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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이하여 가을향기가 물씬풍기는 강원도로 추억여행을 떠나기위해 길을 나선다.
집을 나설 때 여행길에서 새롭게 마주하게될 그 무엇들과의 만남이 기대가 되어서인지 항상 마음이 설레곤 한다. 수북이 쌓인 먼지처럼 수많은 사연들을 이번 여행길에서도 만나게되기를 기대해 본다.

영화 <박하사탕>의 공전역

영화 <박하사탕>의 촬영지(삼탄역)와 가까운 공전역
▲ 충북선의 공전역 영화 <박하사탕>의 촬영지(삼탄역)와 가까운 공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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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출발해서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영화 <박하사탕>의 촬영지 진소천 철교와 가까운거리에 있는 충북선의 공전역이다. 공전역은 주로 화물열차가 많이 다니고있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여객열차가 운행되던 간이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마저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여객취급중지역으로 지정해 여객열차는 운행되지않고 있으며 공전역도 자물쇠로 채워진 지 오래되었다. 이곳 공전역에서 도보로 2~30여 분을 내려가면 "나 돌아갈래"를 외치던 진소천 철교가 나오는데 철길로 걸으면 처벌받고 위험하니 제천천 강변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 좋다.

다슬기가 풍부한 제천천

공전역 앞을 지나서 삼탄역 그리고 충주호로 합류하는 하천
▲ 제천천 강가 공전역 앞을 지나서 삼탄역 그리고 충주호로 합류하는 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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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역을 뒤로하고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있다는 제천천 강가로 나가보았다. 이곳 제천천은 다슬기와 강계에 서식하는 다양한 어류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 강태공들과 여행객들이 멀리 서울에서도 찾아오는 곳이다. 강가의 하얀색 큰바위들이 마치 신선들이 노닐던 곳을 연상케 하고 풍성하게 서식하고있는 다슬기하며 제천천은 묘한 매력을 갖고있는 곳이다. 재잘거리며 흐르는 제천천 강물은 문득 중학교시절에 국어교과서에서 공부했던 황순원의 "소나기"를 떠올린다.

소설속의 소년이 소녀를 등에 엎고 건넜던 개울가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때도 아마 지금처럼 가을이었을 것이다. 소나기가 내려 불어난 개울물을 건너면서 흙물이 소녀의 옷에 물들었고 소녀는 흙물이 든 옷을 보며 소년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 함께 묻어달라고했을 것이다. 오늘도 그때의 개울물처럼 제천천 강물은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 영화 "박하사탕"의 명성은 조금씩 잊혀져가고 제천천의 풍성한 다슬기를 잡기위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고한다. 두어시간 남짓 얕은 개울가 물속에 발을 담그면 제법 많은 다슬기를 건져올릴 수 있다. 제천천 강가는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발길이 주말이면 끊이지 않고 있다.

원주시 귀래면의 소문난 손자장면 집

시골의 작은 면소재지에 있는 중화요리집. 넉넉한 시골인심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곳이다.
▲ 원주시 귀래면의 중화요리집 시골의 작은 면소재지에 있는 중화요리집. 넉넉한 시골인심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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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역과 제천천을 뒤로 하고 산길을 굽이굽이 뒤돌아나와 강원도 원주시로 길을 떠난다.
원주시로 가는 길목인 귀래면 소재지에 위치한 허름한 중화요리집에 들려 시장기를 떼우고 가기로 한다. 이곳은 소문난 손자장면집이라고 하는데 기자와 일행은 자장도 맛보고 밥도 먹을 수 있는 볶음밥으로 주문을 했다.

여행중에 여행자에게 시장기는 곧 "시장이 반찬"이라고 해도 맞을듯싶다. 평범한 시골작은 면소재지 중화요리집에서 드물게도 주문을 받던 주인은 볶음밥 국물을 매운것과 안 매운것이 있는데 어떤 것을 주느냐며 질문을 손님에게 던진다. 보통 기자가 거주하는 서울에서는 짬뽕 국물이 함께 따라나오는 것이 상식인데 말이다. 특색있다싶어 맵지않은 것으로 주문을 했다. 주문을 하고 허름한 식당 안을 둘러보고있는데 시골 인심처럼 푸짐하게 주문한 볶음밥이 부추가 들어간 계란탕 국물과 함께 나왔다.

횡성 삼배리(윗삼배마을) 오지마을

평창군의 봉평이 메밀로 유명하다지만 강원도 오지마을에가면 어디서나 쉽게 메밀밭을 접할 수 있다.
▲ 횡성군 삼배리 메밀밭 평창군의 봉평이 메밀로 유명하다지만 강원도 오지마을에가면 어디서나 쉽게 메밀밭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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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하면 여러가지가 떠오르는데 그중에서도 오지마을도 떠오르는 것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요즘에는 웬만한 첩첩산중의 오지마을이라고 해도 전기나 전화가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을 것이다. 기자가 찾은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의 삼배리(윗삼배마을)도 그런 곳 중에 한 곳이다. 휴대전화가 잘 안 터지는곳에 위치해 있는 윗삼배마을(안삼군리)은 전형적인 화전민촌이다. 지금은 퇴비와 거름이 좋아져서 화전(火田)을 일구지는 않지만 산비탈을 개간해서 밭을 일군 것을 보면 사람의 힘이 대단하다는것을 엿볼 수 있다. 여름내 자란 옥수수를 수확해서 처마밑에 수북이 말려놓은 풍경과 산허리에 여기저기 심은 콩과 메밀들이 오지마을이란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일러주는 듯하다.

가을산길을 따라서 산을 오르다 보면 지금 시기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들꽃들을 만날 수 있다. 봄에 피는 꽃들이 화려하고 강렬하다면 가을에 피는 꽃들은 수수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노란색의 미타리꽃하며 하얀색으로 수줍게 나무 뒤에 숨어피어 있는 취나물 꽃하며 우리 산하에 피어있는 가을들꽃들은 가을이 이미 성큼 우리곁에 와있음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가을추억여행은 충청북도의 제천에서 시작해서 강원도 원주시를 경유 마지막으로 횡성군에서 여행을 마쳤다. 여기저기 은빛자태를 뽐내며 갈대가 하나 둘 꽃을 피우고 시골마을에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를 바라보면서 귀가를 재촉한다.

노란색의 마타리꽃은 가을의 전령사라고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 가을산과 들녘에 흔하게 피는 미타리꽃 노란색의 마타리꽃은 가을의 전령사라고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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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길

공전역과 제천천강가: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읍 공전리(공전역) 검색
귀래면 소문난 손짜장집: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 운남리 검색
횡성군 삼배리 오지마을: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삼배리(윗삼배마을) 검색


태그:#오지마을, #여행, #제천시, #횡성군, #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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