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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4일 오후 5시 35분]
결국 세종시 문제에 대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이 대통령이 원안수정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오후 정운찬 국무총리의 주례보고 자리에서 "세종시의 대안은 원안보다는 실효적 측면에서 더 발전적이고 유익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청와대는 이미 '세종시 원안 수정'분위기를 강하게 내비쳐왔으나, 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세종시 원안'수정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원안 추진 의견이 41.2%, 기업 및 교육 과학도시로 수정추진 의견이 30%로 나오는 등 원안추진 여론이 높은 상황이지만, 이를 거스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수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만드는 기준으로 ▲국가경쟁력 ▲통일이후의 국가미래 ▲해당지역의 발전 등 3가지를 제시하면서 이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 이후의 국가미래' 항목에 대해 이 수석은 "통일이후 상황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전에 수도이전 문제가 논란이 됐을 때 통일을 대비한다면 수도가 남쪽으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는 논리의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1월에 최종안 제시... 적절한 시점에 국민에게 직접 입장 밝히겠다"
이 대통령은 정 총리에게 "늦어도 내년 1월 중에 국민과 국회에게 최종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서둘러달라"고 지시한 뒤, 적절한 시점에 자신의 입장을 국민에게 직접 밝히겠다는 뜻도 밝혔다.
세종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의 지속의지가 의심받고 있는 혁신도시에 대해서는 "세종시 문제와는 별개로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에 대한 반발이 큰 상황에서 혁신도시 문제까지 건드리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수석은 "대통령에 대해 왜 총리 뒤에 숨느냐는 말이 있는데,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 "이미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결과가 나오면 투명하게 공개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입장 발표시점과 관련해서는 최종안이 나오면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며, 정부안이 확정되기 전에라도 설득을 위해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중진들까지 공식석상에서 내홍 노출... '친박계'장관은 내각 수장 총리비판
이 대통령과 정 총리가 구체적인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1월에 세종시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치고 나온 것은, 여권의 내홍이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정부는 5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 질문 자리에서 대략적인 구상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과의 약속"을 강조하면서 직접 정운찬 총리를 비판한 것을 계기로, 4일 한나라당 최고중진회의에서 '박근혜계' 홍사덕 의원과 '이명박계' 공성진 의원이 설전을 벌이는 상황까지 갔다. 전날인 3일 이 대통령과 조찬회동을 했음에도 정 총리의 발표계획에 대해 모르고 있던 정몽준 대표도 "오늘 오후 2시 30분에 총리가 대통령께 보고를 한다고 하는데 확인해보겠다"고 하는 혼란상까지 노출됐다.
게다가 '박근혜계'인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이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는 누구보다 세종시 문제를 많이 고민한 분"이라며 "정운찬 총리가 박 전 대표를 가르치려 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장관이 내각의 수장인 총리를 정면비판한 것으로, 세종시 문제에 대한 여권의 갈등이 청와대에서 내각으로까지 확산됐음을 보여준다.
내홍확산을 차단하고 시간을 벌기 위해 이 대통령이 '원안 수정'을 공식화했지만, 수습의 계기가 될 지는 미지수다. '원안 수정 공식화'는 충청권을 비롯한 반대세력의 반발을 공식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한데다, 박근혜계도 계파차원에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계는 차기 대선의 잠재적 경쟁자인 정 총리를 이번 기회에 꺾어놔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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