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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방송인 22일 오전 국회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KBS 2TV <스타골든벨>에 패널로 출연한 김구라씨가 비속어를 사용한 장면을 내보이며 "저런 게 방영되는 게 정상적인 국가" 비난하면서 이병순 KBS 사장에게 "저런 분은 좀 빼십시오"라고 했다.

 

이어 진 의원은 이진강 방송통신심의위 위원장에게 "가장 막말을 많이 하는 연예인이 누군지 아느냐"며 상임위장에서 김구라씨가 "이런 ×같은 경우", "이런 개××야" 따위 욕설을 하는 장면을 자료화면으로 보여주었다.

 

김구라씨가 방송에서 한 말은 방송에서 적절한 말은 아니다. 그러기에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그런 말로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다. 그것을 가지고 국회의원이 나서서 '빼라'라고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특히 진성호 의원이 소속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그 동안 했던 '막말'를 반추하면 자기 얼굴에 침뱉는 일이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자주했다. 최병렬 전 대표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라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여옥 의원은 한나라당 대변인을 할 당시(2004. 4) NG까지 내면서 "강금실 장관과 문재인 전 민정수석 두 사람은 '불륜 관계'인지 '불순한 관계'인지, 만남의 배경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는 발언은 막말 정치의 한 획을 그은 말이었다.

 

노 전 대통령을 향한 막말 극치는 2004년 8월 한나라당 여성의원들이 정치극을 했는데 노 전 대통령을 향해 "사내로 태어났으면 불×값을 해야지. 육××놈, 죽일 놈 같으니라고"라고 한 말이다.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이었다. 이들 중에 아직도 국회의원인 사람들이 있다.

 

전여옥 의원은 2006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칭해 "2000년 방북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공항에서 껴안아 주니까 치매노인처럼 얼어서 있다가 합의한 것이 6.15선언 아니냐"라는 막말을 했었다. 논란이 일자 전 의원은 그런 말을 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서 물러난 후에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막말을 거두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측이 대통령 기록물을 가지고 갔다는 공방이 한창일 때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차명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차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 한 국가를 운영했던 큰 지도자께서 재직 때 기록이 뭐가 그리 아쉽습니까?"라며 "재임시절 기록 중에 혹시나 부담스러운 내용이 있는가요, 아니면 그 기록이 쫓기듯 퇴임한 노전대통령님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이 된단 말입니까? 그래서 법을 위반해가며 슬쩍하셨나요?"라고 했다.

 

이어 그는 "전직 대통령 예우, 해드려야지요. 그렇다고 국가기록을 슬쩍하신 범법행위까지 없던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지요. 장물을 돌려달라고 하는 행위를 정치게임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참 궁색합니다"고 비꼬았다. 집권 여당 대변인이 전직 대통령에게 '슬쩍' '장물' 따위 말로 비꼬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도 한창 어긋난 것이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죽음마저 승부의 도구로 활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주 의원은 지난 6월 9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노 전대통령의 삶과 죽음을 생각함'이란 제목의 글에서 "집권기간 동안 그 자신이 숱하게 반복해 온 '벼랑끝 승부수'의 대미를 그는 결국 '자살'로 마무리했다. 과연 '승부사 노무현' 다운 선택"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조국을 위해 자신을 던지고 적의 흉탄에 숨진 이순신 장군이 아니다. 일국의 최고 권력자를 지낸 사람이 가족이 부정한 돈을 받은 것이 부끄러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것은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한 자신만의 도피일 뿐"이라고 주장했었다.

 

이명박 정부 막말 장관으로 유명한 이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를 향해 "사진 찍지마, 아~ 씨~, 성질 뻗쳐서 정말 XX 찍지마"라고 막말을 해댔다.

 

그러고 보니 진성호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다. 김구라씨가 막말을 했다고 퇴출 대상이라고 하면 유인촌 장관도 막말을 했으니 물러나라고 해야 하지만 진성호 의원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국가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소속 대통령이 아니라고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에서 시작하여 대통령을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욕으로 험담할 수 있는가. 오히려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이 퇴출 대상이다. 진짜 퇴출 대상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면서 김구라씨를 빼라는 말은 자기 얼굴이 침뱉는 일이다.


태그:#막말, #진성호, #김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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