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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몸짱시절

밥 두세 그릇 고기 5인분을 먹고도 초콜릿 복근을 자랑하던 몸짱시절이 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뱃살과 관련된 기사 공모를 보면서 문득 생각나는 시절, 바로 군대시절입니다. 필자는 국군체육부대 출신입니다. 물론 선수는 아니었고 기간병으로 선수지원 등의 행정 업무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워낙 태릉선수촌처럼 좋은 체육시설이 많아 88년 올림픽 때는 핸드볼 경기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기간 사병들도 선수 훈련에 방해 받지 않는 시간에는 선수들과 어울려 헬스나 달리기, 수영, 축구, 농구 등 온갖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입대 후 첫 면회를 오신 부모님과 형제들은 "여기가 군대 맞느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규율조차 없는 건 아니었고, 나름대로 위계질서를 잘 지키면 그 외의 시간들은 자신이 원하는 운동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특혜를 누렸습니다.

 1990년 군대에서 몸을 만들던 시절입니다. 제법 몸짱의 포스가 느껴지네요.
 1990년 군대에서 몸을 만들던 시절입니다. 제법 몸짱의 포스가 느껴지네요.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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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부터 1991년까지 한 병영생활에 군복을 입는 일은 '신고식'과 '특별훈련' 기간뿐이었고, 대부분 시간에는 트레이닝복을 입었으니, 스스로도 군인의식이 희미해질 정도였지요. 또 당시 부대장의 지시로 기간병들도 태권도나 유도를 의무적으로 배우게 했는데, 이 때문에 거의 모든 기간병들은 선수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기도 했습니다.

특히 유난히 헬스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일과가 끝난 이후에는 매일 헬스장(체력단련장이라고 불렀음)에 출근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 곳에는 개인훈련단 선수들을 비롯해 보디빌더들도 제법 와서 훈련을 했고, 관장이 총괄하면서 시설을 관리했는데, 워낙 자주 오는 필자를 관심있게 지켜본 관장은 "자네 보디빌딩 한 번 해 보지 않겠나"라며 은근히 바람을 넣었습니다. 체계적인 훈련을 1년 정도 하면 대회에 출전도 가능하겠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습니다.

 역시 군대 시절의 동료들과 헬스하면서 폼을 잡아 봤습니다. 이 때만 해도 뱃살 걱정은 꿈에도 하지 못했습니다.
 역시 군대 시절의 동료들과 헬스하면서 폼을 잡아 봤습니다. 이 때만 해도 뱃살 걱정은 꿈에도 하지 못했습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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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결혼과 당뇨

비록 보디빌더가 되지는 못했지만 20대의 몸은 그야말로 '몸짱'이었습니다. 그러나 20대 후반에 결혼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운동할 기회가 없었다기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게 맞습니다. 결혼 직후 거의 연년생으로 두 딸이 태어나고, 처자식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뛰어다니다 보니 '운동'과 거리가 멀어지는 건 당연했습니다.

참고로, 과격한 헬스에 익숙해진 몸이 원하는 건 '고칼로리'입니다. 하루 세 시간 정도를 꾸준히 헬스 특히 '보디빌더'에 버금가는 운동을 하려면 엄청난 칼로리가 소비되고, 그것을 보충하려면 음식을 과하게 먹어서 각종 영양소를 섭취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결혼 후 운동 시간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과식을 하던 식습관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한창 운동할 때 75킬로를 유지하던 몸무게가 무려 100킬로를 넘었고, 급기야 어느날 길거리에서 쓰러지는 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병원에 실려 간 뒤 '당뇨'라는 판정을 받았는데 당시 수치가 무려 350을 넘었습니다. 그대로 방치했다면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까지 갔는데, 다행히 그때부터 당뇨와의 지루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의학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 중 꽤 많은 사람이 자기가 '당뇨'병이 있는지를 모른 채 검사조차 해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즉시 병원에 가셔서 혈당체크를 꼭 해 보시기 바랍니다. 더 늦기 전에 말입니다.

중년의 뱃살빼기, 몸매보다 생명을 위한 싸움

 전역한 이후에 결혼하고 몸 관리를 외면한 결과입니다. 무려 100킬로를 웃도는 뚱보가 되었습니다. 한 순간이었습니다.
 전역한 이후에 결혼하고 몸 관리를 외면한 결과입니다. 무려 100킬로를 웃도는 뚱보가 되었습니다. 한 순간이었습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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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0에 들어서고 보니 뱃살과의 전쟁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이미 20대의 탄력은 사라지고 운동을 하면 할수록 건강을 되찾는 효과보다는 온 몸이 쑤시는 역효과가 더 납니다. 단골 병원의 의사는 "당뇨와 친구처럼 지내며 평생 사는 수밖에 없다"고 협박(?)을 합니다.

그나마 아직은 인슐린에 의존할 정도는 아니라서 '혈당강하제'와 식사요법, 그리고 운동요법을 병행하도록 지시를 내려 줍니다. 문제는 이 '운동'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인데, 글 쓰느라고 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보니 도무지 '운동'할 시간이 없습니다.

필자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이 이런 사정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자구책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운동을 하지 못한다면 식사를 덜 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리고 뱃살의 최고의 적, '야식'과의 싸움을 했습니다. 저녁을 먹어도 밤만 되면 되돌아오는 입맛의 유혹은 견디기 힘듭니다. 일종의 '가짜 배고픔'인데요, 뱃속 지방이 100개가 있다가, 20개가 빠져 나가면 우리 몸은 그 부족한 20개를 채워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나머지 80개는 생각하지 않고 20개를 채우려고 50개를 채워버립니다. 그게 야식입니다.

필자의 경우는 야식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배 고프면 자자"는 신념을 굳게 지킨 지 3개월 만에 허리둘레 40인치를 38로 줄였고, 또 6개월만에 38을 34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몸무게도 90킬로에서 지금은 78킬로로 키 175에 적당한 무게를 되찾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분은 물론이고 몸 상태도 매우 가뿐하며, 혈당 수치 또한 거의 정상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칼로리 야식이 '땡겨'? 저승사자가 배달해 주는 것들

뱃살이 나오신 분들, 단 하루만 야식을 먹지 말고 배가 고프다 싶을 때 잠을 자 보면 압니다. 아침에는 여전히 '더부룩'합니다. 이미 우리 뱃속에 80개의 지방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절대로 속지 마십시오. 그 80개가 모두 없어질 때까지 배 고픈 채로 잠자리에 들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야식의 유혹을 못 이길 때는 '오이'와 '치즈'를 먹기를 권합니다. 칼로리가 전혀 없는 '오이'는  한 두 개 먹으면 배가 부릅니다. 그리고 기름진 것이 생각나면 '치즈'를 먹습니다. 치즈는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주는 대표적인 저칼로리 식품이고, 맛도 좋습니다. 그러면 별 무리 없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습니다. 왜 밤만 되면 '치킨', '피자', '라면', '콜라', '햄버거' 같은 초 고칼로리 식품들이 먹고 싶을까요. 견디기 어려우면 이것들을 저승사자가 배달해 준다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또 한 가지는 '간단한 스트레칭'으로도 지방을 분해할 수 있습니다.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40대는 먹고 눕기 바쁩니다. 하지만 식후 30분이 지나 조금씩 스트레칭을 해주면, 의외로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돈 들여 요가학원을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취침 전 스트레칭 30분, 허리둘레 40을 34로 줄일 수 있다

방 안에서 근육을 늘여주는 자세 (다리 벌리기, 철봉처럼 문에 매달리기, 허리 숙이고 1분 참기 등)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닌 고정된 자세로 우리 몸의 근육을 풀어주면, 우리 몸의 근육들은 "이것 봐라, 운동을 시작하네?"라며 자신들 주변에 있는 지방들을 태우기 시작합니다. '몸짱'시절에 배웠던 방법입니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스트레칭'이고, 마무리도 '스트레칭'입니다. 그것만 30분 해도 같은 양의 운동효과가 나타납니다.

중년의 뱃살동지 여러분, 옷 가게에서 34인치 바지 앞에서 좌절해 본 경험이 있다면 당신은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분입니다. 그 싸움에서 이긴다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고, '몸짱'은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뱃살아, 미안해>응모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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