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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19일 오전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서울시청앞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는 가운데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애국단체총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수천명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19일 오전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서울시청앞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는 가운데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애국단체총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수천명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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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NG-HAE-YO Mr. OBAMA' 'Welcome Obama to Korea'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든  자유총연맹 회원 수백명이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을 환영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SA-RANG-HAE-YO Mr. OBAMA' 'SA-RANG-HAE-YO Mr. OBAMA' 'Welcome Obama to Korea'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든 자유총연맹 회원 수백명이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을 환영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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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청와대로 향하는 가운데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애국단체총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수천명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청와대로 향하는 가운데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애국단체총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수천명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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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USA! Welcome, Obama! USA!"

미국을 연호하는 목소리에는 뜨거움이 담겨 있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부를 땐 감사의 마음이 녹아 있었다.

이미 고인이 된 시인 김춘수는 오래전 시 <꽃>를 통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노래했다. 시는 현실을 은유하지만, 어떤 현실의 모습은 시구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남이야, 미국 대통령 오는데"

19일 오전 광화문 세종로사거리 주변에 모인 약 5000명의 60~70대 보수우익단체 관계자들은 애절하게 미국과 오바마를 연호했다. 이들이 두 존재의 이름을 부를 때 비로소 미국은 이 땅의 은인이 됐고, 오바마는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온 구세주가 됐다. 그만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나온 이 땅의 보수우익의 표정은 해맑게 빛났다.

광화문 주변은 오전 9시부터 부산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하려면 아직 1시간 반이 넘게 남은 시간. 하지만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한국자유총연맹, 반핵반김국민협의회 관계자들은 일찍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휠체어를 탄 상이군경회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미 대사관 부근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을 기다리며 경찰통제선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다.
 휠체어를 탄 상이군경회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미 대사관 부근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을 기다리며 경찰통제선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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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19일 오전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지나갈 예정인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어버이연합,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오바마 미 대통령 환영대회를 열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19일 오전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지나갈 예정인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어버이연합,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오바마 미 대통령 환영대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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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대사관과 가장 가까운 KT건물 앞은 하늘색 조끼와 흰 모자를 착용한 대한민국상이군경회가 일찍 자리를 잡았다. 조끼에는 '한미동맹강화'가 적혀 있었고, 모자에는 성조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새겨졌다. 수십 명은 휠체어를 타고 나오기도 했다.

"우리가 남이야! 우리를 지켜준 미국 대통령이 오는데 가만히 있으면 그게 예의야! 젊은X들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말이야! 도대체 예의가 없어!"

오바마 대통령을 '마중' 나온 김영관(가명)옹의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했다. 김옹은 6.25전쟁에서 다리를 다쳤다. 날이 차가웠지만 휠체어에 앉은 김옹은 연신 "USA! USA! Welcome, Obama! USA!"를 외쳤다.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옆으로는 한국자유총연맹 회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대량으로 피켓을 제작해 왔다. 피켓에는 "SA-RANG-HAE-YO, MR, OBAMA" "한미가 손잡고 북핵을 분쇄하자!" 등이 적혀 있었다. 또 풍물패가 오바마 대통령 환영을 위한 풍물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자유총연맹 "SA-RANG-HAE-YO, MR, OBAMA"

이들 옆으로 교보빌딩 앞에는 검은색 얼룩 군복을 차려 입고 나온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 약 200여 명이 모였다. 그리고 길 건너편 <동아일보> 앞에는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가, 맞으면 동화면세점 앞에는 해병대전우회와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등이 군복을 차려입고 자리를 차지했다.

이렇게 프레스센터와 코리아나호텔에서부터 미국 대사관 옆 KT까지 군복과 단체복을 입은 보수우익 관계자들의 인파가 이어졌다. 이중 가장 분위기가 뜨거웠던(?) 곳은 바로 동화면세점 앞.

이곳에서는 애국단체협의회 주최로 오바마 대통령 환영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의 사회는 개그맨 심현섭씨가 맡았다. 심씨는 "(미국 대통령을 볼 수 있는) 이 순간을 태어나 약 38년 동안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애국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오바마 미 대통령 방한 환영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애국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오바마 미 대통령 방한 환영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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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심현섭씨가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열린 애국단체총연합회 주최 오바마 미 대통령 방한 환영대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개그맨 심현섭씨가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열린 애국단체총연합회 주최 오바마 미 대통령 방한 환영대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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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단체협의회는 환영사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을 어느 나라보다도 열렬히 환영한다"며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반미세력들에 의해 저질러온 배은망덕한 작태를 깨끗이 씻어 버리고 한미 혈맹의 우의를 더욱 돈독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출범한 것은 일본에게 무조건 항복을 받아낸 미국 덕분이고, 대한민국을 있게 한 나라가 바로 미국"이라며 "오늘과 같은 번영한 국가를 이룩한 것 역시 미국의 덕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좌파정권 10년의 배은망덕 잊어주길"

이어 이들은 "미국이 한국에 베풀어준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대 테러전쟁에 적극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국력에 합당한 규모의 전투병력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한국민은 주한미군 등 미국의 은혜에 감사하고 있으며 ▲한미연합작전체제 해체를 북한 핵 폐기 때까지 연기하고 ▲한미 FTA를 조속히 비준 발효할 것을 '당부'했다.

이 행사장 위 하늘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대형 사진이 애드벌룬 4개에 묶여 바람에 펄럭였다. 또 대형 이동스크린을 설치해 오바마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시청과 세종로 사거리를 통과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방송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전 10시 30분께부터는 무대에서 "오바마 대통령께서 지금 남산을 넘으셨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께서 곧 이곳을 통과한다고 합니다" 등 실시간 이동경로를 방송하며 분위기를 '업' 시켰다.

또 검은 옷을 맞춰 입고 무대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여성합창단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곧 통과한다"는 말이 전해지자 찬송가와 <조국찬가>를 합창했다. 노래를 부르는 이들의 얼굴은 환희로 가득했다. 또 이들은 몸을 흔들며 가수 정수라가 부른 <아, 대한민국>을 합창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피아노 연주도 진행됐다.

무대의 사회자가 "자, 여러분 오바마 대통령께서 드디어 오셨습니다"라고 말하자 인파는 모두 대로변으로 몰렸다. 이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Welcome Obama!"를 외쳤다.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19일 오전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서울시청앞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는 가운데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애국단체총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수천명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19일 오전 오바마 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서울시청앞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는 가운데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애국단체총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수천명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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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이 오십니다" 방송에 찬송가 합창

이어 사회자는 "미선·효순양 사건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치 미국이 살인이라도 한 것처럼 몰아세웠는데, 우리가 그렇게 의리가 없는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주자"고 외쳤다. 보수우익 관계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더욱 뜨겁게 "오바마!" "오바마!"를 외쳤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런 한국 보수우익의 뜨거운 마음을 몰라준 것일까? 오바마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순식간에 세종로 사거리를 통과했다. 차량 행렬이 사라질 때까지 군복과 조끼를 맞춰 입은 보수우익 관계자들은 "USA" "오바마"를 외치며 성조기를 흔들었다.

광화문역에서 나와 이런 광경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던 여고생 두 명은 상황을 파악했는지 이런 말을 남기고 현장을 떴다.

"아, '쪽' 팔려! 내 손발이 다 오그라들 것 같네!"

 청와대 앞 시민단체 "한국군 재파병 철회"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 소속 회원들이 '한국군 재파병 철회와 촛불 문화제 연행자 석방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시작하자 경찰들이 에워싸며 기자회견을 저지하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 소속 회원들이 '한국군 재파병 철회와 촛불 문화제 연행자 석방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시작하자 경찰들이 에워싸며 기자회견을 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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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평화협정체결과 아프가니스탄의 한국군 재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평화협정체결과 아프가니스탄의 한국군 재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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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세종로 미 대사관 인근에서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단체 연석회의' 소속 회원들은 아프가니스탄 점령 중단과 한국군의 재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미 대통령에게 '노벨전쟁상'을 수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회원 2명은 이날 경찰에 연행됐다.

다음날인 19일, 광화문에서 "USA! USA! Welcome, Obama! USA!"가 울려퍼지던 시각,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 소속 회원 30여명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한국군 재파병 철회"를 외쳤다.

이어 '대학생 나눔문화' 소속 회원들이 20명이 어제 행사에서 연행된 사람들의 구속 철회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경찰이 마이크를 빼앗는 바람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태그:#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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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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