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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베라 호흘라이터가 최근 독일에서 펴낸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베라 호흘라이터가 최근 독일에서 펴낸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한국에 살러 와서 이화대학교에서 공부하고 나중엔 독일에서 한국에 대한 책을 낸 독일 여자 얘기 들어보셨나요? 그러셨을 거라 생각해요, 요새 뉴스에 다 나왔으니까요, 그렇죠? 네이버 뉴스에서 첫 페이지를 장식할 정도였으니까요!

제가 들은 얘기를 간단히 말하자면 그 여자분이 여기서 공부했고, 방송일을 했고, 공적인 관심을 조금 받게 되었고 이제 독일어로 낸 책이 외국의 어떤 한국인에게 읽혀지게 돼서 갑자기 지옥이 펼쳐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독일어 실력이 부족했든지 불순한 의도가 있었든지, 어쨌든 그 결과로 책의 아주 적은 부분만이 한국에 번역되어서 입에서 입으로 전달된 것이지요.

여기서 들은 얘기는 그녀가 한국과 한국인들에 대해 정말 안 좋은 말을 써서 그 결과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복수를 외치는 상황인 듯합니다. 그 사람은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악성 메일을 받을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을 듯합니다.

베라의 글, 균형잡힌 보통의 의견일 뿐

그리고 그 뉴스 기사를 읽으신 다른 많은 한국분들처럼 저도 그 여자분이 정말 그런 얘길 썼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쓰긴 썼겠죠 뭐... 그렇죠? 한국을 싫어하고 한국 사람들을 얕잡아 보고 여기서 받은 그 환영의 미소를 악용한 것이 분명하잖아요. 다른 말로, 그 사람은 위선자에 거짓말쟁이잖아요... 결국 그게 미디어에서 나온 거잖아요... 그러니까 맞는 거겠죠. 그렇지 않나요?

저는 영어와 독어 2개국어를 모국어로 쓰기 때문에 직접 찾아보면 재밌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까지 그 책은 손에 넣지 못했지만, 그녀의 한국에서의 경험을 적어 책의 기초가 된 독일 블로그는 찾을 수 있었습니다. (블로그를 보시려면 여기 링크)

글들을 얼마간 훑어보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중 어떤 것에도 심한 말은 없었다는 것이며 사실은 모두 너무나도 평범해서 그 모든 일에 거의 흥미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뭐 그래도 계속 읽어보고나서 제가 할 말은 그녀가 한국에 대해 아주 균형잡힌 보통의 의견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글은 모두 정직해 보이면서도 앞에서 말한 것처럼 별로 도발적인 건 없습니다. 몇 개는 시끄러운 공사 현장이나 재밌는 치약 선물 세트, 여름의 더위와 에어컨 사용, 닥터피쉬 까페 같은 일상의 얘기들을 다루었고, 몇 개는 서울이 덜 예쁜 도시라거나, 에너지 보존에 대해서 사람들의 의식이 부족한 점, 혹은 국적 때문에 그녀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들처럼 약간 비판적인 얘기들도 꺼냈지요.

그 중 처음 들어본 얘기이거나 충격적인 고발은 하나도 없고, 본질적으로는 모두 맞는 얘기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한국인들도 한국의 환경 문제나 외국인에 대한 많은 고정관념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얘기를 한국어로 한국 친구와 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고요.

이 창피한 해프닝, 나라 밖으로 퍼지지 않았으면 해요

그러면 왜들 이렇게 다 난리인 걸까요?

필연적으로 제 머릿속에 강하게 떠오른 생각은, 만약 독일이나 미국이나 혹은 내가 살았던 다른 나라들에서 한국인 한 명이 1년을 산 뒤 자신이 경험한 일들에, 비만의, 인종차별하는 미국인들이나 무례하고 거만한 독일인들, 게다가 더 심하게도 그 나라의 사람들을 돼지우리의 돼지들에 비유하여 한국어로 책을 쓴 뒤 한국에서 출판했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하는 거였습니다. (그것이 그녀의 책과 비슷한 내용이라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그럼 어떤 일이 생겼을까요? 짐작은 여러분의 몫이겠죠.

그것이 뉴욕 타임스나 프랑크푸르터 짜이퉁의 첫 페이지에 나올까요? 그리고 사람들이 저자의 한국 블로그를 찾아가 댓글을 남기고, 상스러운 말로 증오를 표현하거나 협박할까요?

이 가정적 질문에 대한 답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거라 답해도 아주 틀린 추측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심지어 저는 관심갖는 사람이 거의 없지 않을까란 말까지 하겠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한국에선 그렇지 않지요. 갑작스레 이 29살의 여성은 이 나라의 공적 제1호로 떠오른 듯하고 미래 계획을 갖고 여기서 3년을 살고 있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이 작은 이야기가 나라 밖으로 퍼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겁니다. 왜냐면 창피한 일이니까요.

그녀가 한국에 대해 쓴 글의 바보 같은 오역(혹은 고의적인 오전달)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녀가 이 나라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도록 만든 반면, 그녀의 글 아래에 수없이 많은 독일인들이 그녀의 얘기를 얼마나 재밌게 읽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그들도 이 매력적인 나라를 보기 위해 한국에 얼마나 오고 싶어졌는지 댓글을 단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죠.

그럼 여기서 한국 이미지를 손상하고 있는 게 누굴까요. 그녀인가요 아니면 과격하게 반응하여 읽지도 않은 책에 나왔다는 말들로 그녀를 비난하는 사람들인가요?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가 이토록 크게 불거지게 된 데에는 여자분 본인이 한국의 인기 티브이쇼인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고 있는 것이 크다는 점을 덧붙이려 합니다.

<미녀들의 수다>, 그만 막 내리시죠

이것은 제 글의 초점은 아니지만, 끝마치며 하고자 하는 말은 이 추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 제가 유일하게 동감한 의견은 몇몇 한국분들의 이 쇼가 마침내 막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비한국인 여성들 그룹이 한국어로 한국과 한국에서의 삶에 대해 얘기하는 이 프로그램의 전제는 외국인과 한국인들 사이의 커다란 갭에 다리를 놓자는 흥미로운 콘셉트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제작자들은 이 가능성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을 이끌어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쇼가 그 전제의 완전히 반대 성과를 이뤘다고까지 말하겠습니다. 많은 한국인 시청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이 어필하는 점은 기본적으로 전시된 진기한 종을 보러 동물원에 가는 것과 유사한 것이며, 그것의 즐거움은 쇼의 참가자들이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어려워하는 모습이나 그들의 독특한 액센트에서 나옵니다.

그런 웃음이 저에겐 값싸게 느껴질 뿐 아니라 그 목적이 외국인들을 화합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관찰을 위해 그들을 추려내고자 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또한 프로그램은 주제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도록 허락하는 대신 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인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는 대답을 배치함으로써 고정관념을 더욱 강화하도록 변형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종 저에겐 제작자가 칭찬을 유도하고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에게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하도록 만들어 -진심이든 아니든간에- 특별한 만족감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니 정말 사람들이 편집당하거나 잘리는 일 없이 진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쇼를 만들거나 아예 쇼를 없애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 모두 이젠 이런 종류의 꼭두각시 인형 쇼에는 질리지 않았는지요.

그리고 그 독일인 글쓴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그녀의 책을 읽어보든지 믿을만한 번역본을 구해보든지 하면 어떨까요. 혹은 그 다음엔 어딘가의 누군가가 내가 동의하지 않는 말을 쓸 때마다 일일이 열을 올리기보다 가끔은 담담하게 한 발 떨어져 보는 것이 낫지 않은지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9살 먹은 여자 한 명의 서울의 공사 현장은 밤에 시끄럽다는 말 한마디로 헤드라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은 좀 유치한 일이며 한국을 아주 작은 나라로 보이도록 만드는 일이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덧붙이는 글 | 마티아스 슈페히트 기자는 독일에서 태어나 10여 년 전 첫 방한한 후 거의 매년 한국에 오다가 2006년 서울로 이주했다. 독일 유러피안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학위를 2008년엔 연세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 후 서울에서 '스텔렌스 인터내셔널(www.stelence.co.kr)'을 설립하여 유럽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수입판매 중이다. 최근 한국에서의 경험을 쓰기 시작한 개인 블로그는 http://underneaththewater.tistory.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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