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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고유 명절인 추석 연휴에도 이른바 '나영이 사건'에 대한 민심의 분노는 계속됐다. 주요 포털 사이트엔 이미 '나영이 사건'의 가해자인 조모(57)씨의 실명과 인적사항이 공개된 상태이지만 누리꾼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가해자의 사진도 공개해야 된다며 수사기관과 언론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제2 의 나영이 사건, 범인 인권 옹호 카페 등장

지난달 30일 인터넷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포항의 초등교사 김태선씨는 동네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제자 은지(가명)를 도와달라는 글을 올려 또다른 파장을 불러왔다.

김씨는 올해 12살인 은지가 2006년부터 2년 동안 동네 아저씨, 중·고 남학생 등 5~6명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고 이중 40대 버스 운전기사는 은지와 은지 엄마를 동시에 성폭행하는 인면수심의 만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또한 은지는 8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뜬 뒤 지적장애인인 엄마, 남동생과 살고 있다는 어려운 형편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로부터 더 큰 분노를 사고 있다.

한편 주요 포탈에 가해자 조씨의 인권을 위한 카페가 개설돼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카페 공지글에는 "12년형 적당", "조씨의 인권을 지지한다", "'당신의 동생이 그랬다면?" "이따위의 발언은 지겹지 않나요?" 라는 글들이 올라와 있어 많은 누리꾼들이 접속하여 거세게 항의하고 있는 상태다.

피해자의 이름을 딴 사건 이름은 지양해야

지난 해 4월 경기도 안양 초등생 유괴, 살해 사건을 계기로 피해 어린이들의 실명을 딴 법안이 추진되다 유족들의 강한 반대로 실명 표현이 빠진 바 있다. 또한 얼마 전 1주기를 맞이한 유명 탤런트 故 최진실의 이름을 딴 사이버 모욕죄 관련 법안이 추진되다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중도 포기된 사례가 있다.

피해자의 가족과 친지들의 슬픔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직접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비록 가명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이름이 붙여졌던 예전의 사건이 또 다시 회자된다면 어쩌면 피해자에게 사건 당시의 그 슬픔보다 더 큰 슬픔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가해자의 인권만큼, 아니 그보다 중요한 게 피해자의 인권이다. '나영이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애초부터 가해자 '조○○ 사건'으로 불려졌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ygmature)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나영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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