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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저자와의 대화 : 진중권 '교수대 위의 까지>가 열리고 있다.
 19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저자와의 대화 : 진중권 '교수대 위의 까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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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이 허경영 콘서트장에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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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중앙대 겸임교수는 허경영 콘서트를 보러 갔다. 왜? 재미있으니까.

진중권 전 교수는 19일 저녁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저자와의 대화'에서 '허경영 신드롬'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비판했다. 낡은 아날로그적 사고방식이라는 것이다.

"낡은 사고방식으로 '허경영은 사기꾼'이라고 하는데, 젊은이들이 그거 모르나? 10년 전 젊은이들은 '사기꾼'이라고 하지만 요즘에는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리얼리티에 대한 취향이 생겼다. 진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믿었던 아날로그는 무너지고 있다. SBS의 보수적인 틀은 조선일보와 같은 수준이다."

젊은이들이 '허경영'을 연호하는 현상이 재미있다면서 자신이 콘서트장에서 직접 경험한 신드롬의 모습도 설명했다.

"왜 세 군데에서 교수직을 잘렸는지, '허경영'을 세 번 안 외쳤다는 것 외에는 합리적으로는 알 수 없어서 그 분의 눈을 보고 이름을 불렀다"는 진중권 전 교수는 "앞줄에는 젊은이들이 앉아있고 뒤에는 60대 어르신들이 앉아있는 이 결합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푼크툼! 우리도 미술 오타쿠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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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교수직을 잘렸기 때문에 중앙대에서는 이제 강의를 할 수 없지만, 그를 바라는 청중은 여전히 많았다. 도서출판 '휴머니스트'와 인터넷서점 '알라딘'이 함께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이날 80여 명의 독자들이 진중권 전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넥타이를 맨 직장인부터 교복차림 청소년까지 구성도 다양했다.

이번에 진 교수가 낸 책은 시사가 아니라 그림을 읽는 <교수대 위의 까치>. 강의 주제도 당연히 미학이다. 롤랑 바르트의 '푼크툼'과 '스튜디움' 이론, 회화적으로 사진찍던 '픽토리얼리즘' 등등 발음도 어려운 개념들이 2시간 강연 내내 이어졌지만, 설명이 쉽고 사례가 풍부해 청중석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진중권 전 교수가 가장 강조한 것은 '푼크툼'이다. 그의 방식대로 말하자면, 푼크툼은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왜 그런지 몰라도' 확 와서 꽂히는 느낌이다. 워낙 개별적인 경험인데다가 분석이 안되는 영역이라서 논란이 있지만, 그는 "푼크툼을 버리긴 아깝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예술을 보는 틀이 표준적 질문과 정확한 대답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좀더 개별적으로 예술을 만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인터넷을 뒤져 단편적인 정보들을 조합해 추적해라, 내가 던진 질문에 내가 답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미술 오타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종종 블로그에 올라오는 미학 분석들이 "첫눈에 이상한 데 끌린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 나온 얘기들"이란 게 아쉽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가르치는 것은 재미없고 이제 대학 강의는 쉬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이 나라에 더 있다간 정신건강에도 안 좋고 망명 비슷하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엔? 필리핀에서 비행기 상업용 면허장을 따고 알래스카부터 남미까지 혹은 아프리카 전역을 날아다닐 생각이다. 그러다가 비행기 교관이 되는 것도 좋고 4인용 에어택시를 사서 필리핀 섬 사이를 돌아다닐 수도 있다. 그가 콘서트장에서 세 번 외쳤을 '허경영'의 효과가 현실로 드러나 해직교수 진중권이 '비행중년'으로 거듭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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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 <교수대 위의 까치> 저자와의 대화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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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 <교수대 위의 까치> 저자와의 대화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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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대 위의 까치 - 진중권의 독창적인 그림읽기

진중권 지음, 휴머니스트(2009)


태그:#진중권, #허경영, #저자와의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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