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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시범사업으로 추진된 창원 남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이 최근에 내린 폭우로 그동안 설치해 놓은 시설물들이 떠내려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17일 남천에서 복구공사를 벌이는 속에 흙탕물이 마산만으로 내려가는 모습.
 국가시범사업으로 추진된 창원 남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이 최근에 내린 폭우로 그동안 설치해 놓은 시설물들이 떠내려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17일 남천에서 복구공사를 벌이는 속에 흙탕물이 마산만으로 내려가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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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은 환경부의 국가시범사업인데, 최근 폭우로 바닥에 깔아놓은 돌이 무너져 내렸다.
 남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은 환경부의 국가시범사업인데, 최근 폭우로 바닥에 깔아놓은 돌이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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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 스스로 만들어 내는 물길을 존중하라."

환경부와 창원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생태하천을 조성하고 있지만 최근 폭우로 무너져내려 '예산낭비'와 '생태계 파괴'로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창원공단을 관통하는 '남천'과 창원 시가지를 흐르는 '창원천'에는 생태하천조성사업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지난 8일에 이어 16일 폭우로 원점으로 되돌아 가버리고 말았다. 그동안 설치해 놓은 시설물들이 무너져 내린 것. 바닥에 깔았던 돌, 둔치에 박았던 목재, 흙을 덮었던 매트가 떠내려가 버렸다.

한 마디로 다시 공사를 해야 할 판이다. 창원천과 남천에는 17일부터 복구작업이 일부 재개되었다. 하지만 지난 폭우 때 떠내려온 시설물들은 마산만으로 일부 흘러들었다.

남천·창원천의 생태하천복원사업은 2007년부터 환경부의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창원시는 지난해 10월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당사국총회 때 이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자랑하기 위해 국제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당초 이 사업은 환경부와 창원시, 환경단체(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가 협약을 맺고 추진했던 사업이다. 실제 공사는 2008년부터 시작해 2011년 12월까지 총 500여억 원을 들여 생태탐방로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환경부와 창원시는 창원 남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공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앞에 보이는 건물은 하천 둔치에 건설된 공사현장 사무소이고, 그 아래 차량에 세워진 곳은 둔치에 조성되어 있던 콘크리트 주차장이며, 그 아래 하천에는 흙탕물이 흘러 내리고 있다.
 환경부와 창원시는 창원 남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공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앞에 보이는 건물은 하천 둔치에 건설된 공사현장 사무소이고, 그 아래 차량에 세워진 곳은 둔치에 조성되어 있던 콘크리트 주차장이며, 그 아래 하천에는 흙탕물이 흘러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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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는 창원공단을 가로지르는 남천에 생태하천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생태하천조성사업 공사현장 사무소.
 창원시는 창원공단을 가로지르는 남천에 생태하천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생태하천조성사업 공사현장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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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는 올해만 창원천 108억 원, 남천 107억 원을 투입해 각종 공사를 벌이고 있다. 남천의 생태하천조성공사 구간은 전체 9.77km이다. 남천은 올해 공사 구간이 2km 가량인데, 이번 폭우로 거의 대부분 공사 구간의 시설물이 파괴된 것이다.

남천 둔치에는 지금까지 콘크리트로 된 주차장이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둔치 주차장은 인근 창원공단 기업체들이 주로 사용했는데, 전체 1200대를 주차할 수 있었다.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대표적으로 이 주차장의 콘크리트를 걷어내기로 한 것이다.

생태하천조성사업은 마창진환경연합이 협약을 맺어 시행했지만, 추진 방법에 있어 창원시와 마찰을 빚었다. 환경단체는 주차장의 콘크리트만 걷어내고 그대로 두자고 했지만, 창원시는 그곳에 돌을 쌓고 매트를 조성해 탐방로 등을 만든 것이다. 이에 그동안 환경단체는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통해 창원시의 생태하천조성사업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 왔다.

창원하천살리기시민연대는 17일 오후 창원 남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태하천조성사업을 중단하고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창원하천살리기시민연대는 17일 오후 창원 남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태하천조성사업을 중단하고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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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이 17일 오후 창원 남천에 생태하천조성사업을 위해 설치해 놓았다가 최근 폭우로 떠내려온 매트를 살펴보고 있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이 17일 오후 창원 남천에 생태하천조성사업을 위해 설치해 놓았다가 최근 폭우로 떠내려온 매트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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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혈세가 폭우에 휩쓸려 쓰레기 되어"

마창진환경연합과 한살림·반딧불이·물방개·창원YMCA 등 단체로 구성된 창원하천살리기시민연대는 17일 오후 남천 생태하천공사 현장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늬만 생태하천, 보여주기에만 급급하더니 결국 시민혈세만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진행된 만큼 예산이 투입되었으니 사업 진척은 원점으로 돌아갔고, 혈세인 예산은 증액되었다"면서 "시민들의 혈세가 폭우에 휩쓸려 쓰레기가 되었는데도 창원시는 이렇다 할 변명조차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생태하천조성사업에 대해, 창원시는 2008년 람사르총회 기간 중 자처하여 국제발표회까지 열어가며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면서 "그런데 막상 폭우 앞에 그동안 해온 공사가 일순간에 쓸려내려가고 나니 쓰다 달다 말 한 마디 없고, 무리하게 일방적으로 해온 생태하천공사에 대해 시민들의 원성만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공무원들은 세금을 쓰는 것에 대해 신중함도, 책임감도 없는 듯하다"면서 "창원, 마산시민들은 창원시 생태하천조성사업이 마산만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버린 것에 대해 진의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하천연대는 하천생명을 난도질하는 공사를 지켜보면서 생태하천조성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였다"면서 "결국 멀쩡한 하천을 난도질하여 하천 바닥에 돌을 깔고, 둔치에 목재를 박고 거적을 깔았지만 폭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창원하천살리기시민연대는 "하천을 지탱해온 것은 사람 눈에 그저 쓸모없어 보이던 잡초들이었다"면서 "폭우가 쏟아지기 전날에도 창원시는 공공근로를 투입해서 하천변에 뿌리내리고 있던 쇠뜨기 같은 풀들을 몽땅 뽑아냈고, 그동안 모진 비바람을 다 이겨내고 뿌리박고 있었던 하천의 모든 생명을 무자비하게 걷어내더니 결국 한 순간에 사라졌다"고 통탄했다.

최근에 내린 폭우로 창원 남천생태하천조성공사 현장이 파괴된 가운데, 17일 오후 덤프트럭이 남천 둔치에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 내린 폭우로 창원 남천생태하천조성공사 현장이 파괴된 가운데, 17일 오후 덤프트럭이 남천 둔치에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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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병만 마창진환경연합 정책부장이 17일 오후 창원 남천에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위해 설치해 놓았다가 폭우로 떠내려온 목재를 들어보이고 있다.
 감병만 마창진환경연합 정책부장이 17일 오후 창원 남천에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위해 설치해 놓았다가 폭우로 떠내려온 목재를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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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합동조사 제안" - "감당할 수 없는 비 내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은 "하천에 있던 수풀과 나무를 그대로 두었더라면 엄청난 예산 낭비는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며, 생태파괴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창원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전문가와 환경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합동조사를 벌인 뒤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콘크리트 주차장을 걷어내고 그 자리는 그대로 두었더라면 2~3년만 지나면 생태계는 복원됐을 것"이라며 "그같은 시민단체의 의견을 창원시는 무시하면서 바닥을 파고 수풀을 걷어내는 공사를 강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재난관리과 담당자는 "남천 등 생태하천조성사업은 환경부-환경단체와 국가생태하천시범사업으로 추진했던 것"이라며 "최근 창원지역에는 시간당 60mm의 폭우가 내렸는데, 그같은 폭우가 내리기는 처음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비가 많이 내려서 시설물들이 떠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설물이 떠내려 갔다고 해서 부실공사는 아니었고, 이번과 같은 사태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공사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보완해서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복구사업 등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 그는 "당초 사업비에는 복구공사 관련 예산이 들어 있지 않는데, 아직 전체적인 피해액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지 못했고, 복구비를 어떻게 할지는 좀 더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이 17일 오후 창원 남천에서 생태하천조성사업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이 17일 오후 창원 남천에서 생태하천조성사업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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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와 환경부가 창원 남천에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벌이는 속에, 최근 폭우로 설치해 놓았던 돌과 덮개 등 시설물이 떠내려갔다.
 창원시와 환경부가 창원 남천에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벌이는 속에, 최근 폭우로 설치해 놓았던 돌과 덮개 등 시설물이 떠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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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바닥에 깔아 놓았던 돌이 무너져내려 다시 공사를 해야할 판이다.
 하천 바닥에 깔아 놓았던 돌이 무너져내려 다시 공사를 해야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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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바닥에 깔아 놓았던 돌이 무너져 내려 다시 공사를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하천 바닥에 깔아 놓았던 돌이 무너져 내려 다시 공사를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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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둔치가 무너져 내리고 바닥에 깔아놓았던 돌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하천 둔치가 무너져 내리고 바닥에 깔아놓았던 돌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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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비롯한 시설물이 무너져내렸다.
 돌을 비롯한 시설물이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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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남천생태하천조성사업을 벌이는 속에 폭우로 시설물이 무너져 내려, 17일부터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창원시가 남천생태하천조성사업을 벌이는 속에 폭우로 시설물이 무너져 내려, 17일부터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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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남천생태하천조성사업, #환경부, #창원시, #마창진환경연합, #람사르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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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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