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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신미래는 노무현이 아니라"고 했다. '신미래'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잠깐 설명한다. 신미래(김선아분)는 <SBS>수목드라마 <시티홀>에서 고졸 학력, 10급공무원 출신으로 '인주시' 시장에 오른 사람이다.  

 

10급 공무원 신미래씨가 인주시장이 되는 과정이 묘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과 비슷한 시기에 방영되고, 노 전 대통령과 신미래 시장이 자라온 환경이 비슷하여 신미래=노무현으로 인식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여기에 전여옥 의원이 딴지를 걸었다.

 

전여옥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oktalktalk.com)에서 "정치는 드라마"라는 글을 통해 머리가 복잡할 때 자신은 책을 보지만 "마음이 복잡할 때는? 저는 TV를 봅니다"면서 시티홀을 즐겨보고 있는데 "정치에 뜻을 둔 분들에게 '시티홀'"을 홍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티홀이 "돈과 세몰이, 비정한 책략이 오가는 정치판에서 단골메뉴로 나오는" 정치인이 아니라 "어리버리형 시장"이라고 신미래를 평했다. 전 의원의 신미래 사장에 대한 평가에 대해 다른 시청자들도 별 다르지 않다. 자기와 기득권보다는 시민을 위해 시정을 펴나가는 모습은 현 정치권에 배신감을 가진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신미래 시장의 이런 평가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것을 두고 전 의원은 "어떤 분들은 노무현=신미래라고는 한다지만 제가 보기엔 엄청 다른 것 같구요"라고 했다. 전 의원은 노무현은 신미래와 많이 다르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거의 단정해버렸다. 노 전 대통령 서거와 묘하게 시간이 겹쳐 그런지 몰라도 시청자들은 노무현=신미래로 생각한 것은 사실이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가졌다. 전 의원이 왜 다른지 설명했더라면 좋았을 것인데.

 

전 의원은 시티홀은 "중요한 것은 매우 좋은 드라마"로 시티홀은"'결코 지루하지 않았다'"고 했다.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는 말에 방점을 찍은 이유가 있다. 시티홀을 보면 극이 빠르게 진행된다. '빠르게' 말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어떤가? 시티홀은 빠르지만 우리 여의도는 "국회도 못 열고 용어는 19세기. 사고는 18세기에 있는데 누가 '여의도 드라마'를 보겠습니까?"라면서 "느려터진 '여의도의 정치협상의 속도' 엿가락처럼 늘이고 늘이는 '3류드라마'가 여의도 정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했다.

 

6월 국회가 열려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은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으니 할 일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하고 있다. 빠르게 전개되는 시티홀과 느려터진 대한민국 국회는 도저히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시티홀이 시청자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주시가 개최한 '밴댕이아가씨' 선발대회에서 1등을 했는데도 상금을 주지 않고 시청이 상금을 착복했을 때 신미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기 권리를 찾았다.

 

시장에 출마했을 때는 허황된 공약이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는 공약만을 내세웠다. 시장이 된 후 환경 오염이 심한 공장을 짓기보다는 시립병원과 아동병원을 짓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신미래 시장에게 주목했다.

 

시티홀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빠른 전개가 아니라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니다. 시장이 된 후에도 자기 권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시민 권익을 위해 먼저 힘쓰는 신미래 시장을 보여준다.

 

시티홀을 통해 정치권력이 본 받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바로 자기가 가진 권력을 자기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행사하는 것이다. 전여옥 의원이 시티홀을 많이 보았다면 시민 권리를 위해 힘쓰는 신미래 시장을 보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딴지를 걸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권리를 위해 얼마나 힘쓰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노무현=신미래와 이명박=신미래 중 어느 것에 점수를 더 주고 싶은지 아내에게 물었더니, 그게 질문이라고 하느냐는 핀잔만 들었다.

 

정치는 드라마다!

머리가 복잡할 때는

무엇을 하세요?

저는 책을 봅니다.

그런데 마음이 복잡할 때는?

저는 TV를 봅니다.

책과 달리 TV는 멍하니

혹은 달리 생각할 것 없이

'자신을 맡기면~'되니까요

오늘은 제가 약간 감기 기운이 있어

(신종 플루는 절대 아닙니다!)

집에서 하루종일 있었습니다.

아주 드문 예지요.

그래서 드문드문 보았던

드라마 '시티홀'을 다운받아

모조리 보았습니다.

저는 정치에 뜻을 둔 분들에게 '시티홀'을 보라고

홍보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젠가요? 동아일보에서

'웨스트 윙'과 '시티홀'을 비교해서

기사를 썼지요. 한마디로 '미국의 웨스트 윙은 정치드라마로서

볼만한데 시티홀을 그렇지 않다'였습니다.

웨스트 윙이 매우 사실적이고 탄탄한 구성에

정치행위에 대한 심도 깊은 접근이 있는데

'시티홀'은 아쉽다-멜로드라마에 코미디,

그리고 '정치를 희화화하고 모든 정치인과 정당은

없어져야 할 대상'인 것처럼

그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티홀을 16회까지

모조리 보고나니 '과연 그런가?'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저도 한마디 하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한때 꽤 오랫동안 '전여옥의 TV보기'를

연재했던 사람 아닙니까^*^

돈과 세몰이, 비정한 책략이 오가는

정치판에서 단골메뉴로 나온

어리버리형 시장 '신미래'-

어떤 분들은 노무현=신미래라고는 한다지만---

제가 보기엔 엄청 다른 것 같구요.

중요한 것은 매우 좋은 드라마라는 점입니다.

물론 웨스트윙과 다를 뿐이지

또 다른 한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매우 훌륭한 정치 드라마라는 점입니다.

일단은~'정치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고마운 드라마'라는

점이지요.

16편을 '빠르게 보기'로 부분부분 스치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는 점-

재밌게 보았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가 단지 차승원의 기럭지 때문이겠습니까?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김선아 때문이겠습니까?

즉 정치는 드라마! 라는

우리 여의도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정치의 존재이유'를 일깨워주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시티홀' 참 드라마 전개

빠릅니다.

국회도 못 열고 용어는 19세기.

사고는 18세기에 있는데--

누가 '여의도 드라마'를 보겠습니까?

시티홀을 보지

느려터진 '여의도의 정치협상의 속도'

엿가락처럼 늘이고 늘이는 '3류드라마'가

여의도 정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더 이상 정치는

'드라마'가 아닌가? 하는

씁쓸한 질문을 던진 오늘입니다.

 


태그:#전여옥, #시티홀, #신미래,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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