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인 지난 2007년 8월 16일 당시 이명박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도곡동 땅 의혹에 대해 "하늘이 두 쪽 나도 내 땅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한 뒤, 박근혜 후보쪽에 `오늘 TV토론전까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인 지난 2007년 8월 16일 당시 이명박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도곡동 땅 의혹에 대해 "하늘이 두 쪽 나도 내 땅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한 뒤, 박근혜 후보쪽에 `오늘 TV토론전까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관련사진보기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실소유 의혹의 핵인 안원구 국세청 국장이 지난 9월 말~10월 초쯤 대통령의 최측근인 주호영 특임 장관(한나라당 의원)에게 '구명'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에 대한 검찰의 내사가 이뤄지는 등 위협을 느낀 안 국장이 여권 실세와 접촉해 일종의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안 국장은 주 장관한테 보낸 편지와 자료를 통해 "2007~2008년 포스코건설 세무조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의 소유주가 이명박 대통령이란 자료를 봤다"는 사실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특임장관이 27일 열린 '국무총리 초청 대한상공회의소 오찬간담회'에서 피곤한 듯 얼굴을 만지고 있다.
 주호영 특임장관이 27일 열린 '국무총리 초청 대한상공회의소 오찬간담회'에서 피곤한 듯 얼굴을 만지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구명 시도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안 국장이 민주당을 접촉해 자신이 가진 자료를 넘기며 또다른 살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한나라당은 안 국장의 잇단 폭로를 "범죄자의 허황된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파문 차단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한나라당 지도부와 조찬 회동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할 지도 주목된다.

민주당, 안 국장 '구명편지' 공개 예정... "주 장관 통해 구명 시도"

안 국장에게서 편지와 자료를 넘겨받은 민주당은 30일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분량은 편지 2장과 관련자료 5장 등 모두 7장이다.

편지에서 안 국장은 주 장관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자신이 국세청과 정부 핵심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국장은 지난 2007년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지낸 바 있고 주 장관은 대구 수성을이 지역구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9일 편지와 관련해 "안 국장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사가 진행되고 있다, VIP와 관련한 P건설(포스코건설) 세무조사 자료를 본 것을 두고 내가 마치 VIP의 뒷조사를 하는 것처럼 음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라며 "전체적으로 구명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안 국장은 편지에서 주 장관을 두고 "친구같은 선배"라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 따르면, 안 국장은 이 편지를 추석(10월 3일) 전에 보냈다. 안 국장은 추석 이후 주 장관에게서 답변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정황을 보면 주 장관이나 청와대는 그의 구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 국장은 지난 20일 그림 강매 혐의로 구속됐고 부인인 홍혜경 가인갤러리 대표와 민주당을 통해 정권을 겨냥한 폭로를 하기에 이른다.

이 대통령도 9월 말~10월 초 쯤 이미 주 장관을 통해 안 국장이 가진 자료나 그의 주장을 보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다.

한나라당 "범죄자의 허황된 말... 수사기관에서 의혹 밝히면 될 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인 지난 2007년 8월 14일 새벽 한나라당 이재오, 심재철, 고흥길, 진수희 등 이명박 대선 경선후보 캠프 의원들이 검찰의 '도곡동 땅 의혹' 수사 발표와 관련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인 지난 2007년 8월 14일 새벽 한나라당 이재오, 심재철, 고흥길, 진수희 등 이명박 대선 경선후보 캠프 의원들이 검찰의 '도곡동 땅 의혹' 수사 발표와 관련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한나라당은 안 국장의 주장을 "범죄자의 허황된 말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러나 속으론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긴장하는 눈치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범죄자의 허황된 말 한마디를 정략적 이용하려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며 "수사기관에서 밝히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미 지난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경준이라는 희대의 사기꾼 한마디에 얼마나 농락 당했는지, 이 때문에 정치권이 얼마나 분열됐는지 봤다"며 "일개 범죄인 말을 정치적 해법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만약 안 국장을 통해 도곡동 땅이 이 대통령 소유라는 물증이 나올 경우, 그 파장은 가늠하기 힘들다. 도곡동 땅은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정국을 흔들었던 최대 현안이었다. 박근혜 후보 캠프와 일부 언론으로부터 실 소유주는 이 대통령이라는 증언이 잇달았다.

다시 정국 흔드는 '도곡동 땅'... 실소유 증거 나오면 폭발력 커

당시 박캠프 상임고문이었던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는 "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이 '이명박 후보가 국회의원 때인 93~94년쯤 세 번이나 찾아와 '(도곡동 땅이) 내 땅인데 포철이 사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고 차명재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98년 포항제철 경영관리 실태 특별감사에서도 김 전 회장은 "도곡동 땅의 실질 소유자가 이명박씨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해 2월 특검은 "이 당선인 차명소유 의혹의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의혹을 일축했다.

안 국장의 입을 통해 다시 도곡동 땅 실소유 의혹이 불거지자 정국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지난 27일 긴급 논평을 내어 "만약 도곡동 땅이 이 대통령의 것이라는 증거가 나오면, 만약 국세청 안 국장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대통령은 스스로 하야하거나 탄핵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태그:#도곡동땅, #이명박, #안원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