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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염병 재난대응체계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는 등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기에 접어든 가운데 전북도가 도정 현안사업 행사에 학생들을 대거 동원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신종플루 확진환자 대부분이 학생들이고, 지난 3일부터 학생동원이 금지됐음에도 현안사업 홍보에 학생들을 동원한 것에 대해 '구시대적인 관제동원 발상'이라는 비난 여론이다.

 

4일 전북도는 도청 대강당에서 제4회 국제탄소페스티벌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례공고 1학년 학생 300여명이 동원, 강당 좌석을 가득 메웠다. 행사 주최측인 전북도가 신종플루 예방조치로 준비한 것은 도청 본관과 강당을 잇는 연결통로 입구에 열감지 화상카메라가 고작이었지만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연결통로의 기온자체가 낮고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가며 멀리 지나가면서 제대로 된 측정이 이뤄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A학생은 "아침에 학교 운동장에 집결해서 학교버스로 탄소페스티벌 참석을 위해 1학년 전교생이 왔다"면서 "학교에서 사람 많은 곳은 신종플루 감염우려가 있다며 가급적 피하라고 해놓고 여기 와보니 사람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학생은 "불안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왔는데 손소독기도 안 보인다"며 "학교에서 가라고해서 오긴 했지만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례공고 교장은 "신종플루 확산우려로 학생들을 보낼지를 놓고 고심을 많이했지만 오래전에 협조요청 공문이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행사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이날 학교수업은 방과 후 체험학습으로 처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학교장 재량으로 휴교 등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한 상황에서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지난 3일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생들의 행사동원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학교장 중심의 신종플루 대응방안' 지침을 일선 시도 교육청에 하달한 시점이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그 동안 가급적 취소 또는 연기하도록 했던 축제와 수학여행, 학예발표회, 운동회, 행사동원 등 학교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 또는 연기하는 내용의 지침을 하달했다. 정부의 신종플루 예방대응 지침이 일선 지자체의 대규모 행사 홍보 앞에서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전북도는 신종플루 확산방지 일환으로 소리축제까지 취소하고, 1000명 이상 실내행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취소 또는 연기하기로 방침을 정한바 있다. 하지만 현안사업 홍보에 학생을 동원하는 등의 앞뒤 안 받는 대응자세를 취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도 보건당국은 이날 신종플루 대응단계 격상에 따른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교과부에 학생동원 금지 지침이 시달된 사실조차 모르는 등 허술한 방역체계 허점을 드러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가급적 취소 또는 연기하도록 돼 있던 축제, 수학여행, 학예발표회, 운동회, 행사동원 등 학교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 또는 연기하는 내용의 '학교장 중심의 신종플루 대응방안'을 지난 3일 일선학교에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전민일보>


태그:#학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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