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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金澤)시는 2009년 6월,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의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에 지정되었습니다.

유네스코는 2004년 10월, '문화다양성을 위한 국제연대사업(Global Alliance for Cultural Diversity)'의 일환으로 '문화발전의 핵심적 요소인 창의성에 주목하며 각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에 기초한 문화산업 육성과 도시들 간의 비경쟁적인 협력과 발전 경험 공유를 통해 회원국 도시들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발전을 장려하고 궁극적으로는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문화다양성 증진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적으로 예술과 문화 분야에 출중한 유산과 경험,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도시를 상호 연결하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를 출범하였습니다.

가나자와시는 창의적인 변모를 도모하고자하는 그간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어 올해 6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지정되었습니다
 가나자와시는 창의적인 변모를 도모하고자하는 그간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어 올해 6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지정되었습니다
ⓒ 가나자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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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도시Creative City'(일본에서는 창조도시, 중국에서는 창발도시로 번역되어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Creative'의 원뜻에 충실한 창의도시로 용어를 통일하기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결정함)는 여타 지역에 비해 예술과 문화 등의 창의적 영역에서 탁월한 성과를 지닌 도시로 창의력 있는 인재들이 창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유연한 문화와 거주환경 및 시스템을 갖춘 도시를 말합니다. 사람의 창의성이 지역 발전에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창의도시에서는 개인이나 공동체의 창의성을 최대로 드러낼 수 있도록 하고 그것을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정책의 우선으로 하는 도시입니다. 이 도시에서는 예술이나 문화산업이 가치 있게 대접받고 장려되며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나 크리에티터들의 성과물을 도시 조성과 개선에 활용하게 됩니다.

창의도시의 개념은 기존 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도시에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문화적인 자산을 현대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한 도시의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09년 11월 현재 유네스코는 영국 에든버러, 미국 산타페, 이태리 볼로냐, 스페인 세비야, 프랑스 리용 등 문학, 공예와 민속예술, 음악, 디자인, 미디어아트, 음식, 영화 등 7개 영역에 14개국 19개 도시를 창의도시로 지적하였습니다. 일본은 가나자와외에도 나고야와 고베가 디자인 영역에서 창의도시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가나자와시는 동해에 면해있는 혼슈의 중앙부에 위치한 이시카와현의 현청 소재지로서 호쿠리쿠지방(北陸 도야마현, 이시카와현)의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 발달해왔습니다. 가나자와시의 인구는 457,000명 (2009년 1월 현재)으로 도시의 중앙에 위치한 가나자와성 공원과 겐로쿠엔을 둘러싸고 발달한 대규모 조카마치(城下町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공업 중심지)입니다.

하늘에서 본 가자나와시의 중심가
 하늘에서 본 가자나와시의 중심가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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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는 사이가와 강과 아사노가와 강 사이에 있는 도시로서 시내에는 55개의 용수가 흐르고 있는 물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가나자와는 사이가와 강과 아사노가와 강 사이에 있는 도시로서 시내에는 55개의 용수가 흐르고 있는 물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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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중엽의 가나자와는 일본 불교의 한 종파인 일향종(一向宗)을 중심으로 한 사원이 지배하는 외진 곳이었습니다.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정권의 핵심 무사(武士)였던 마에다 도시이에(前田利家1539년-1599년)가 가가(현재의 이시카와현)의 번주로 가나자와성에 입성하였습니다. 그는 오다가의 권력쟁탈을 위한 전투에 참전한 후 도요토미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맹약한 후 이 지방의 영주권을 보장받았습니다. 그의 입성을 재현하는 햐쿠만고쿠(百万石)마쓰리의 햐쿠만고쿠 무사행렬은 이 도시의 가장 큰 축제로 매년 6월에 재현되고 있습니다.

그 후 14대 300년 동안 마에다가(家)가 이시카와현을 다스리게 됩니다. 마에다가(家)는 중앙정권의 신뢰와 이시카와 곡창지대의 쌀 수확에 따른 세수에 의해 막강한 재력의 다이묘(大名)로 성장하고 이 재력을 문화를 진작하는데 활용합니다. 가나자와 금박, 가가 유젠(염색), 가가마키에(칠공예), 가가 상감, 가가 미즈히키 세공 등의 전통 공예와 다도(茶道)나 노가쿠(能樂 일본의 가면 악극) 등의 전통문화,  가나자와 화과자와 가가 요리 등의 음식문화 등이 현재까지 전승되어오고 있습니다.

가나자와는 한 가문의 안정된 통치를 기반으로 풍요로운 산물, 문화적 융성에 힘입어 에도시대에는 에도(도쿄), 오사카, 교토 다음으로 큰 도시로 번창합니다.

이시카와현은 동해로 면한 넓은 곡창지대를 두고 있습니다. 마에다가(家)가는 이곳의 세수를 바탕으로 14대 300년동안 평화를 구가하면서 문화의 창달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시카와현은 동해로 면한 넓은 곡창지대를 두고 있습니다. 마에다가(家)가는 이곳의 세수를 바탕으로 14대 300년동안 평화를 구가하면서 문화의 창달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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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곳은 460년간 어떤 내란이나 전쟁에 휩쓸리지 않았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았고 대규모 지진같은 자연재해도 피해 갔습니다. 이 때문에 테라마치지역의 사원군, 나가마치 무가의 집 터, 히가시 찻집거리 등 옛 건축과 거리가 잘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가나자와는 400년이 넘는 동안 전란이나 지진같은 피해를 전혀 보지않았기때문에 과거의 유산들이 잘 보전될 수 있었습니다.
 가나자와는 400년이 넘는 동안 전란이나 지진같은 피해를 전혀 보지않았기때문에 과거의 유산들이 잘 보전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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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 시내의 사원
 가나자와 시내의 사원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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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런 전통이 개발시대에 지방 경제를 견인해주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일본의 근대화과정에서 이 도시는 경제성장에서 뒤쳐져 에도시대 대도시로서의 직위에서 물러나 호쿠리쿠 지방의 거점도시로 머물게 됩니다. 전통의 보존과 개발의 진퇴양난에서 새로운 해법이 필요해졌습니다.

문화 예술을 주축으로 한 도시 재생 정책의 검토가 필요해졌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문화예술정책이 도입되었습니다. 일본 최초로 역사경관보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역사경관 보전에 힘쓰는 한편 새로운 경관을 창출하는 일견 상반된 듯 보이는 정책을 조화롭게 펼치고 있습니다. 

겐로쿠엔과 가나자와성공원 및 도시에 대해 브리핑을 해주는 야마구치 카츠아키 가나자와성 및 겐로쿠엔관리사무소 소장님
 겐로쿠엔과 가나자와성공원 및 도시에 대해 브리핑을 해주는 야마구치 카츠아키 가나자와성 및 겐로쿠엔관리사무소 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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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 시내의 환경조형물
 가나자와 시내의 환경조형물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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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방직공장을 시민들의 문화예술공간으로 개조하고, 학교가 이전한 자리에 현대미술관을 세웠습니다. 시민예술촌, 창작의 숲, 21세기 미술관이 구체적인 결과물들입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지정은 이 정책 노선에 날개를 달게 되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이시자카 슈이치(石坂修一) 이시가와현의회의원은 가나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가나자와 시민들을 위한 시민예술촌으로 변모한 옛 대화방적大和紡績 가나자와 공장 터.
 가나자와 시민들을 위한 시민예술촌으로 변모한 옛 대화방적大和紡績 가나자와 공장 터.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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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간 700만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이 도시를 찾아오고, 2014년 도쿄와 가나자와를 잊는 호쿠리쿠 신칸센개통을 앞두고 있습니다.

*가나자와의 안내와 창의도시에 관한 도움 말씀을 주신 분
-나카무라 후지코(이시카와현 일한친선협회 사무국장)
-이시자카 슈이치(이시가와현의회의원)
-아사카와 유지(가나자와시민예술촌 사업과장)
-야마구치 카츠아키(가나자와성 및 겐로쿠엔관리사무소 소장)
-민병근(성균관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겸임교수)
-전진성(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팀 팀장)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 과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태그:#가나자와, #일본, #시민예술촌, #창의도시, #창조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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