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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민속자료 제162호 보성 열화정은 정자이면서도 독립된 가옥으로의 기능을 갖고 있다.
▲ 보성 열화정 중요민속자료 제162호 보성 열화정은 정자이면서도 독립된 가옥으로의 기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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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이 된 것은 흔치가 않다. 열화정은 정자이면서도 하나의 독립된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곳이다. 정자란 경계가 빼어난 곳에 위치를 하며, 남성들의 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한가한 시간을 즐기기도 하지만, 대개는 강학을 하고 토론을 하기도 했다. 때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마음을 맞춘 후, 나라를 위한 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자의 기능은 집의 사랑채 역할을 충실히 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정자이면서 독립된 가옥 구조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230번지 강골마을에 소재하고 있는 열화정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영화촬영을 많이 해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이 열화정은 조선조 헌종 11년인 1845년에 이진만이 후진 양성을 위해 지은 정자라고 한다. 이 열화정은 정자의 기능으로 지었지만, 단순한 정자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가옥으로서의 기능을 함께 하고 있다.

소박한 구조로 지어진 열화정은 마을에서 조금 위에 자리한다. 주변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앞으로는 ㄱ 자형의 연못을 두었다. 연못에 물이 차면 바깥으로 난 물길을 통해 비탈진 내를 따라 마을로 흘러간다. 일각문을 들어서서 전체적으로 ㄱ 자형으로 지어진 열화정은, 뒤로 산을 등지고 있다. 주변에는 대나무를 심어 바람이 불면 그 소리가 열화정의 운치를 더한다.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230번지 강골마을에 소재하고 있는 열화정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많은 영화촬영을 하기도 해 더욱 유명해진 곳.
▲ 열화정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230번지 강골마을에 소재하고 있는 열화정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많은 영화촬영을 하기도 해 더욱 유명해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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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정 경내에 있는 연못. ㄱ자로 조성된 연못은 정자 앞에 자리한다.
▲ 연못 열화정 경내에 있는 연못. ㄱ자로 조성된 연못은 정자 앞에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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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안에 또 하나의 정자 연정

안으로 들어가면 이중의 축대 위에 정자를 지었다. 층이 진 축대의 아랫단을 바라보면서 우측 끝에, 누각의 형태인 마루를 놓아 개방한 연정(蓮亭)을 두었다. 연정은 앞에 연못에 연꽃을 심어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삼면을 평범한 난간을 두른 연정은 누마루를 깔고, 그 뒤에도 역시 축대를 쌓았다. 연정의 돌출된 앞부분을 뺀 남은 건물은 이단의 축대 위에 올려놓았다.

정자를 바라보면서 좌측으로부터 아궁이와 다락, 두 칸의 방을 드렸고, ㄱ 자로 꺾인 부분은 판자로 벽을 마감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돌출이 된 개방이 된 연정이 있다. 전체적으로 단조로우면서도 아름다움을 잊지 않은 그런 정자다. 열화정은 이런 형태로 볼 때 단순한 정자로 지은 건물이 아닌, 사랑채를 생각해 지은 집이란 생각이다. 아궁이와 아궁이방, 그리고 두 칸의 방과 마루, 그리고 돌출이 되어 나온 정자 안의 작은 정자 연정. 이러한 아름다운 모습이 바로 열화정이다.

이중으로 된 축대 위에 세운 열화정
▲ 열화정 이중으로 된 축대 위에 세운 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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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정의 돌출된 부분에는 연정이란 현판을 달았다. 정자 안에 또 다른 정자이다.
▲ 연정 열화정의 돌출된 부분에는 연정이란 현판을 달았다. 정자 안에 또 다른 정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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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 있는 구성

열화정은 한 마디로 짜임새가 있다. 그리고 공간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지었음을 알 수가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단순한 정자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가옥으로서의 기능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궁이방과 아궁이를 연결하는 작은 쪽문을 내어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에서 바로 아궁이로 나갈 수 있게 만든 점. 그리고 두 칸의 방에서 바로 연정으로 연결을 하는 툇마루를 놓았다는 점에서, 열화당의 뛰어난 구조를 알 수 있게 한다.

뒤편으로 돌아가면 작은 툇마루가 있다. 정자 앞의 경치만 보다가 그도 싫증이 난다면, 뒤편에 마련된 툇마루에 앉아 대나무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이런 운치를 지닌 열화정은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날이 추워지면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따듯한 한 잔 술이 생각이 나면 아궁이에 난 쪽문을 통해, 벌교에서 잡은 꼬막이나 바다에 나가 낚시를 드리우고 잡아 온 생선이라도 불에 구워 이 쪽문을 통해 들여보냈을 것이다.

열화정을 바라보고 좌측면의 벽면이 안으로 들어간 부분에 아궁이가 있다. 아궁이에서는 바로 방으로 연결되는 쪽문이 있다.
▲ 아궁이 열화정을 바라보고 좌측면의 벽면이 안으로 들어간 부분에 아궁이가 있다. 아궁이에서는 바로 방으로 연결되는 쪽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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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뒤편에도 툇마루를 놓아 바람소리를 듣고, 주변의 꽃과 대나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 툇마루 정자의 뒤편에도 툇마루를 놓아 바람소리를 듣고, 주변의 꽃과 대나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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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항거를 했던 기개를 세운 곳

열화정은 대한제국 말기에 이관희, 이웅래, 이양래 등이 모여 서로의 마음을 묶어 일본제국주의에 항거를 하기 위한 모임을 가졌던 곳이기도 하다. 또한 그 이전에도 많은 선비들이 이곳에 모여들어 학문을 논하기도 했다. 이러한 의기를 가졌던 것도 열화정이 서 있는 주변이 경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열화정으로 들어가는 일각문. 일각문도 멋을 더했다.
▲ 일각문 열화정으로 들어가는 일각문. 일각문도 멋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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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정자이면서도 주변의 정경과 어울러져, 독립된 가옥으로의 기능을 갖고 있던 열화정. 그래서 중요민속자료 제162호로 지정이 되었다. 아직도 열화정은 사시사철 색다른 모습으로 찾는 이들을 반긴다.


태그:#열화정, #중요민속자료, #독립가옥, #보성, #강골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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