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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총리가 행정도시 첫마을 사업현장에서 주민대표들과 만나 세종시 수정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충청지역 방문에 나선 정운찬 총리가 12일 오후 5시경 행복도시 첫마을 아파트 사업현장을 방문, 연기·공주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연기·공주 주민대표들이 정운찬 총리의 세종시 수정 설득에 반발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이날 간담회에 주민대표로는 진영은 연기군의회 의장과 조선평,홍성용 연기대책위 상임대표, 김성구 집행위원장, 김태룡 공주시의회 의장, 이충렬 공주시의회 의원, 정만수 공주대책위 상임위원장, 고성길 공주대책위 사무처장, 채평석 청원군대책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정부 측에서는 정운찬 총리를 비롯하여 총리실 관계자들과 정진철 행복도시건설청장이 참석했다.

 

정운찬 총리는 인사말에서 세종시 수정 필요성을 언급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민대표들은 "간담회 목적은 충청인의 민심이 오로지 원안추진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며 절대 설득하려 하지 말라고 못박았다.

 

이 자리에서 이충렬 공주시의회 의원은 "10월27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충청인에 사과를 한다고 했으나 오히려 그날 이후 충청인의 민심은 극에 달해 있다"고 전했다.

 

평행선만 달리다 끝난 총리-주민대표 간담회

 

정만수 공주대책위원장은 "나는 정 총리의 지명 후 제일 먼저 환영 현수막을 붙였던 사람이다, 그런데 세종시 수정을 언급하며 고향사람들에게 비수를 꽂는 걸 보고 현수막을 찢어버렸다"고 정 총리에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행정도시 사수 투쟁현장은 총 없는 전쟁"이라고 비유하며 "충청인에게 이보다 더한 전쟁이 어디 있느냐? 충청인은 원안만을 원하니 이 자리에 9부 2처 2청을 갖다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성길 공주대책위 사무처장은 "행정도시는 정부의 힘이 아닌 법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채평석 청원대책위원장은 "주변지역으로 개발 행위 제한을 언제까지 참고 기다릴 수는 없다"며 "원안대로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용 연기대책위 상임대표는 "이주민의 삶이 너무 비참하다"며 "제발 공주·연기 주민들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조선평 상임위원장은 "대통령과의 대화 후 지역 여론은 더 나빠지고 이완구 지사의 사퇴로 충청인은 분개하고 있다"먀 "도지사도 약속을 지키느라 사퇴했는데 대통령이 약속을 번복하는 것은 절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안에는 자족기능도 모두 포함되어 있어 2030년까지 50만 도시는 확실하니 원안대로만 해달라"고 요구했다.

 

진영은 연기군의회 의장은 작심한 듯 긴 시간을 할애하여 수정추진에 대해 비판했다. 진 의장은 "처음에 총리 말씀을 듣고 나니 이 자리를 뜨고 싶은 참담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힌 뒤 "행복도시 문제는 수도권과밀화 해소와 국토균형발전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인데 본질은 간데 없이 자족성·효율성을 갖고 접근하는 방법은 틀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행복도시 관련 용역을 준 기관도 전 정부나 현 정부가 대동소이한데 같은 기관에게 다른 연구결과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진 의장은 "주민들이 보상과 이주에 협조한 것을 정부와 법을 믿었기 때문인데, 이를 일방적으로 변경한다면 행정절차법에 의한 신의성실 및 신뢰보호의 원칙을 정부가 무시하는 것"이라며 "변경하려거든 주민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효율성의 문제도 서울 중심적 사고 때문에 나오는 문제이며 전 국가적으로 볼 때 여기만큼 효율성이 좋은 곳이 없다"며 "총리가 행복도시에 관한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다면 해결방안이 없으며 이 자리는 의미가 없는 대화일 뿐"이라고 말했다.

 

"수정안 찬성해도, 계획 차질 없다는 것 누가 보장하나"

 

 간담회 모습.

 

주민대표들의 발언에 이은 정운찬 총리의 답변은 순탄치 않았다.

 

먼저 정 총리가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며 생각의 차이가 큰 것 같아 걱정"이라며 "국가균형발전, 국가경쟁력, 통일 이후 대비 등 다 제쳐두고 균형발전의 차원만 생각해도 세종시가 제대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총리는 자신은 지금까지의 세종시 논의에 비판적이라며 "2002년 수도이전도 정치적이었다"고 말하자 이충렬 공주시의원이 말을 끊었다. 이 시의원은 "총리가 세종시 수정을 언급했을 때 다른 지역 분들이 욕을 해도 공주사람들은 믿고 기다렸다"며 "하지만 지금 공주 사람들은 총리를 더 욕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알았다"며 말을 이어가려 하자 이번에는 진영은 의장이 발언을 했다. 진 의장은 "만일 총리가 하는 말을 믿고 우리가 천만번 양보해서 수정안을 이해한다 해도 그 계획이 차질없이 될 수 있다는 걸 누가 보장할 것이냐?"고 다그쳤다.

 

이에 정만수 공주대책위원장도 "우리는 여기에 답변이나 변명을 듣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며 "받는 사람이 9부2처2청을 받고 싶다는데 억지로 싫은 걸 갖고 와서 받으라면 받겠느냐?"고 말했다.

 

주민대표들의 반발에 당황한 정 총리는 "시간을 좀 달라, 현재 법으로는 세종시가 더 발전하도록 만들 수가 없어 유인책을 주려는 것"이라라고 설득했으나 진 의장은 "다 좋지만 행정기관 이전을 하고 나서 하면 될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고 고성길 처장은 "현 정부는 수도권규제완화 정책으로 지역은 이미 포기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더 이상 만날 필요 없다, 원안 아니면 안 만난다"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한 주민대표들이 더 이상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퇴장하자 당황한 정 총리가 일어서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정만수 공주대책위원장은 "여기 계속 앉아있어야 하냐?"고 주민대표들에게 물었고 정 총리는 "세종시를 결코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라며 설득하려 했으나 진영은 의장은 "더 이상 들을 얘기가 없다"며 먼저 일어나 퇴장했다.

 

이어 남은 주민들도 모두 퇴장했고 정 총리는 주민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서 "믿어달라, 1월에 최종안을 갖고 찾아뵙겠다"며 혼자서 마무리를 해야 했다.

 

이날 주민간담회는 주민들의 거부로 결국 파행으로 끝났고 정운찬 총리의 바람처럼 1월에 다시 열릴 수 있게 될지는 미리 단정짓기 어렵다.

 

하지만 가장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온 진영은 연기군의회 의장은 "오늘 같은 자리는 백날 얘기해도 (이해관계)접근이 안 된다"며 "최종안이 나와도 똑같을 테니 더 이상은 만날 필요도 없다, 원안이 아니면 만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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