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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내년 11월 열리는 제5차 G20 정상회의 개최국가로 선정됐다. 한국은 이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G20정상회의 개최는 세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G20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일부 언론들의 반응은 너무 앞서나가는 느낌이다. <서울신문>은 26일 'G20 한국 개최, 세계 경제리더 진입 웅변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G20 정상회의 유치는 내년도 G20 의장국으로서 한국이 세계 경제의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진입하는 차원을 넘어 세계 경제질서 재편을 주도하는 위치로 올라섰음을 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우리가 과거 개최한 바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나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처럼 각 회원국이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회의와는 규모나 의미에 있어서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G20정상회의를 한 번 개최한다고 해서 한국이 세계 경제질서 재편을 주도하는 나라가 된다는 것은 앞서나가도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다. 그런 논리대로라면, 정상회의를 한 번 더 개최하면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한국일보>도 '한국 위상 드높일 G20 정상회의 유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대공황과 2차대전 이후 세계 경제질서를 이끌어온 브레튼우즈 체제와 이를 주도해온 G7(G8) 등 강대국 협의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며 "그 공백을 메우는 새로운 거버넌스가 전 세계 GDP의 85%를 점하는 G20이다. G20 정례회의 첫 개최국이 된다는 것은 그 어떤 잣대보다 확실한 국력과 국가적 리더십의 보증서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세계 질서 재편을 주도하는 나라가 된다"는 말이나, "우리로서는 단군 이래 가장 큰 외교 행사를 치르게 된 셈"이라는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의 말처럼 G20 정상회의에 좋은 점만 있을까.

 

이번 G20정상회의 기간 동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는 정상회의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가 열린 이유는 G20정상회의가 기후변화와 빈곤,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 인권, 가난한 나라에는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G20정상회의 개최가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회의 1회 개최로 세계질서를 재편한다'는 주장은 성급한 판단이다. 아울러 G20정상회의가 잘사는 나라들만의 잔치라는 비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태그:#G20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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