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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민주공무원노조, 법원공무원노조 등 3개 공무원노조는 26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 징계' 방침을 경고한 정부의 공무원노조 시국선언 탄압을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공노 손영태 위원장, 민공노 정헌재 위원장, 법원노조 오병욱 위원장과 박장순 조직쟁의실장, 민주노총 정의현 수석부위원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오병욱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공무원노동자들은 헌법을 수호할 책무가 있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한 헌법에는 집회결사의 자유가 있고, 여기에는 공무원이라고 특별하지 않다"며 "공무원의 정치활동은 공무가 한쪽으로 쏠림을 방지하는 선에서, 업무의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라는 말을 입 밖에 내기만 하면 잡아넣겠다는 것은 과거에 총칼로 집권한 군부독재시대나 있을 법한 이야기다"라며 시국선언을 할 경우 중징계 방침을 경고한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공무원노동자는 정당한 상사의 명령에 따를 의무가 있지만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하루 빨리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보장하고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장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손영태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탄압이 공무원노조를 하나로 뭉치게 했다"며 "시국선언과 관련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이 본격화될 경우 예정보다 빨리 하나 된 조직으로 뭉쳐 강력한 투쟁을 벌일 것을 제안하겠다"고 정면대응 방침을 밝혔다.

 

3개 공무원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먼저 "공무원노동자의 시국선언과 관련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지금 우리가 70년대에 살고 있는가하는 착각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시국선언이 아직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어떤 내용과 형식으로 전개될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법처리는 물론 '선 징계 방침'까지 운운하며 공무원노동자들을 겁박하고 있다"며 "이는 공무원들이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다면 무조건 감옥에 보내고, 목을 자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선 징계 방침'을 밝힌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은 공무원노동자들이 예비 범죄 행위자이므로 사전에 처벌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는 법이고 뭐고 간에 하수인들에 불과한 공무원들이 '어딜 머리를 쳐들어, 한번 쳐들어 봐라. 내가 너희들을 모두 쓸어버리겠어!'라고 하는 말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또 "지금 청와대 대변인과 행정부장관이 갖고 있는 공무원에 대한 인식수준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표현"이라며 "이런 것을 어떻게 공갈협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지난 2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전국기초자치 단체장 워크숍 특강을 통해 행정안전부 장관은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관련해 내년 선거 어려워지면 저희가 좋은 공문을 즉각 보내주겠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됐다"며 "지금 정부가 공무원노동자들이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공무원법상의 정치활동 금지조항'을 행정안전부 장관이 몸소 위반하고 있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도 비난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청와대의 입이라고 하는 대변인이 해직자들이 마치 불법적으로 희생자구제기금을 받는 것처럼 호도하면서, '주요 간부들은 노조 예산으로 서울에 아파트, 노조 사옥 등을 구입해서 살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 이것이 마치 무슨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인 양 발표해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노조 예산으로 서울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가 무슨 자격으로 이야기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고, 지방에 거주하는 간부들이 서울의 노조사무실에 근무하기 위해 휴직을 내고 가족과 떨어져 임시로 거주하는 숙소로 아파트를 임대해 함께 생활하는 있는 것이 무슨 도덕적 문제인지 정부의 도덕적 잣대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따졌다.

 

아울러 "아마 청와대 대변인은 노조 간부들은 천막이나 치고 살아야 하거나, 아니면 노숙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며 "백번 양보해서 만약 노조간부들이 천막이라도 치고 산다면 아마 청와대 대변인은 불법 건축물에서 사는 노조간부들이라고 발표하면서 도덕성은 훌륭하다고 비꼴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이들은 그러면서 "3개 단체 13만 조합원은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발악적 탄압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소신과 의견을 밝히면서 정의의 길로 걸어 나갈 것이며, 또한 행정안전부 장관의 불법선거운동과 청와대 대변인의 명예훼손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사법적 심판을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이들은 "국민의 공무원이다. 시국선언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편, 3개 공무원노조의 시국선언에 관한 일정은 향후 계속 논의될 예정이나, 언제가 될 지는 현재로선 구체적인 일정을 예상하기 힘들다고 법원노조 관계자가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오병욱, #손영태, #시국선언, #법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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