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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하다시피 20세기 모더니즘 사진미학을 정립한 대표적인 사진가 중에 한사람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카메라는 내 육안의 연장'이라고 말하였다. 그것은 다르게 표현하면 카메라는 기록과 표현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특정한 현실과 사물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매개체라는 것을 함축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카메라로 재현하고 표현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연구는 이미 20세기 초반에 모홀리 나지에 의해서 이루어졌는데, 사진만의 독창적인 미학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이론적 토대를 뒷받침 하였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부터는 디지털테크놀로지로 인하여 사진의 표현영역이 무한하게 확장되었고 실재를 초월한 독특하고 창조적인 형태미와 컬러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의 여러 매력 중에 하나가 인간의 육안으로는 인지 할 수 없고 카메라렌즈로만 느끼고 표현 할 수 있는 특정한 현실과 분위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인화지표면에 재현된 이미지에 대한 미학과 담론이 확대 재생산 되는 것에 있다.

 

 

 

 

 

정미숙은 우리일상의 중요한 생활필수품인 그릇들 중에서 자신의 미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대상을 지극히 미시적인 시각으로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하여 재구성하였다. 작가는 절제되고 감각적인 프레이밍으로 표현대상을 새로운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데, 문자나 언어로 표현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한 디지털적인 컬러와 형태를 드러내는 이미지를 생산 한 것이다. 작가가 생산한 최종 결과물들은 독특한 화면구성과 평균치를 벗어난 어두운 톤 그리고 작가의 잠재의식이 상호작용하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작가는 표현대상의 형태를 감각적으로 재구성하고 빛을 통제하여 자신의 무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또 다른 자신을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수사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이번에 발표하는 작품들은 외형적으로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가하면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래서 최종 결과물이 시각적인 단조로움을 극복하였고,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 할 수 있는 외형을 보여주는데 성공하였다.

 

디지털 카메라가 생산한 컬러는 아날로그 카메라시대의 컬러와는 이미지 형성과정에서 많은 차이점이 있다. 그 결과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느낌과 미학적인 의미도 변화되었다. 이번에 정미숙이 보여주는 감각적인 최종 결과물들은 그러한 변화된 매체환경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잘 수용하여 생산한 것이기 때문에 외형적으로 보여 지는 컬러와 형태미가 동시대성을 획득한 것 이다.

 

 

 

 정미숙이 표현대상으로 선택한 그릇들은 외관 자체의 디자인과 색채가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러한 대상을 충실히 재현하는데 머물지 않고, 이미지형성에 능동적으로 개입하여 자신의 또 다른 의식세계를 상징적으로 반영하는 이미지로 변환시킨 것이다. 그래서 그 결과물을 보는 이들은 작가의 의식세계를 이루는 특정한 심리적인 요소의 한부분과 만나게 될 것이다, 작가는 낯설게 보이기 혹은 색다르게 보이기라는 표현전략을 통하여 관객들의 감성을 현혹하는 사진 찍기를 하였는데, 그 결과 자신의 의식밑바닥에 잠재되어 있는 특정한 욕망이 형상화되어 표출되고 있다.

 

작가의 사적인 심적 세계와 표현대상의 외형이 드러내는 느낌이 디지털표현매체와 효과적으로 어우러져서 감각적인 최종 결과물이 생산된 것이다. 그 결과 관객들이 작가의 내면을 이루는 원초적인 그 무엇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전시기간: 2009년 10월7일-20일 
전시장소: 김영섭 사진화랑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169-2 TEL:82-2-733-6331~2) 
초대일시: 2009년 10월7일 오후 6시 


태그:#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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