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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주셨던 대통령님을 향한 사랑, 민주주의를 향한 숭고한 열정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1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 봉행 및 안장식을 위한 봉하 전례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여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노 전 대통령 49재와 안장식이 모두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49일 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계셔주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병완 봉하 전례위원장을 비롯해 한명숙 장의위원장, 유홍준 '아주 작은 비석' 건립위원장,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이제 슬픔도, 미안함도, 원망도 모두 내려놓읍시다"

 

이들은 한명숙 장의위원장이 낭독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감사의 말씀'이라는 글을 통해 "오늘 우리는 대통령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깊은 슬픔을, 대통령님과 함께 봉화산 자락에 묻었다"며 "그러나 우리 모두는 확실히 믿고 있다. 대통령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영원히 함께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이제 슬픔도, 미안함도, 원망도 모두 내려놓읍시다. 대통령님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마지막 부탁이었다"며 "이제 대통령님의 남기신 뜻을 받들어 깨어 있는 시민으로서 다시 출발하자"고 강조했다. "우리를 지켜보고 계실 대통령님께서 언제라도 환하게 미소 지을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들을 다 하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해찬 전 총리는 향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한 추모 사업에 대해 "오늘 장례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내년 1주기까지 추모하는 기간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나아가서는 기념사업을 계속 추진할 방안에 대해 여러분들이 의견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민주화 운동하셨던 시절부터 대통령을 존경하고 인연을 맺었던 분들과 구체적인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나가고, 추모하고 기념하는 사업은 앞으로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지만, 그 가운데 묘역과 생가를 관리하는 일들은 실무적으로 바로 앞에 닥친 일"이라며 "실무적인 일을 할 재단을 빨리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9일 치러진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은 국민장이었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비용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49재는 가족장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49재 등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행사의 비용은 참여정부에 함께 참여했던 사람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했던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내서 충당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친노(무현)세력'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말을 아꼈다. 이해찬 전 총리는 "그런 얘기는 아직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며 "오늘은 장례 절차를 마무리하고 국민들이 참여한 것에 감사드리는 날이니까, 정치적인 얘기는 안 하겠다"고 밝혔다.

 

권양숙씨 등 유족들의 근황과 관련, 김경수 전 청와대 비서관은 "안장식이 오늘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다른 유족들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며 "이제까지는 건호씨를 포함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은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아버지의 유업을 잇기 위해 최근 자신이 일하던 LG전자에 사표를 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김 전 비서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김 전 비서관은 "다만 대통령의 유지나 유업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받들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앞서 안장식에 참석하고 나온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49재를 마치고, 노무현 대통령을 영원히 보냈다"면서 "이 정권은 참으로 비정한 정권이다. 전직 대통령을 이런 식으로 죽음으로 몰았으면서도 사과는커녕 반성의 기미조차 전혀 없다"고 성토했다.

 

정 대표는 이어 "이런 정권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고, 분노한다. 이러한 절망과 분노를 어떻게 희망으로 승화시킬 것인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 뒤, "절망과 분노를 희망으로 바꾸게 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잘 싸워야 한다"며 "이런 비정한 정권에 맞서 잘 싸우고, 언론 악법도 어떤 흔들림 없이 잘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태그:#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 #봉하마을, #전례위원회, #안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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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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