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나우(대표 이순심)’에서 지난 18일부터(오는 12월 2일까지) 열리고 있는 이진우 작가의 ‘Variation -변주  展’은 판단의 주체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 이진우 작가의 변주전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나우(대표 이순심)’에서 지난 18일부터(오는 12월 2일까지) 열리고 있는 이진우 작가의 ‘Variation -변주 展’은 판단의 주체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 김철관

관련사진보기


문화적 상대적 판단과 가치관에 의한 문맥상의 정의를 배제하고, 판단의 주체가 해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질문 자체에 있다고 강조한 설치예술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나우(대표 이순심)'에서 지난 18일부터(오는 12월 2일까지) 열리고 있는 이진우 작가의 'Variation -변주  展'은 판단의 주체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즉 어떤 상황과 판단의 관계 짓기에서 '판단의 주체가 과연 나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전시는 변주, 낯선 자화상, 공유하는 신체 등을 주제로 사진과 설치작품 등 16점을 선보였다. 그는 자신의 장기를 X-Ray로 촬영해 나온 오브제를 3D작업을 통해 설치작품으로 내놓았다. 관객들에게 타자와의 관계성, 자아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였다. 바로 관객들에게 나 라는 자신이 주체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의 고민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장기를 X-Ray로 촬영해 나온 오브제를 3D작업을 통해 설치작품으로 내놓았다. 관객들에게 타자와의 관계성, 자아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였다.
▲ 이진우 작가의 변주전 작가는 자신의 장기를 X-Ray로 촬영해 나온 오브제를 3D작업을 통해 설치작품으로 내놓았다. 관객들에게 타자와의 관계성, 자아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였다.
ⓒ 김철관

관련사진보기


지난 19일 작품을 관람한 이혜미(대학 3년)씨는 "공유하는 신체라는 설치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면서 "작가의 장기를 찍어 설치미술로 전시한 것이 마치 실제 같아 매우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에서 전시회를 관람하려 올라온 이미지(대학 4년)씨는 "내 두 눈에 마주친 낯선 사진 자화상이 불편하게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하얗게만 한 여러 얼굴들이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색을 입혀가면서 머릿속에 새로운 자화상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이지혜씨는 "작가의 신체일부를 크기 그대로 복제해 만든 아이디어가 신선하게 느껴졌다"면서 "장기들의 모형이 흰 선 안에 들어가 있었는데, 바로 장기 안의 흰 선은 바로 작가 자신인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작가가 말한 'portrait(낯선 자화성)'는 타자와의 관계성에 물음이다. 'siamese(공유하는 신체)'는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다.

구체적으로 Portraits는 대상과 나 그리고 관객이 만드는 낮선 자화상이다. 'Who are you?'에 대한 정의나 답변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답변이 왜 어려운 일인지에 대한 자문과 답변을 못하는 자신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된다. 대상과 나는 서로를 인식하고 판단해 가는 과정에서 나와 너, 즉자(an sich)와 대자(fuer sich)그리고 즉대자(an und fuer sich)의 관계 속에서 직간접적 정보를 교환하고 정체성을 구축해 나간다.

내 정체성 안에는 정보화된 타자들이 존재하고 반대로 타자의 정체성 안에는 나를 포함한 여러 타자들이 작동할 것이라는 것이다. 즉 관계에서 동시에 발생되는 타자와의 동질성과 이질성이 나 스스로를 당혹하게 만들고 낯선 가면을 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자화상은 보는 이에게 대상과 작가의 관계를 설명하거나 낯섦을 설명하려 하는 건 아니다. 관객 스스로도 이 낯선 관계로 끌어들여 스스로에게 낯설어지기, 타자가 되어 자문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변주, 낯선 자화상, 공유하는 신체 등을 주제로 사진과 설치작품 등 16점을 선보였다.
▲ 이진우 작가의 변주전 그는 변주, 낯선 자화상, 공유하는 신체 등을 주제로 사진과 설치작품 등 16점을 선보였다.
ⓒ 김철관

관련사진보기


Siamese는 하나의 신체를 공유하는 복수자아의 표상이다. Portraits에서 자아에 타자들이 존재함을 가정했다. Siamese에서 말하려는 복수자아란 분리된 타자의 자아가 아니다. 결합되는 순서와 방식에 따라서 나타나는 차이를 가진, 순간적인 통일성을 가진 자아이다.

새로운 타자와 관계 맺기를 하고 새로운 정보를 접하는 것은 어느 시기까지만 그러는 것이 아니기에 이 과정은 어느 순간까지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계속적인 현상일 것이다. 즉 자아는 시간의 연속성 안에서 순차적으로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는 복수자아들의 단면들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시간속의 자아를 공간속에 중첩시킨다면 아마도 몸이 붙어있는 쌍둥이처럼 하나의 신체를 공유하는 셀 수 없는 자아의 얼굴들로 보여질 것이다.

시간의 일시성에서 공간의 동시성으로의 변주, 작가 자신에게 신체는 끊임없이 작동하는 장기들이 배치된 공간이며 자아들이 배회하는 장소이다. 시간상에서는 마주치치 못했던 그들이 공간상에서 대면하는 것을 유도하면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너는 아직도 너인가?"

그는 지난 19일 오후 나우 갤러리 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이진우 작가의 변주전 그는 지난 19일 오후 나우 갤러리 전시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김철관

관련사진보기


지난 19일 오후 전시장에서 관람자들에게 작품을 설명한 이진우 작가는 "변주 시리즈는 그 대상과 나(작가)와 관객이 만든 낯선 자화상"이라면서 "자신의 정체성 안에 정보화된 타자들이 존재하고 반대로 타자의 정체성 안에 나를 포함한 여러 타자들이 작동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 작가는 "분리된 타자의 자아가 아니라 결합되는 순서와 방식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를, 순간적인 통일성을 가진 자아"라고 표현했다.

이진우 작가는 지난 1999년 독일 칼스루에 국립조형대 미디어아트 석사 졸업을 한 후, 2003년 동 대학 연구과정을 다녔다. 지난 1999년과 2004년 개인전에 이은 세 번째 개인전이다. 서울국제 사진 페스티벌전, 2008 젊은 작가 읽기전 , 서울 미슬 청년제전 등 여러 그룹전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태그:#이진우의 변주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