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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공무원노조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이 조합원들의 투표로 가결된 가운데 22일 밤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이 민주노총 가입을 확인하는 공식 팻말을 들고 있는 가운데 정헌재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오병욱 법원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3개 공무원노조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이 조합원들의 투표로 가결된 가운데 22일 밤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이 민주노총 가입을 확인하는 공식 팻말을 들고 있는 가운데 정헌재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오병욱 법원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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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2일 밤 10시 20분]

조합원 11만여 명의 거대 공무원 통합 노조가 22일 탄생했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전국민주공무원노조(민공노), 그리고 법원공무원노조는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통합 및 상급단체 찬반 투표에서 각각 압도적인 찬성을 얻어 통합 공무원 노조로 새 출발하게 됐다. 또 통합공무원노조의 상급단체가 된 민주노총(65만8118명)은 민공노와 법원공무원노조 조합원 6만7381명을 얻어 한국노총(72만5014명)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제1노총으로 떠올랐다.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준비위원회는 "22일 저녁 8시 50분 현재까지의 집계 결과, 3개 노조 조합원 10만9433명 중 전체의 75% 인원인 8만2911명이 투표에 참여해 통합 사안에 89.6% 찬성, 민주노총 가입에 68.3%의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전공노의 경우, 총인원 4만8055명 중 3만4119명, 조합원의 71.1%가 투표에 참여해 통합 사안에 대해 83%, 민주노총 가입에 대해 72%의 찬성표를 던졌다. 민공노의 경우 총인원 5만3399명 중 4만2013명, 조합원의 78.7%가 투표에 참가해 통합 사안에 대해 92%, 민주노총 가입에 대해 66%의 찬성표를 던졌다. 법원공무원노조는 총인원 7979명 중 6779명이 투표에 참가해 통합에 83%, 민주노총 가입에 65% 찬성표를 던졌다.

11만 공무원, 통합과 민주노총 선택... "역사적 순간"

법외·내 노조 논란 끝에 갈라졌던 2007년 6월 이후 2년 만의 통합. 특히 '근무시간 외 투표 금지', '투표함 순회 금지', '투표 독려 행위 금지' 등 투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정부의 지침과 한승수 국무총리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압박성 발언을 뚫고 투표를 성사시킨 3개 노조의 위원장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헌재 민공노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승리이다, 공무원 노조는 더욱 더 힘 있는 모습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여러분의 성원과 연대 속에서 승리하는 공무원노조를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병욱 법원공무원노조 위원장도 "역사적 순간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며 "각각 다른 조직이었던 만큼 의견의 차이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준비한 만큼 서로 대화를 통해 민주노조의 상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태 전공노 위원장은 "(통합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가결은 MB정부의 반노동정책, 노동계 탄압이 가져온 결과"라며 "반드시 통합 공무원노조가 이번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반노동정책 등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심판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정부와 자본의 많은 탄압을 받고 있고 심지어 불미스런 사건도 있는 어려움에 처해있는데도 과감하게 (상급단체로) 선택해주셨다"며 "민주노총은 (공무원노조의) 위대한 선택을 채찍의 의미로 받아들여 노동자·서민에게 사랑받고 지지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노·사 및 노·정 관계 지각 변동 불가피... 정부와 갈등은 '불씨'로 남아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정헌재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오병욱 법원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노조간부들이 모여 '공무원노조 만세' '민주노총 만세'를 외치고 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정헌재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오병욱 법원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노조간부들이 모여 '공무원노조 만세' '민주노총 만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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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표로 인해 노·사 및 노·정 관계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민주노총이 제1노총으로 부각하면서 정부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근로자 위원의 구성과 운영에서 변화가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현재 노동분쟁의 조정과 판정을 맡고 있는 노동위원회 가운데 중앙노동위원회의 경우 근로자 위원 47명이 한국노총 26명, 민주노총 21명으로 구성됐지만 이번 결과로 위원 구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근로자 위원 역시 한국노총이 민주노총보다 1명 더 배치할 수 있었지만 제1노총의 지위를 내주면서 이 같은 위상이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KT, 쌍용차 노조 탈퇴 등으로 침체를 겪던 분위기도 일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당장 민주노총은 이번 투표 결과를 놓고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으로, 정부의 가혹한 탄압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수 노동자들은 민주노총을 선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수봉 민주노총 홍보미디어실장은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도 탄압과 비방 속에서 만신창이가 됐고 공무원 노조 역시 정부의 지속적인 탄압을 받아왔다"며 "탄압받는 사람들끼리의 공감, 그에 대한 분노 등이 보이지 않는 밑바탕에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이번 통합공무원노조의 선택을 평가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정부가 3개 공무원 노조의 투표에 여러 가지 방해를 하면서 더 단결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정부는 이번 투표와 관련해 공무원 단체행동권 및 정치개입 금지 조항을 들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고, 특히 노동부는 이날 "통합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은 합법이나 이후 정치적 행동을 할 경우 불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손영태 위원장은 이에 대해 "노동부가 공무원 노조 조합원들의 민주노총 가입 의지가 너무 확고하니 이제 와서 면피성 발언을 하는 것"이라며 "일반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민주노총 안에서 우리 공무원 노조 조합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준비위원회는 오는 26일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제1차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이번 투표 결과 승인 및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정헌재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오병욱 법원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을 차례로 포옹하며 함께 기뻐하고 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정헌재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오병욱 법원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을 차례로 포옹하며 함께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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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통합공무원노조,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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