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이명박 대통령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여기에 자신의 재산 331억원을 기부하기로 한 것은, 일단 '약속이행'이라는 점에서 점수를 받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들도 "늦었지만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한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따라 배우기'

한나라당은 '이명박 따라 배우기' 태세다.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이 당 차원의 장학재단 설립계획을 밝혔고, 안상수 원내대표는 7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도 돈이 없지만 장학재단에 내놓겠다. 여기 계신 분들도 조금씩 내놨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 날선 비판을 계속해온 <한겨레>와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각각 "뒤늦게나마 이 대통령이 약속을 지킨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늦은 감은 있으나 대국민 약속의 이행이라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하다"고 썼다.

보수신문들도 칭송 목소리를 높이면서, 기부문화 확산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이 대통령 재산 기부로 보통사람 기부 시대 열리기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높게 평가할 일이다"라고 했고, <중앙일보>도 'MB 재산헌납, 기부문화 확산 계기 되길' 제목의 사설에서 "어렵게 모은 재산을 내놓기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논설위원들이 쓰는 '횡설수설' 코너에서 "아름다운 일"이라고 했다.

<조선> "정치인이 선거운동 와중에 재산헌납 약속하는 건 비정상"

언론들은 이와 함께 선거기간중 재산헌납 약속의 '비정상성'과 '정치성'도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정치인이 선거운동 와중에 재산 헌납을 약속하는 것을 정상(正常)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통령 후보가 선거를 앞두고 재산 환원을 발표하고 물의를 일으킨 기업가가 거액 기부를 약속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버려, 이것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썼다. <중앙일보>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BBK 의혹'으로 시달리던 시점이니 국면전환용이라고 의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이번 재산기부 실행에 담긴 정치적 의도를 분석했다. '기부효과 극대화 타이밍도 고려'라는 기사에서 "재산 기부는 분명 이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하기 위해 아껴뒀던 카드임에 틀림없다"면서 "보류 중이던 이 카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한 것은 올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정국으로 여권이 코너에 몰리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보도했다.

이어 "또 최근 야당이나 시민단체가 '왜 재산기부 약속을 안 지키느냐'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더 이상 미룰 경우 오히려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며 "새로운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면서 이의 추동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이날 아껴뒀던 재산기부 카드를 친서민 행보와 연결지어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라고 썼다.

긍정평가와 별개로 야당들과 언론은 대통령의 재산기부 방식과 '청계'재단의 이사진 구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한겨레>는 "이미 있는 재단에 재산을 쾌척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 이름의 재단을 설립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고 했다. "기부자가 스스로 재단을 만드는 방식은 우리 사회에서 세금 없이 재산을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자주 악용됐는데, 이 대통령의 재단도 이런 오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청계재단이 이 대통령 출연재산만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외부 출연 가능성을 열어두는 순간, 모금과 관련한 현직 대통령의 영향력 행사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재단 이사진에 송정호 전 법무장관 등 이 대통령의 친구와 측근, 큰 사위 이상주 변호사 등 'MB 사람들'이 포진한 것에 대해 "재단 운영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는 여지"라면서 "재산 기부는 자발성과 순수성이 요체라는 점에서 재단 이름에 자칫 집착으로 비쳐질 수 있는 아호를 붙였다는 점 역시 좀 더 숙고가 필요했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같은 곳에 기부하면 끝인데"

인터넷의 다음 아고라는 좀 더 날카롭다.

아고리언 '개천의 이무기'는 7일 새벽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아고리언들의 놀라운 선견지명'이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 간 이 대통령의 재산기부 문제에 대해 아고리언 10여명이 써온 글을 엮은 것으로, '장학재단' 설립 등을 예측하고 있다.

여기서 '느림보 거북이'는 지난해 6월 5일 "재단 만드는 겁니다. 그거 기부 아닙니다. 보통 재산 많은 사람들이 탈세해서 자식들한테 재산 물려줄 때 많이 쓰는 방법이죠"라고 했고, '웹낭'은 같은 해 12월 "장학재단이든 뭐든 법인을 만들죠. 그런 다음 재단이사회를 내사람들로 장악시키죠.…전재산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같은 곳에 기부하면 끝인데"라고 했다.

이런 우려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최고책임자라는 점에서, 개인 차원의 기부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서민복지 확대 정책을 만들고 이를 집행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그가 더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라는 지적도 많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