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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명랑한 오~실무자님. 몸 속에 아기와 함께 걸어 힘들텐데도 10키로를 걷다니 참 대단하십니다요~^^
▲ 오~ 실무자님과 함께 태화강 생태체험 걷기 항상 명랑한 오~실무자님. 몸 속에 아기와 함께 걸어 힘들텐데도 10키로를 걷다니 참 대단하십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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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태화강 생태체험 걷기대회가 있는데 함께 걸어요."

며칠전 울산 환경운동연합 간사라며 문자가 왔습니다. 마침 이번 토요일은 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녀들과 함께 걸어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 토요일 아침 태화강 걷기에 같이 가 보자."

아이들 반응이 영 시큰둥 하네요. 중학생 딸 큰 아이는 아침에 늦도록 자야 한다면서 안 된다하고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은 게임 해야 하기 때문에 안 된다네요. 그럼 뭐 할수 없죠. 나 혼자라도 가 볼 밖에......

토요일 오전 8시 30분에 준비해 9시경 집을 나섰습니다. 태화강 십리대밭으로 9시 50분까지 오라더군요. 새로 생긴 십리대밭교를 건너 있는 그곳인줄 알고 갔더니 아무도 없었어요. 어디서 모이냐고 전화를 했더니 거가 아니고 그 위로 올라와야 한다고 하네요. 이럴때 참 맥 빠지지요. 허나 할수 없는 일. 다시 십리대밭을 지나 부지런히 올라 갔죠.

한편으론 이렇게 꽃을 심기도 하고 한편으로 그렇게 환경 파괴도 일삼고... 참 인간 세상이 희안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태화강과 가까운 마을 강변엔 이렇게 코스모스를 많이 심어서 한편으론 이렇게 꽃을 심기도 하고 한편으로 그렇게 환경 파괴도 일삼고... 참 인간 세상이 희안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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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랑 어른들이랑 스무명 남짓 모여 저만치 걸어가고 있기에 얼른 따라 붙었습니다. 합석해 걸을 때까지 행사 일정이 어찌 되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냥 걷는 게 좋고 좋은 사람과 걸으면 더 좋으니까 집에서 바보상자 보고 있는 것 보단 나으려니 해서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이걸 만드느라 꾀나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암튼 이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수 있었지만 난 해독 불가로 못찾았습니다. 넘 어렵게 적어 놔서리...
▲ 어려운 보물찾기 지도 이걸 만드느라 꾀나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암튼 이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수 있었지만 난 해독 불가로 못찾았습니다. 넘 어렵게 적어 놔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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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하나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니, 아이들은 눈썰미가 좋은지 잘도 찾더만요.
▲ 돌 밑에 숨겨논 보물 이거 하나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니, 아이들은 눈썰미가 좋은지 잘도 찾더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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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보물 하나씩 찾아서 선물과 교화하는 참석자님들. 부럽당~
▲ 보물 찾았어요. 선물 주세요~ 어느새 보물 하나씩 찾아서 선물과 교화하는 참석자님들. 부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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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찌뿌드드해 구름이 많이 끼어 있었지만 가을날 정취를 맛보며 강길 따라 걷는 게 참 좋더군요. 어느 곳엔 흐드러지게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꽃밭도 있었고, 국가에서 만든 운동장엔 운동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어느 강물엔 팔뚝보다 큰 잉어,붕어 무리가 강가로 나와 모여 노닐고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울산 살면서도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태어난 지 46년이 지난 오늘에야 걸어보니 참 감회가 새롭더군요.

"자 이거 잘 읽어 보시고 보물을 찾으면 됩니다."

1시간 정도 걸은후 진행자가 우릴 모이게 해서 말했습니다. 아이들과 어른들 할 것 없이 그 주변을 신나게 보물찾기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잘 찾던데 어른들은 영 찾을수가 없더군요. 겨우 진행자가 숨겨논 자리를 귀뜸해 주는 바람에 하나 찾았습니다. 돌을 하나 뒤지니 거기 투명 테이프로 붙여 두었습니다. 당첨 번호 8번. 가져가 선물로 교환했지요.

태화강 하류에는 수질 보호를 위해 낚시 등이 금지되어 있는데 상류로 오니 낚시 하는 사람들이 더러 보였습니다. 군데군데 낚시 꾼들이 지나간 흔적으로 쓰레기 더미가 보였습니다. 갈 때 좀 가져가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태화강 길이 끊기면 마을 길을 통과하고 또 찻 길을 지나고 하면서 계속 걸어갔습니다. 생각보다 먼 길인 것 같더군요. 다 도착하고 보니 범서 선바위 있는 곳까지 이르렀습니다.
몇 킬로미터 걸었냐고 물으니 약 10킬로미터쯤 될 거라고 했습니다.

대형 양푼이에 비빔밥을 만들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역시 함께 먹는 밥이 맛있습니다.
▲ 점심 먹기 대형 양푼이에 비빔밥을 만들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역시 함께 먹는 밥이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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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바위 부근 강가에 자리잡고 앉아 준비한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찌나 맛있던지요. 여기에 우리 콩으로 만드는 두부와 김치도 먹고 사과도 먹고 또 감주도 먹고 해서 그런지 배가 너무 불러 혼났습니다. 점심을 다 먹고 난 후 선바위 주변 경치를 구경하면서 환경련 정우규 의장님과 함께 생태 사를 했습니다.

"물 속에 파래 같은 게 많은데 저건 왜 저렇죠?"
"그건 물 속에 무기질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저런게 많아야 물이 정화가 잘 됩니다."

나는 이제까지 물이 오염되어서 그런게 많은가 생각 했습니다. 물 속엔 외래종인 베스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고 젊은 낚시 꾼 하나는 베스를 잡으려는지 계속 낚시를 던졌습니다.

"이게 물냉이 입니다. 예전엔 향신료로 많이 쓰던 식물이지요."

물냉이... 이름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처음 보는 식물이었습니다. 의장님이 한번 뜯어 먹어 보래서 뜯어 먹어 보았는데 처음엔 달착지근하고 나중엔 매운 무 씹는 맛이 났습니다. 생명력이 강해 겨울에도 자라는 식물이고 물 흐르는 강가에 많이 산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그 곳엔 엉경퀴도 있고 독고마리라는 도깨비 풀도 많았습니다. 아주까리 씨처럼 둥근데 가시가 많이나서 사람 옷에 붙으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코스모스 씨같이 생긴 것도 있었는데 그것이 우리들 바지랑 위 옷에 많이 달라 붙어 그거 때느라 야단이기도 했지요.

난 이제것 섬바위인줄 알았더니 '서 있는 바위'라는 뜻으로 선바위라고 하네요.
▲ 선바위 난 이제것 섬바위인줄 알았더니 '서 있는 바위'라는 뜻으로 선바위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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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바위 부근 생태조사를 하며 설명하고 계시는 정우규 의장님
▲ 환경운동연합 정우규 의장님의 설명 선바위 부근 생태조사를 하며 설명하고 계시는 정우규 의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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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로 쓰였다는 물냉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좀 퍼와 집에서 관상용으로 해도 좋을 생명력 강한 식물이라고 했습니다.
▲ 물냉이 군락 향신료로 쓰였다는 물냉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좀 퍼와 집에서 관상용으로 해도 좋을 생명력 강한 식물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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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흔한 엉경퀴는 간염 치료제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 엉경퀴 들판에 흔한 엉경퀴는 간염 치료제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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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실하게 자란 놈 잘라 지팡이로 만들어 쓴다는 그 명화주라는 식물이랍니다. 저도 그런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가볍고 딱딱해서 나이 많으신 분들의 지팡이로 아주 좋다고 합니다.
▲ 명화주 튼실하게 자란 놈 잘라 지팡이로 만들어 쓴다는 그 명화주라는 식물이랍니다. 저도 그런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가볍고 딱딱해서 나이 많으신 분들의 지팡이로 아주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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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식물들이 많았는데요. 그 중에 명화주라고 하는 특이한 식물이 있었습니다. 그 식물은 거름이 많은 곳에서 자라면 사람 키만큼 자라고 가지 굵기만하게 자라는데 그것을 잘라서 잘 말리면 가볍고 튼튼한 지팡이가 된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땐 청려장이라고 해서 임금이 충신에게 내리는 하사품으로 쓰였다고도 합니다. 아주 귀한 거였나 봅니다.

"울산시에서 이곳을 공원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되면 서식지가 파괴되고 물 오염화가 급격히 진행되어서 동,식물이 많이 사라지게 될 것인데 그것이 걱정입니다."

선바위 부근을 돌아본 환경운동연합 정우규 의장님은 그렇게 마지막 말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이미 지구상 수만 종의 동식물이 멸종되었고 하다 못해 밀림 지역에 사는 어느 부족의 사람도 완전 멸종되어 버렸다고도 합니다. 환경 보호가 지구에 사는 동식물 뿐 아니라 우리 사람에게도 절실히 필요한 것임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좋은 행사였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이렇게 관심 가지는 분들이 있는한 그나마 인류와 지구의 환경이 조금은 보호되고 있는게 아닌지요. 경의를 표합니다.
▲ 태화강 걷기 기행 많지는 않지만 이렇게 관심 가지는 분들이 있는한 그나마 인류와 지구의 환경이 조금은 보호되고 있는게 아닌지요.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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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환경운동연합, #자연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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