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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청와대로 이명박 대통령을 방문하고 물었다.

 

"대통령께서 청와대에 들어온 지 2년이 다 되어가니 장차 이 나라를 의롭게 할 방도를 가지고 계시겠지요?"

 

이 대통령이 길게 답한다.

 

맹자께서는 어찌 의를 말씀하십니까? 오직 이(利)와 사(私)가 있을 따름입니다. 나는 어떻게 하면 내 나라에 이익이 될까? 하는 것만을 생각합니다. 나는 스스로 일어서려는 서민들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해줘서 자활의지를 뒷받침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중도실용 서민정책의 핵심임을 이미 밝혔습니다.  이만한 이(利)로움이 따로 없습니다.

 

서민에게는 보금자리주택을 지어 월세, 전세주고 대학생들에게는 학자금을 저리로 대출합니다. 영세상공인들에게는 대기업들이 출연해서 만든 자금으로 직접 금융지원을 하지요. 어떤 이는 전 국민을 빚쟁이로 만드는 정책이라고 이야기합니다만, 온 국민이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이로운 나라가 내가 추구하는 나라입니다.

 

위 아래 서로 다투어 이(利)를 추구하면 나라는 절로 부강

 

내가 이(利)를 앞세우니 국무총리 될 분도 사리를 추구하는 것이 남다릅니다. 배우자위장전입, 병역기피, 다운계약서 작성, 소득세 탈루, 논문중복게재, 사기업체고문겸직 등 아직까지는 의혹수준이라고 합니다만 국무총리를 맡으실 분이라면 이 정도 사리는 챙겨야 합니다. 사리(私利)는 경쟁력이니까요.

 

이 분이 국무총리가 되시면, 고급 공무원에서 서민들까지도 "어떻게 하면 나에게 이익이 될까?"하는 것만을 생각할 것입니다. 벌써 공직자 가운데 쌀직불금 부당수령 신청한 사람이 2988명에 이릅니다. 더 나와야겠지요. 모름지기 이렇게 되어야 합니다.

         

위 아래가 서로 다투어 이(利)를 추구하게 되면 나라가 절로 부강해질 겁니다. 개인의 사사로운 이가 모이면, 결국 나라의 이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맹자 말씀처럼 '의'를 존중하고, '이'를 경시한다면 어찌되겠습니까? 앞으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발전할 수 없을뿐더러, 나라도 가난을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전국칠웅이 다투던 전국시대나 지금이나 세상은 '총성 없는 전쟁'입니다.

 

오로지 이(利)로써 극복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둘러보세요! 어진자로 가난하지 않는 자가 없고, 의로운 자로 관직에 오르거나 국회에 들어간 자가 없습니다.

 

맹자께서는 오직 이(利)와 사(私)를 말씀하실 일이지, 어찌 의를 말씀하십니까?

덧붙이는 글 | 한겨레신문 기고


태그:#서민정책의 실체, #대출로 먹고 사는 나라, #이명박 정권의 중도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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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숲 그리고 조경일을 배웁니다. 1인가구 외로움 청소업체 '편지'를 준비 중이고요. 한 사람 삶을 기록하는 일과 청소노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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