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프랑스 파리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빙상장에서 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트로페 에릭 봉빠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19)가 환상의 기량을 선보이며 1위(76.08)를 차지했다.

 

007 영화의 '본드걸'과 클림트의 '키스'를 연상시키는 매혹적인 검은 의상을 입고 은반 위에 선 김연아. 그의 첫 쇼트 프로그램은 오랫동안 기다려 온 피겨 팬들의 기대, 그 이상의 뜨거운 감동을 전해줬다. 자신의 첫 시니어 무대 우승을 선물해 준 도시 파리에서, 김연아는 다시금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행복한 '파리의 연인'이 됐다.

 

007 시리즈 주제곡을 쇼트 프로그램 음악으로 들고 나온 김연아는 본드걸을 연상 시킬 만큼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음악의 시작과 함께 빠르고 경쾌한 스케이팅으로 은반 위를 달군 김연아는 정석 점프로 '교양있는' 파리의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피겨 챔피언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최고의 쇼트 프로그램이었다. 완벽한 기술과 표정 연기로 쇼트 프로그램을 끝마친 김연아의 점수는 76.08. 이 엄청난 점수가 발표되었을 때, 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물론, 장내에는 일순 함성이 일었다. 긴장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보던 김연아의 얼굴도 이내 함박 웃음으로 바뀌었다. 쇼트 프로그램 76점.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김연아만의 클래스였다.

 

자신이 보유 중인 쇼트 프로그램 세계 기록(76.12)에는 약간 못 미쳤지만 2009-2010 시즌 첫 대회였던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쇼트 프로그램 세계신기록 경신도 기대된다. 또 남은 프리 스케이팅 결과에 따라 꿈의 점수로 불리는 210점대 경신도 바라볼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김연아가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빛 전망'을 밝게 한데 반해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19.일본)는 이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를 보이며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2009 재팬 오픈에 이어 이번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트로페 에릭 봉빠르)에서도 부진한 모습이 역력했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와 무려 17점이나 차이나는 점수(58.96)로 3위에 만족해야 한다. 2위는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친 나가노 유카리(24.일본)가 차지했다. 기대를 모았던 ISU 세계랭킹 1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22.이탈리아)도 저조한 점수(51.26)로 7위에 머물렀다.

 

김연아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2위와 16점 차이를 벌리며 일찌감치 '트로페 에릭 봉빠르' 우승을 예약했다. 맞수가 없는 김연아는 18일,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 출전해 꿈의 210점대 진입에 도전한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피겨 챔피언 김연아의 은반 위의 비상을 지켜보자.

2009.10.17 09:34 ⓒ 2009 OhmyNews
'트로페 에릭 봉빠르 김연아 피겨 챔피언 007 아사다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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