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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지역교육청 수장인 현직 교육장들 중 일부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강사료까지 챙긴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들 중 몇몇은 2010년 직선제로 치러지는 교육위원 선거에 출마 대상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 이언기 교육위원이 인천광역시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인천광역시 서부교육청 교육장이 2009년 1학기 학부모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37회에 걸친 강의를 진행한 것과 관련 부적절한 행보라며 문제제기하면서 점화됐다. 그런데 최근엔 북부교육장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강의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이병룡 북부교육장은 중학교 3학년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고등학교 진학설명회에서 진학설명보다도 긴 시간 동안 진학설명회와는 별 상관없는 주제로 특강을 했으며, 많게는 회당 27만원의 강사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교육장은 내년 6월 치러지는 인천시교육위원 선거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이라, 최근 급격히 늘어난 학부모 대상 강연이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북부교육청이 조사한 이병룡 북부교육장의 '학부모 대상 주관 연수(워크숍) 참여 실적(2008.3.1.~2009.11.30.)' 자료를 살펴보면, 이 교육장은 2008년에 단 한 차례 '유아기의 자녀교육'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총14회의 강의를 학부모 총196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또 11월 이후 강의가 집중됐다. 북부교육청이 파악한 자료를 보면, 11월에 세 차례 강의했으며 이밖에 각 학교에 직접 확인한 결과 11월과 12월에 2회의 강의를 더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사료는 무료로 한 경우가 한 번이었으며 나머지는 회당 적게는 12만원에서 많게는 27만원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11월 30일 A중학교 진학설명회에서 이 교육장은 '자녀교육에서 북극성이 되는 길'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는데, 강의 내용의 많은 부분이 자신이 북부교육장 부임 이후 북부지역을 최고의 학력수준으로 올렸으며, 인천의 타 지역 교육청과의 평가에서도 1등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이 교육장은 "학교장이 강의 끝까지 남아있는 학교는 드물다, 교장이 남아있으니, 이 학교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발언도 했으며, 자신이 쓴 글이 아님에도 자신의 이름과 직책이 기재된 '하버드대학 도서관에 쓰여 있는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글'이라는 유인물을 학부모들에게 나눠줬다.

 

이날 이 교육장의 특강은 진학설명회에 앞서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됐으며, 정작 진학 담당교사의 진학설명은 30분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진학설명회에 참가한 익명의 학부모는 "내년 교육위원 선거에 나온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교육장이 진학설명회에 와서 상관도 없고 별로 도움도 안 되는 자녀교육에 대한 강의를 길게 한다는 게 의아했다"며 "아이를 어떤 학교에 보낼까 고민 속에서 왔는데 주객이 전도된 것도 아니고 이런 강의를 들으니 불쾌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2일 B중학교에서 열린 진학설명회에선 이 교육장이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해 진학설명회 시작이 늦어진 데다 강의 또한 길게 해 일부 학부모들은 자리를 떠나는 일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교 교사는 "교육장이 진학설명회에 늦게 온 데다 강의도 길게 해 바쁜 시간을 내고 온 학부모가 기다리다 지쳐 제대로 상담도 못하고 간 경우가 있었다"며 "진학설명회에서 교육장이 특강한 것과 늦게 온 것에 대해 교사들 사이에서 말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이 교육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기자는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고, 교육장실에 연락처를 남겼으나 연락도 오지 않았다. 다만 이 교육장실의 사무원은 "교육위원 출마는 아직 결정한 것이 없고 고민 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육장의 스케줄은 직접 관리하시며, 스케줄을 알려주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월 인천시교육위원회의 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는 하상철 서부교육장의 과도한 강의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서부교육장은 2009년 상반기에 학부모와 교직원 총3650명을 대상으로 37회의 강의를 진행하고 회당 많게는 32만원의 강사료를 받았다. 서부교육장 또한 내년 인천시교육위원 선거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려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일부 실렸습니다.


태그:#교육장, #선거법, #교육위원 선거, #사전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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