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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5일 저녁 7시 30분]
 
국민행동본부, 가스총 쏘며 분향소 시민들과 몸싸움
 
"탕! 탕! 탕!"
 
15일 오후 5시 35분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이 허공을 향해 가스총을 발사했다. 그 순간 50여 명의 국민행동본부 애국기동단원들이 덕수궁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경찰들을 향해 돌진했다.
 
돌격에 앞서 서정갑 본부장은 정보계 형사를 붙들고 '사전 경고'를 했었다.
 

"경찰이 일을 안 하고 있어 우리가 왔다. 우리가 덮치려면 덮칠 수 있는데 그냥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저쪽 사람들이 이리로 넘어오는 것을 경찰이 방치하고 있다. 이제 더 참을 수 없다. 돌파하겠다."
 
대다수가 50~60대로 보이는 초로의 노인들이었지만 돌격 때의 기력은 젊은이 못지 않았다. 이들은 두 차례의 돌격으로 20대 청장년들로 구성된 경찰들의 1차 저지선을 뚫고 2차 저지선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두 번 모두 돌파한 지 5분도 되지 않아 다시 1차 저지선 밑으로 후퇴해 작전을 짰다. 그러나 모두 '실패'였다. 2차례의 돌격이 무산된 국민행동본부 애국기동단원들은 "3일 후 다시 철거하러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발길을 돌렸다.
 
국민행동본부 애국기동단원들의 돌격 직전에도 다른 보수단체 회원들이 덕수궁 분향소를 찾아 분향소를 지키고 있던 시민들과 설전과 몸싸움을 벌였다.
 
50여 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은 자원봉사자들을 향해 "김대중과 노무현은 핵무기를 만든 북한에 돈을 퍼준 역적"이라며 시민들을 향해 "빨갱이", "사탄"이라 외쳤고, 분향소의 시민들은 "친일파", "뉴라이트"라고 응수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1년 내 좌파세력 모두 척결해야"
 

이 모든 일은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북핵 폐기 반국가세력척결 국민대회' 때부터 예견됐었다. 경찰 추산 1만 6천여 명이 모인 이 대회에선 모두들 입을 모아 ▲6.15 공동선언 폐기 ▲한미연합사 해체보류 ▲핵무장 ▲친북좌파 척결을 외쳤다.
 
연단에 오른 보수 인사들의 강경한 발언도 이들을 '고무'시켰다. 연사들의 한 마디할 때마다 곳곳에서 "죽이자", "옳소"라는 맞장구가 터져나왔다.
 
구재태 재향경우회장은 "시국선언을 한 교수들은 평양에 보내야 한다", "햇볕정책은 북한에 조공을 바친 것이다, 북한을 핵무장하게 해줬으니 햇볕정책은 반민족적 범죄다"고 소리쳤다.
 
그는 또 "강력한 응징만이 북한의 무모한 불장난을 막을 수 있다"며 "북한이 서해5도나 DMZ에서 도발한다면 우리는 즉각 10배, 100배의 응징으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전 국방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중도실용주의를 표방하면서 오늘까지 왔다"며 "대통령, 국정원, 법무부장관, 경찰청장, 행정자치부 장관은 지금이라도 직접 나서서 1년 내 좌파세력을 모두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상임의장은 이어, "인민을 굶겨 죽여 가며, 와신상담하고 절치부심해 핵을 개발한 북한이 말로 해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반도비핵화 선언을 폐기하고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다시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갑제 "좌익 사냥 즐기며 구경해야 하는데 왜 여기에 나와 있나"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6.15 공동선언은 김정일의 대남적화전략문서에 김대중씨가 서명한 것"이라며 "6.15 선언을 한 세력은 반역세력이다, 이들을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씨는 간첩 잡는 국정원을 시켜 김정일의 비자금을 넣어줘 북한의 핵개발을 도왔다"며 "주적의 핵개발을 도운 자를 이명박 정부는 조사·감사·고발해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이 정부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이명박 정부를 직무유기로 고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 전 대표는 특히 "우리가 530만 표 차로 이명박 대통령을 뽑아주고, 자유선진당·한나라당이 국회 내 2/3의 의석을 차지하도록 한 것은 이런 내부의 적을 척결하라는 뜻인데 못하고 있다"며 "(경찰이) 좌익을 사냥하는 것을 즐기며 구경해야 하는데 왜 우리가 여기 나와 있냐"며 한탄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가 계속 이렇게 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김대중씨를 사법처리하지 않는다면 이제 우리가 나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서명에 나서야 하고 한나라당을 해체하겠다고 해야 한다"며 "이제 돌아가셔서 한나라당과 정부, 청와대에 마구 전화하고, 편지 쓰고 같이 싸워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1신 : 15일 오후 1시 30분]
 
국민행동본부, 덕수궁 분향소 '철거' 요구... 충돌 우려
 

우익단체인 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가 1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 철거를 요구하기로 함에 따라 분향소를 운영하는 시민들과 충돌이 예상된다.

 

국민행동본부는 이날 오후 12시까지로 철거시한을 정했고 이 시간까지 철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력 행사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행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북핵 폐기 및 반국가세력 척결 국민대회'를 개최한 뒤 덕수궁 대한문으로 재집결, 분향소를 철거할 계획이다.

 

서정갑 본부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하도 답답해서 오늘 오전 서울경찰청 관계자에 '중구청에서도 철거요청 공문을 보냈으니 경찰이 나서달라'고 따졌는데 '우리도 나설 수 없다'고 했다"며 답답함을 표했다.

 

그는 "분향소는 고인에게 조의를 표하는 곳인데, 국민장도 이미 끝난 마당에 고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되겠냐"면서 "외국관광객도 많이 오가는 서울 한복판에 분향소를 이렇게 오랫동안 설치하면 그들 눈에 대한민국은 법도 없는 나라로 비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정갑 "국민장도 끝난 마당에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되겠나"

 

서 본부장은 이어 "(분향소를 오랫동안 설치하는 것은) 죽은 사람을 두 번 죽이는 일이고 노 전 대통령이 살아난다면 '왜 이렇게 나를 모욕 주냐고 개탄할 판"이라며 "같은 국민끼리 싸울 이유는 없고, 일단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날 집회 이후 덕수궁 앞에 모여 점잖게 철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덕수궁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시민상주단의 황일권씨는 "고인을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들"이라며 국민행동본부를 비판했다.  

 

황씨는 "지난 일요일에만 800여 명의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는 등 고인을 기리는 국민들의 마음은 아직 식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49재까지라도 생전에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대접받지 못한 노 전 대통령을 애틋하게 추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 이런 행사마저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현 상황이 한심스럽고 개탄스럽다"며 "이후 발생할 불상사에 대해선 (국민행동본부 측에)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태그:#노무현, #덕수궁, #분향소, #국민행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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