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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의 묘. 노무현 전 대통령묘소 앞에 금년에 생산한 오리농법 쌀. 자연석 바닥에 시뻘건 녹슨 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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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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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3시경인데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에서 300m 앞부터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물론 보잘 것 없는 시골마을이다. 인가도 근처에는 몇 집 없다. 그런대도 어름 잡아 차량이 300여 대는 되겠다. 이곳은 서울동작 국립묘지와 같이 잘 꾸미지도 않았다.
그런대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니 바보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고 진정한 서민 대통령이 맞는 것 같다. 그 어느 대통령도 할 수 없었던 의료보험 혁명이라든지 고령자를 위한 노령연금은 정말 서민들을 위한 대단한 치적이다. 어느 누구도 부인 못한다.
방명록에 글을 "사랑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쓰고 주소와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생가를 돌아보니 복원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돋보인다. 물론 전직 대통령의 생가를 이 정도 복원시켜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때 당시 호롱불 아래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시골출신치고는 아무도 없다. 그것도 석유기름이 아닌 식물기름이 대부분이었다.
묘소 참배를 위해 묘지를 찾아 가보니 내 눈을 의심케 만든다. 세상에 어떻게 전직 대한민국 대통령 묘소가 비탈길감나무 밭을 뒤에 두고 이건 초라하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하다. 큰 자연석 위에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쓰고 국화꽃화환 뿐이다. 참배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도하는 한사람이 큰절을 해도 좋고 혹은 묵념을 해도 된다고 한다. 돼지저금통 하나 놓여있다. 전직 대통령 묘소를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지 의문점이 많이 간다.
봉분도 없고 자연석에 글 여섯 자 써 놓고 철판을 빙 돌려놓았는데 시뻘건 녹이 쓸어 보기에도 민망하다. 차라리 철판을 보이지 않게 하든지 아니면 다른 것으로 보호막을 치지 하필이면 철판을 넣어 보기에 흉하게 만들었을까? 잘못됐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국립공원에 전직 대통령묘소와 비교를 했을 때 별장과 초가의 차이다.
흔한 잔디 한 평도 깔지 않았다. 사람이 죽으면 무덤으로 가고 무덤 앞에는 밥상이나 마찬가지인 상석이 있다. 그리고 술잔과 향로를 올릴 수 있는 석물이 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다. 묘소를 지키는 망부석도 없다. 바람막이 흙을 쌓지도 않았다. 허허벌판에 그저 자연석 한 장 덮어놓은 것이 고작이다. 자연석이 없으면 누가묘소라고 하겠는가? 묘소 앞에는 오리농법 유기농 쌀 한포대가 놓여있다.
물론 서민 대통령의 흔적을 남긴 것은 좋지만 먼훗날 묘소에 손을 대는 것은 자손에게도 좋지 않다. 우리나라는 미신을 많이 믿는 국민이 많다. 그래서 조상 산소는 윤달이 든 해 아니면 청명 한식이 겹치는 날에 묘소를 개축하는 것이 통설로 되어 있다. 그것도 자손의 운과 모든 것이 합치했을 때 가능하다고 내려오고 있다. 물론 미신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서민 대통령다운 면모를 나타내고 상석도 놓고 치적을 담은 비석도 세우고 하는 것이 후손들에게 먼훗날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참배하는 사람들 마다 서민 대통령이지만 묘소에 철판을 끼워 시뻘건 녹이피어 있는 것을 보고 애석해 한다. 철판만은 넣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토로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내신 분인데 이것은 아니다. 외국 손님들이 찾아와서 봤을 때 그 사람들이 과연 뭐라고 할까? 한번쯤 생각을 했어야 했다. 특히 이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고 누가 제지하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순수한 민초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봉하마을 오리농법을 하는 논바닥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 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고 있으니 진정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민 대통령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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