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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눈에는 진보진영은 간첩이고, 노무현은 수괴며, 김대중은 공산당인가 봅니다. 월간조선 조갑제씨 이야기입니다. 앞서 조갑제씨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사망'이라고 해야 하고, 추모제를 비하하며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던 그가, 이번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죽음마저 폄하하는 글을 기고했습니다. 거기에다 김동길씨는 이번에도 "추종자들이 추태를 부리지 말라"고 점잖게 경고를 했습니다.

먼저 조갑제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金大中 前대통령의 死後평가'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는데, 여기서 그는 김대중'씨'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6.15선언으로 규정하고, 7가지의 평가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700만 인명의 학살에 책임이 있는 김정일과 손을 잡고 연합제·연방제 혼합 통일 방안에 합의함으로써 한반도의 유일한 合法 정통국가인 대한민국을 反(반)국가단체인 북한 정권과 同格(동격)으로 놓는 치명적 과오를 범하였다. 그리하여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희대의 학살 독재자와 同格으로 평가받거나 동격으로 이미지 메이킹되는(특히 영상을 통하여) 사태를 自招(자초)하고 말았다. 그는 박정희에 의한 유신선포 직후 일본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 북한 정권의 조종을 받는 在日(재일)인사들과 손잡고 反(반)국가단체인 韓民統(한민통)을 만들었다. 그가 사형선고를 받은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 (조갑제닷컴)

아울러 조씨는 6.15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평가절하를 했습니다.

"그의 생애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서는 6·15선언이 될 것이다.  1. 6·15선언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왔는가, 아니면 핵폭탄을 가져왔는가.  2. 6·15선언이 한민족의 통합을 가져왔는가, 분열을 가져왔는가.  3. 6·15선언이 자유민주 체제를 강화시켰는가, 약화시켰는가.  4. 6·15선언이 韓美(한미)동맹을 강화시켰는가, 약화시켰는가.  5. 6·15선언이 북한 동포·국군포로의 인권을 향상시켰는가, 약화시켰는가.  6. 6·15선언이 헌법의 敵(적)을 강화시켰는가, 약화시켰는가.  7. 6·15선언이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증진시켰는가, 후퇴시켰는가.  이상 일곱 개의 평가기준을 적용하면 故 김대중씨의 역사적 位相(위상)이 대충 설정될 것이다."(조갑제 닷컴)

6.15선언을 통해 한반도는 평화보다는 핵위기를, 통합보다는 분열, 자유민주체제의 약화, 한미동맹의 약화, 북한동포의 인권의 악화, 헌법의 적통성 약화, 그리고 국민행복의 후퇴 등 장점보다는 오히려 단점과 부작용이 더 많은 '협상'이었음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이들은 정상이라고 인정을 하지 않습니다만)을 어떻게든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엿보입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바로 이 6.15 남북정상회담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가장 큰 업적은 '동서남북'의 화해와 교류

주요 외신들도 인터넷 기사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보도했습니다. 그 중 뉴욕타임즈와 르몽드는 메인 사진을 '남북정상회담'으로 걸고 김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갑제씨는 이런 외신들의 평가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야말로 명실공히 '동서남북'을 하나로 묶는데 기여했던 유일한 지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은 말 할 것도 없고, 영남과 호남의 교류를 위해서도 역대 대통령들이 엄두를 내지도 못했던 일을 했습니다.

지난 1999년 취임 1년을 맞은 김 전 대통령은 여전히 '전라도 대통령'이라는 닉네임이 부담스러웠고, 이를 극복하면서 동시에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신념을 내비쳤습니다. 그 해 영호남의 광역단체장들을 중심으로 '동서교류협력재단'이라는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각 광역시의 자치행정국장들을 중심으로 이사회를 조직하고, 이사장은 1년마다 지역의 단체장이 돌아가며 맡게 했습니다. 기금도 마련했고 구체적인 사업도 구상했으며, 당시 영호남 113개 기초단체들이 저마다 영남과 호남 지자체간 자매결연을 맺는 등 붐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현상은 민간단체에도 확산되면서 로타리클럽, 의사회, 약사회, 대학교, 기업, 민간단체 등 엄청난 민간기구들이 영호남의 자매결연과 함께 교류행사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지역감정 부추기는 정치꾼들이 김 전 대통령 뜻 훼손시켜

지금도 정치인들만 아니면 민간단체 사이에서는 영호남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꾼들은 영호남의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명분만 내세울 뿐 실질적으로는 철저히 영호남을 갈라놔야 자신들의 득표에 유리하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언론을 악용하는일을 서슴지 않는 정치꾼들이 많습니다. 그런 정치꾼들의 철저한 시녀노릇을 해 온 언론인이 바로 조갑제씨입니다.

그는 표면적으로 '반공주의자'입니다만, 결국 그가 원하는 것은 '영원한 보수세력의 집권'에 다름 아닙니다. 예를 들면 조씨는, 지난  2003년 12월22일, '국민행동 친북척결본부'라는 단체가 출범한데 대해 '거대한 국민혁명이 시작되었다'라는 논평을 냈습니다. 그 중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이 국민혁명(국민행동 친북척결본부 출범을 말하는 듯 - 기자주)을 통해서 金正日 추종세력은 숙청될 것이다. 金正日 추종세력의 무력화는 사령탑인 金正日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다. 국민들이 이런 自衛力을 갖게 될 때 대한민국은 赤化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항상 뒷다리를 걸었던 後進 세력이 치워지면 우리는 자유통일을 넘어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非서양 국가로서는 일본 다음에 두 번째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지금 우습게 보고 있는 세력은 그 代價를 반드시 치르고야 말 것이다. 국민혁명의 과정에서 對北 불법송금에 관련된 金大中과 그 측근들은 단죄될 것이다. 金大中 정권이 지난 5년간 한 일들을 제대로 알아야 설득도 공격도 가능하다."(2003.12.22 조갑제닷컴)

여기서 주의깊게 볼 것은 날짜입니다. 2003년 12월22일에 포스팅한 이 논평은, 17대 총선(2004년 4월)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2004년 3월)을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국민행동 친북척결본부'는 2003년 3월에 이미 3.1절 정신을 계승한다며 발족을 했습니다. 발족한 지 10개월이나 지난 단체를 뜬금없이 거론하며 이 단체를 향한 시민들의 희망을 전했던 조갑제씨. 왜 그랬을까요.

추측컨데, 노무현 탄핵을 앞둔 시점에서 확실하게 친북좌파세력을 척결하고, 4월에 있을 총선에서 그야말로 국회를 장악하려는 속셈이었지요. 하지만 하늘이 도왔는지 그의 뜻과는 정 반대로 탄핵역풍을 맞은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참패해 버립니다. 이처럼 조갑제씨야말로 남북 뿐 아니라, 보수와 진보를 가장한 사실상 영남과 호남을 이간질 시킨 인물입니다.

조갑제, 지역감정 부추기고 반공을 빙자한 전쟁불사론을 선동하는 위험인물

결국 조갑제씨는 북한의 붕괴와 남한의 친북세력 척결, 그리고 좌파 정치인들의 발본색원이라는 키워드로 뭉친 인물입니다. 그의 선동적인 언행과 발언들은 그야말로 '전쟁불사론'을 보는 듯 합니다. 남한에서 좌파를 척결하려면 필연적으로 주적인 북한을 없애야 하고, 북한을 없애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어떠한 협상도 불허해야 합니다. 결국 남는것은 '전쟁' 뿐입니다. 만약 조씨의 주장의 핵심이 '전쟁'이 아니라면 무엇인지 묻고싶습니다.

역대 정권이 울며 겨자먹기로 김정일을 설득하고 북한과 협상하고 6자회담을 시도하는 이유는 바로 '전쟁방지'외에 없습니다. 그리고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것입니다. 결국 김정일 정권이 무너지면 붕괴될 가능성이 큰 나라가 바로 북한이기 때문입니다.

섣불리 '전쟁불사'를 주장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시작했다간 즉시 수도서울이 파괴되고, 수많은 한국의 국민들이 희생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조갑제씨를 비롯한 극우주의자들이 말하는 '북한정권타도'의 방법으로 전쟁 외에 무엇이 또 있는지 묻고싶습니다.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조갑제씨는 자신의 언로를 악용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남북과 동서를 분열시키는 위험인물입니다.  

조갑제 뛰니 김동길도 뛰고..

이런 시국에 이 분이 왜 한 말씀 안 하시나 했습니다. 김동길씨 말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자살하라"고 했다가 비난이 일자, "할 말을 했다"며 배째라고 했던 분이고, 나이도 드실 만큼 드신 분입니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인생무상을 느낍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그는 끝머리에서 "나는 오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적과 과실을 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은 앞으로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난 뒤에 역사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습니다. 어른이 가고 난 뒤에 그의 추종자들이 추태를 부리는 일만은 없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바입니다."(8월19일 홈페이지)라고 했습니다.

다 좋은데, "그의 추종자들이 추태를 부리는 일만은 없기를 간절히 염원한다"는 구절이 거슬립니다. 도대체 어떤 추종자들을 일컫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주면 좋으련만, 그렇게 하기는 싫겠지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사모'처럼 확실한 추종자들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라도'사람들을 지칭하는 듯 하기도 하고,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세력을 통칭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참 나이를 드실만큼 드시고 배울만큼 배우신 분의 글치고는 치졸하기 그지없는 글솜씨 입니다. 조갑제씨와 마찬가지로 김동길씨도 '편가르기'에 취미가 있는 모양입니다. 영남과 호남을 갈라놓고, 추종자들과 반대자들을 갈라놔야 속이 시원하신건지 모르겠지만, 조갑제와 김동길씨.. 두 어른들의 사상이 한국의 미래를 이끌기에는 '구닥다리'냄새가 진하게 납니다.

조갑제씨와 김동길씨, 늙음의 미학을 배우시길...

사람이 늙어간다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거칠어지며, 체력도 저하되는 등 '기능적'인 면에서는 뒤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늙음이 가지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관용'입니다. 솔직히 세상에서 아둥바둥할 날도 멀지 않았는데 그 나이에 '죽자고'덤비는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한 쪽으로 물러나고 현장에서는 사라지지만 바로 그런 '포용'이 있기에, 젊은이들이 결코 가지지 못하는 '관용'과 '덕'이 생기는 것 아닙니까.

그런 모습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일선에서 물러날 줄도 알고, 날카롭지는 않지만 부러지지 않는 '칼'을 가지고 있고, 한 마디씩 던지는 말들이 힘이 있어서 대통령이나 장관, 국회의원이나 정치초년병들도 그 앞에서 머리를 조아릴 수 있는 '포스'가 느껴지는 것입니다.

크게보면 남북이 한 민족 아닌가요. 영남과 호남도 하나고 한민족 아니던가요. 그런 상황에서 이들을 굳이 나누고 잘라서 비판하고 손가락질하는 '노인'들이 보기에 좋겠습니까. 그런 건 패기있는 젊은이들에게 맡겨두시고 두 분은 부디 뒷방에서 조용히 생을 마무리 하는 지혜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제 말씀이 무슨 뜻인지 모르시겠다면 엊그제 서거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생을 한 번 짚어보시면 해답이 나올 겁니다. 그 분의 발 뒤꿈치라도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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