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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영 기자] YTN 배석규 임시 대표이사(사장 직무대행)가 인사를 통해 임기가 보장된 보도국장을 교체하고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을 대기발령 조치한 것에 이어, 앵커팀 사원들을 일반 부서로 발령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인사는 표면적으로 노조 활동을 한 앵커들을 일반 부서로 보낸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정부 정책과 관련한 뉴스에 비판적인 코멘트를 한 앵커들을 교체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YTN은 11일 인사를 통해 앵커팀 소속 앵커 5명을 심의실, 정치부, 문화과학부, 해외방송팀, YTN라디오 파견 등으로 발령했으며, 이 자리에 부장, 팀장 등 간부급 앵커들을 발령했다.

 

YTN노조는 이에 대해 성명을 내어 "앵커팀에서 젊고 의욕 넘치던 앵커들은 솎아낸 뒤 평소 앵커에 별로 뜻이 없던 간부급 앵커들로 진용을 바꾸었다"며 "앵커팀을 시키는 말만 고분고분 하는 앵무새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음흉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정부 비판적 코멘트 한 앵커 인사 대상 돼"

 

앵커팀에서 심의실로 발령이 난 황순욱 전 앵커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이번 인사는 아무런 언질도 없다가, 앵커팀장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났다"며 "겉으로 봤을 때에는 노조 활동을 한 앵커들이 인사 대상이 됐지만 실제로는 뉴스를 전할 때 정부에 비판적인 코멘트를 한 앵커들이 주요한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앵커라는 자리가 티가 많이 나는 자리이기에 외부에서 볼 때 관리해야 할 첫 번째 대상이라고 본 것 같고, 그렇기에 보도 일선에서 다 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저서 2권을 선물한 것에 대한 리포트를 전하는 대목에서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은 노동자와 농민들의 권한을 강화했던 진보적인 정책으로 토목사업이 핵심이 아니었던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뉴딜정책은 토목공사가 주를 이뤄 똑같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는데 이후 청와대 쪽에서 문제를 삼은 것으로 알고 있고, 이후 심의실에서도 문제를 삼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멘트와 관련한 이러한 일이 2~3번 정도 있었고, 4대강과 관련한 리포트는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최근 한 앵커가 쌍용차 관련한 <돌발영상>을 전하면서 경찰의 일방적인 진압 장면을 자료 화면으로 오해하는 시청자가 있을 수 있기에 '광주 사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이게 앵커 인사의 기폭제가 된 듯하다"고 말했다.

 

배석규 신임 투표 공지, 일방적으로 삭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가 12일부터 배석규 임시 대표이사 직무대행에 대한 신임 투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회사쪽이 온라인 메일센터 게시판에 올라온 노조의 투표 공지를 일방적으로 삭제한 것도 논란이다.

 

YTN노조는 지난 10일 대의원대회에서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배석규 직무대행 신임 여부 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의한 바 있으며, 이메일을 이용한 온라인 투표와 노조사무실 옆에 설치된 기표소를 이용한 오프라인 투표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앞서 YTN은 지난 11일 공지를 통해 "노조가 일방적으로 실시하려는 신임 투표는 아무런 효력이 없을 뿐 아니라 적법하게 성립된 경영권을 훼손하는 부당한 행위로 노조의 투표 행위를 용인할 수 없다"며"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징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YTN노조는 회사 쪽의 공지 삭제가 계속되자 오늘 오전 "사측에서 계속적으로 (공지를) 삭제하기 때문에 투표관련 세부사항은 노동조합 홈페이지를 참조하라"는 공지를 마지막으로 올렸다.

 

이에 대해 YTN노조는 성명을 내어 "노조의 공식 ID로, 전 조합원이 사용하는 공개 게시판에 선거 일정과 방식을 고지한 공지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삭제한 행위는 두말할 나위 없는 폭력이며 사이버 테러"라고 비난했다.

 

YTN노조는 "배석규는 어제 조합원 총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기표소 설치를 막고 '설치하면 철거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투표 참여자를 징계할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그러나 노조의 온라인 투표 진행으로 사측의 협박이 공허해지자 YTN 메일센터 게시판에 올린 노조의 투표 공지 사항을 삭제해버리는 한편의 코미디를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스>는 회사 쪽의 투표 공지 삭제와 관련해 입장을 듣기 위해 관련 부서인 디지털기획팀에 전화했으나 관계자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고 이후 통화가 되지 않았다.

 

한편, YTN기자협회는 오늘 성명을 내어 "배석규 대행이 최근 감행하는 점령군식의 조처들이 '회사를 바로 세우겠다'는 명분과는 정반대로 회사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결과로 다가서고 있다는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배 대행과 사측에 상식으로의 회귀를 간절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YTN 공채2기 취재기자 30명도 오늘 성명을 통해 "사측의 노사협약 일방 파기와 보도국장 인사, 임장혁 기자에 대한 대기발령이 부당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노사합의 일방 파기와 대기발령 등의 구시대적 발상을 사측이 버리지 않는 한 충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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