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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여 날아가라/우리 생명의 힘을 실어/깊은 겨울잠을 깨어/노래여 날아가라

노래여 날아가라/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땅/평화의 바람으로/노래여 날아가라"

 

지난 18일 오후 대구시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앞 버스정류장. 4명의 젊은이들이 가수 윤미진씨가 이라크 전쟁 이후 평화의 바람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민중가요 <노래여 날아가라>를 부른다. 이들은 사회당 대구시당 노래패인 '웃음소리'와 대구지역 노래모임 '내가그린'의 회원들. 노래 간주가 나올 때 '내가그린'에서 활동하는 김동희(29.여)씨가 말한다.

 

"우리가 이 곳에서 노래함으로써 인간이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는 더 빨리 올 것이라 믿습니다. MB악법을 반드시 막고, 우리 아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시국선언'을 부탁드립니다"

 

 

노래를 부르는 이들 바로 옆에는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이 설치한 '시국농성장'이 있다. 농성장 주변 곳곳은 '노동자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비정규악법 폐기하라',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우리도 좀 먹고 살자', '노동자 서민에게 경제위기 고통전가 반대한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철회. 함께 살자' 등의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진보신당 대구시당을 비롯한 대구지역 12개 단체는 지난 16일부터 ▲부자정책 중단 ▲MB악법 저지 ▲노동자 서민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며 '시국농성'에 들어갔다.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국민 삶과 여론을 무시하는 불통정권, 일방독주 정권인 이명박 정권을 용납할 수 없다"며 "노동자 서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시국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특히,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중단. 공권력 투입 반대. 공적자금 투입 ▲용산참사 해결 ▲비정규악법.미디어악법 철폐 ▲반민주 공안통치 중단 ▲4대강 죽이기 중단 ▲남북 대결정책 중단을 요구하며, 16일을 시작으로 임시국회가 끝나는 25일까지 농성을 해 오고 있다.

 

농성 3일째인 18일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사회당이 농성장을 지켰다. 이들 단체 조합원과 당원들은 이른바 'MB악법'에 대한 문제점 등이 적힌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전하며 시국농성을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웃음소리'와 '내가그린'의 문화공연에 이어 '청소년 시국선언'과 '나도 시국선언' 행사가 이어졌다.

 

대구지역 청소년 시국선언은 지난달 10일 열린 6월항쟁 22주년 대구시민문화제에 이어 이번이 두번 째다. 청소년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민주주의, 이 단어는 더 이상 어른들에게만 국한된 영역이 아니다"고 밝힌 뒤 '우리의 선언'을 읽었다. 선언에서 이들은 "우리 청소년들은 이명박 정부의 특권층을 위한 교육정책을 반대하는 한편, 시국선언에 참여한 선생님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대구 S고등학교 3학년 신경민(18)군은 "우리나라의 교육이 여전히 주입식을 강요하고, 가진 자만을 대변하는 것은 대통령의 잘못이 크다"면서 "청소년들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시국선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군은 또, "청소년 시국선언에는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2800여 명, 대구에서는 127명이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노동자 서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되찾자'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나도 시국선언'에도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이 행사는 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메모지에 적어 붙이는 방식으로 자발적으로 진행됐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박진강 정책기획국장은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싶으나, 그러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메모지에 "MB는 악법 철회하고 노동자 민중의 삶을 책임져라!', '일년 반이면 대통령놀이 해 볼만큼 한 것 아니니?', '정부와 여당은 사상을 향유할 권리를 독점하지 마라. 후대에게 살맛나는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 '용산참사 해결하라', '사상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 인간답게 살 자유, 이 모든 자유를 가로막고 있는 MB정권은 파시스트와 무엇이 다른가', '민주시민이라면 MB정권을 타도할 소명이 있다' 등의 문구를 썼다.

 

한편, 민주노총 대구본부를 비롯한 시국농성단은 오는 22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2009 투쟁 승리! 쌍용자동차.곰레미콘 정리해고 분쇄! MB악법 저지! 노동자 시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시청까지 가두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또, 이날 저녁에는 시민단체와 함께 2.28기념중앙공원에서 MB악법 저지와 노동자 서민 생존권 보장 등을 주장하는 '시민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시국농성단은 25일까지 농성을 진행한 뒤, 국회 연장 여부 등 정치적 상황을 보고 구체적 향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덧붙이는 글 |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4시간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대구지역 단체에게 격려를 보내주세요. ^^


태그:#대구 시국농성, #MB악법, #사회당 웃음소리, #내가그린,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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