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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국적으로 농촌지역은 마을 만들기란 이름으로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녹색농촌체험 마을, 전통테마 마을, 농촌건강 장수 마을, 어촌체험 마을, 정보화 마을, 문화역사 마을가꾸기, 자연생태우수 마을, 소도읍 육성사업,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으뜸 마을 가꾸기 등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이름으로 마을 만들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실은 마을만들기 용어는 일본에서 직수입 된 것으로 일본에서조차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사업을 현재 우리나라 농촌의 피폐화된 상황에서 농촌을 살리겠다고 실시되는 사업명이다.

 

일본에서 직수입된 점도 지적해야 하지만 마을 만들기란 용어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 마을은 짧게는 100년 길게는 500여년을 이어온 공동체적인 삶의 모습이 배어 있는 곳이 마을이다. 이런 마을이 산업화되면서 해체 상황을 맞이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여 마을 만들기란 용어는 현 상황의 마을에 맞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마을 만들기란 용어 대신에 마을공동체 회복운동으로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먼저 해본다.

 

자치단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마을 만들기를 보면서 마치 교육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던 교육 살리기/세우기와 유사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특히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는 흡사 우리나라 학교 현장을 보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입시위주의 교육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한 학교의 수 백명의 학생 중에 소위 말하는 S대를 몇 명 합격시킨 것으로 그 학교를 평가한다. 그래서 이를 언론에 공개하여 학교를 서열화 한다. 끝없는 경쟁에 나서게 한다. 그런데 교육은 그렇게 가면 안 된다. 교육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학생 각자의 적성을 파악해 주어야 한다. 모든 학생이 공부만으로 살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뒤쳐진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끌어주어야 한다.

 

한 자치단체의 마을 만들기도 마치 이렇다. 한 자치단체는 280여개의 행정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19개의 마을을 선정하여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하고 있다. 선정된 마을은 역사적, 문화적, 자연 환경적으로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런 마을에 많게는 수십억이 투자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에 참여한 마을과 그렇지 않은 마을과 차별이 될 수밖에 없다. 처음 시작 할 때는 공동체를 이야기하지만 나중에 가면, 그렇게 많이 투자한 시설물이 개인사업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실질적인 체험학습과 농작물로 소득을 올리기보다는 대외적으로 홍보하여 공모사업에 의해 예산을 충당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다. 본래의 의미는 퇴색해지는 것이고 마을과 별개의 사업체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것을 마을 만들기라고 할 수 있을까?

 

  마을 만들기는 몇 몇 마을만이 아니라 자치단체 전체적인 마을의 역사, 문화, 자연환경 등 다양한 자원을 파악하고, 마을에 맞는 특산물을 생산하여 마을공동체가 복원되는 마을로 만든다는 생각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어찌 되어서 마을 만들기에 참여한 몇몇 마을이 성공했다고 치자, 이를 자치단체의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한 지역의 단체장은 전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몇 몇 마을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면 할수록 한 지역 안에 또 다른 마을은 더욱 더 낙후가 심화되고 그러는 사이에 거꾸로 많은 마을들은 붕괴되어갈 것이다. 마치 일선학교에서 S대 몇 명 보내기 위해 그야말로 다른 학생을 들러리로 만드는 것과 똑같은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태그:#농촌교육, #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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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북 전주고에서 한국사를 담당하는 교사입니다. 저는 대학때 부터 지금까지 민속과 풍수에 관심을 갖고 전북지역 마을 곳 곳을 답사하고 틈틈히 내용을 정히라여 97년에는<우리얼굴>이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90년대 초반에는 전북지역의문화지인 <전북 문화저널> 편집위원을 몇년간 활동한 바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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