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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기간과 이후 정치권에서는 '화합'과 '통합'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고 있는데 대부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많이 쓰고 있다. 이 대통령은 24일 22차 라디오 연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상과 빈소도 화해의 계기를 만들었다"면서 "이 역사적 장면으로부터 화합과 통합이 바로 우리의 시대정신임을 다시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새로운 민주주의는 대립과 투쟁을 친구로 삼기보다는 관용과 타협을 친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관장회의에서 9월 정기 국회가 정상적으로 열리는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이라"며 "정치권은 김 전 대통령이 주는 화해와 용서의 의미를 정치 속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살리고 수행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나라당도 '화해와 통합', '남북화해'라는 용어를 쓰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 뜻을 받들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통령과 국회의장, 한나라당 한 목소리로 화합과 통합, 남북화해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 지난 1년 반 동안 겪었던 민주주의와 남북관계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국회의장, 한나라당은 말로만 화해와 통합을 강조하지만 정작 자신들이 벌인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어떤 반성도 찾을 수 없다. 김형오 의장은 정기 국회가 정상적으로 개회되는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 뜻이라고 했다.

김형오 의장은 민주주의 근간인 언론 자유가 명백하게 침해당할 수 있는 언론악법을 직권상정했다. 다수결 원칙과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지만 국민 60%이상은 한나라당이 상정한 미디어법을 반대했다. 국민의 뜻을 외면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국민의 뜻만 무시한 것이 아니라 지난 20일로 예정됐던 언론관련법 강행처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사건 첫 평의가 무산되었는데 이유는 헌재가 피청구인인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야권의 심판 청구 취지에 대응하는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했지만, 한 달이 다 되도록 답변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헌재가 요구한 답변서까지 제출을 미루었다.

이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인가? 묻고 싶다.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지난 1년 반 동안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스러져가는 마지막 육신을 일으키면서까지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독재정권은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고 했다.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이명박 정부는 집회의 자유와 말하는 자유, 언론이 권력을 비판하는 자유를 빼앗았다. 그리고 언론악법을 직권상정하여 날치기 처리했다. 날치기 처리도 제대로 하지 못해 결국 헌재 판단까지 받게 되었다. 정말 김형오 의장이 정기국회 개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 뜻이니 받들자고 말하려면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에 대해서 사과해야 한다.

김형오 의장 발언에 대해 포털 다음 누리꾼 반응 차갑다. '물빛바다' 는 "DJ의 뜻? DJ는 죽어서도 살아서도 국민들 걱정. 민주주의 걱정뿐이였다. 감히 독재정권을 비호하는 자가 DJ를 욕보이다니.뻔뻔하다 미디어법 직권상정쇼하면서 국민들을 더 이상 욕보이지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앙앙'도 "행동하는 양심이 아니면그것은 악의편 이라는 것 아닌가요? 여기서 악은 국민을 외면하고 자기 이득만 챙기는 한나라당을 이야기 하는것 같은데. 어디서 고인의 뜻을 왜곡하는 것인지 돌아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또 헛소리 하는겁니까? 부끄러운줄 좀 아세요"라고 비판했다.

어제 서울 시청 광장에서 이희호 여사도 용서 화합 이전에 권력에의 회유에 끝까지 넘어가지 않고 신념을 지켜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념과 삶의 철학을 강조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뜻은 껍데기 용서와 화합이 아닌 바로 민주주의가 바로 서는 일이다.

한나라당이 오래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인 '남북화해'를 입에 담았다. 그렇다면 이제 나서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명박 정부는 미적거리고 있다. 북한은 대담한 행보를 있는데도 이명박 정부는 손을 내밀까 말까?를 거듭하고 있다.

물론 이 대통령이 북한 조문단과 면담을 가졌지만 청와대는 처음에 조문간 성격을 '사설 조문단'으로 평가절하했다. 김정일 위원장 유일지배체제인 북한 체제상 김정일 위원장이 보내는 조문단이라면 사설 조문단이란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 고 있을 청와대 관계자가 '사설 조문단'으로 규정해버렸는데 이것을 알고 한 것인지 모르고 한 것인지 둘 다 문제다.

이명박 정부가 정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뜻을 받들어 화해와 통합으로 가려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언론악법을 날치기 처리한 것을 시민과 야당 앞에 사과하고, 폐기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그토록 외쳤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뜻을 받드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이상 남북관계 개선에 미적거리지 말아야 한다. 사설 조문단같은 발언은 더 이상 청와대 내에서 나오지 말아야 하며, 당국자간 회담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북한도 특사를 파견했듯이 이제 이명박 정부도 특사를 파견하여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 뜻을 받드는 일이다.




태그:#김대중, #이명박, #김형오,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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