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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정말 끊어, 정 안되겠으면 밖으로 나가 피우고."
반상회를 다녀온 아내가 최후통첩을 해왔습니다. 이번 반상회에서도 베란다 흡연을 금지하자는 이야기가 지난달에 이어 또 나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주민들 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고 간 가운데 반장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고 합니다. 주민 일부가 베란다 흡연을 금지해달라고 반장에게 강력하게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층을 밝히거나 누가 의견을 냈는지 이야기 할 경우 흡연세대가 밝혀져 자칫하면 주민들 간 갈등의 소지가 있어서인지, 반장이 대신해 의견을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이야기인 즉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위층으로 올라와 피해를 본다는 이야기입니다.
들어가면 얼마나 들어 가기에 유별을 떠나 싶기도 하지만 아래층이나 옆집에서 삼겹살을 구울 경우 냄새가 들어 오는 걸 보면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저는 하루에 한 갑 정도를 피우는 애연가입니다. 아내가 건강을 이유로 금연을 권고하지만 의지가 박약한 탓인지, 20여 년간 피운 담배습관 때문인지, 금연에 실패하고 아직도 담배를 물고 있습니다.
요즘은 비흡연자들의 눈초리도 무섭고, 피울 장소도 마땅치 않아 여기저기 눈치를 봐가며 피우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가며 피워야하나 하면서도 담배에 굴복(?)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길거리에서 안 피우려고 무척이나 애쓰고 있습니다. 집에서도 아내와 아이들 눈치 때문에 뒷 베란다 창문을 열고 얼굴까지 내밀고 피우고 있습니다. 한겨울 영하의 추위에도 접지 못하는 습관입니다.(참고로 제자신이 한심스러울 때도 많습니다)
중층에 사는 저는 3년 전 이사를 하면서도 담배 피우기 쉽게 저층으로 이사할까까지 고민했습니다. 잔소리가 귀찮아 드나들기가 편한 저층에 살면 민원이 해결되니 말입니다. 생각대로 안됐고 그렇다고 담배 한 대 피우려고 엘리베이터를 탈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번 반상회 이야기를 듣고 줄여 보려고 했지만 베란다 흡연은 줄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이야기를 듣게 되니 마음에 걸렸습니다. 지난번 경고장에 이어 나온 레드카드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내의 다음과 같은 말이 더욱 제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윗집 아주머니가 좀 퉁명스럽던데 혹시 그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저도 그런 느낌이 있었습니다. 도둑이 제발 저리 듯.
그 후로는 위층 부부와 아이들 보기가 영 편치 않습니다. 그러면서 아내는 말을 이었습니다. 반장 아주머니의 말을 전하면서 옆 동에서 담배연기 때문에 윗집에서 아래층에 전화를 해 항의했더니 "내가 내 집에서 담배도 못 피우냐?"며 맞서 싸웠다는 이야기입니다. 귀가 얇은 저는 큰 깨우침이라도 얻은 듯 "맞아, 내가 내 집에서 내 맘대로도 못해" 하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위층 강아지 소음도 피해가 되니 위층은 강아지를 키우지 말든지 강아지 입을 막아야겠네"하며 궤변도 늘어놓았습니다. 그런데 담배는 해롭다는 진리와 어쨌든 이웃에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정의 앞에서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이제 어찌 해야 하나요? 끊을 자신은 없고, 이웃 눈치는 보이고, 집에 있으면서 담배를 못 피우면 과장 같지만 저는 마치 창살 없는 감옥에 있는 느낌입니다. 흡연 때문에 이래저래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금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요. 참 쉽지 않습니다. 그냥 한번 넋두리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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