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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정에 맞지 않는 볼라드는 흉기나 다름없다.
 규정에 맞지 않는 볼라드는 흉기나 다름없다.
ⓒ 성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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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드의 실효성을 못 느끼겠습니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선 자동차는 자동차대로, 볼라드는 볼라드대로 장애물만 는 셈이지 않습니까?"

1급 시각 장애인 봉승용(31)씨는 "도로에 설치된 볼라드가 흉기나 다름없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이야기했다.

볼라드는 도로변 차량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차도와 인도 경계에 세운 말뚝이다. 자동차로부터 교통약자들을 보호한다는 취지인데,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선 오히려 볼라드가 보행권을 위협하는 도구가 됐다. 실제로 지금도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된 볼라드가 크고 작은 보행자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도로로 나가봤다.

2004년 이전 설치된 볼라드 '안전 위해 개선 시급'

 무분별하게 설치한 볼라드.
 무분별하게 설치한 볼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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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의 도로변. 무질서하게 심어놓은 볼라드 때문에 혼잡한 모습이다. 볼라드의 높이는 30cm이며, 재질은 화강암이었다. 설치 규정에 맞지 않는 볼라드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블록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높이가 낮아 볼라드를 보지 못할 수도 있고, 단단한 화강암에 부딪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현행 교통 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은 볼라드 설치기준과 관련,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해 높이는 80~100㎝ 내외로 하고 볼라드의 재질은 보행자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료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볼라드 30㎝ 앞에는 시각장애인이 인식할 수 있도록 점자형 블록을 설치하도록 돼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규칙이 생긴 2004년 이전에 설치된 볼라드다. 대부분 설치 규정보다 높이가 낮고 재질이 단단하다. 심지어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 위에 볼라드를 설치한 경우도 있었다. 송파구의 한 횡단보도 앞. 길을 안내하는 보도블록 위에 말뚝을 박았다. 안심하고 가다간 다치기 십상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도블록 위에 볼라드를 설치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도블록 위에 볼라드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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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시각장애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고의 위험은 누구에게나 존재했다. 실제로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무릎 십자인대가 늘어난 한 보행자가 관할 기관인 영등포 구청을 상대로 1억 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일부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봉씨도 볼라드 때문에 다친 적이 있다고 했다. 특히 무릎 관절 높이의 볼라드는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진다. 그는 "지하철역(삼각지역 6번 출구 쪽)에서 나오다 볼라드에 부딪쳤는데 너무 아파 3분 정도 주저앉아 있었다"며 "이 곳에서 자주 부딪쳐 관절염에 걸린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지하철 역 내 볼라드도 누군가에겐 버거운 장애물이다.
 지하철 역 내 볼라드도 누군가에겐 버거운 장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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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드의 불법 주정차 차량 억제 기능은?

그렇다면 볼라드는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  불법 주정차를 하는 차량들을 지켜본 결과, 대부분 볼라드가 설치되지 않은 도로의 낮은 턱을 이용해 어떻게든 인도로 진입하고 있었다. 볼라드가 있어도 주차할 방법은 있다는 얘기다. 볼라드는 볼라드대로, 이렇게 진입한 차량은 차량대로 도로 한 부분을 차지해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실효성 없는 볼라드가 많은데도 신속하게 제거되고 있지 않는 이유는 볼라드 설치와 제거, 변경이 모두 관할 구청 예산으로 집행돼 해당 구청 사정에 따라 이행 시기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다.

 볼라드가 있는 곳도 주정차를 막기 힘들다.
 볼라드가 있는 곳도 주정차를 막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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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낮은 턱을 이용해 주차하는 차량들.
 인도의 낮은 턱을 이용해 주차하는 차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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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볼라드 원천 제거는 불가능하다"면서 "하지만 현행 문제점을 개선하여 자동차 진입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볼라드를 보행자 우선 구역 이외의 도로에도 추가 설치하고, 규격에 맞지 않는 설치물들을 철거 및 변경하여 불편을 최소화 하는 방법으로 신속히 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보행자들의 잦은 부상에도 볼라드를 설치해야 한다면, 다음 두 가지는 꼭 충족해야 한다. 제 구실을 다할 것, 동시에 안전할 것. '모든' 보행자들의 안전과 이동 편의를 위해 정부와 해당 기관들의 실천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규정에 어긋나는 볼라드들.
 규정에 어긋나는 볼라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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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블로그 따스아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볼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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