서 맛보았습니다.

인수초와 우이초에서 아이들을 추천해주기로 했고, 인수동 통반장님들도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혜화여고생들도 산타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웃들의 자리도 열려있습니다. '이웃산타'는 이웃과 이웃이 만나는 잔치입니다. 산타로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산타가 되셔도 좋습니다. 나서는 게 쑥스러우시면 산타가 들고 갈 선물을 후원해주셔도 좋습니다. 아니면 산타가 오기를 원하시나요. 그러면 두 명의 산타에게 요청하세요. 우리 집도 잊지 말고 들러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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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에 살면서, 산림형 예비사회적기업 영월한옥협동조합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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