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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터디'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입시? 취업? 토익? 현재 한반도는 스터디로 뜨겁다. 중고생들은 스터디 플래너를 들고 다니며 학업에 힘쓰고 대학생들은 목표가 같은 사람들과 함께 취업 스터디를, 직장인들은 토익 등 영어에 관한 스터디를 한다. 다양한 연령대가 있지만 대학생들의 열기가 가장 뜨겁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기존의 스터디를 벗어난 독특한 모습의 스터디를 하는 대학생들을 만나게 됐다.

그들은 GLC(Global Leaders Club)라고 하는 비영리, 비정치 대학생 연합 자치 단체의 학생들이다.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의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3박 4일의 죽음의 캠프를 시작으로 그야말로 '빡세게' 활동한다. 그러나 힘든 활동에도 GLC에 머무르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매주 토요일마다 있는 스터디다.

리더를 만나 경험을 얻는 강연

‘어학연수를 때려치우고 세계를 품다’의 저자인 김성용씨의 강연 후, 한 학생이 질문을 하고 있다.
 ‘어학연수를 때려치우고 세계를 품다’의 저자인 김성용씨의 강연 후, 한 학생이 질문을 하고 있다.
ⓒ 박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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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뒤에 앉아있던 어떤 남자가 일어서서 앞으로 걸어 나온다. 검은 색 옷에 차분한 느낌이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같은 책을 가방 안에서 꺼낸다. 그 책은 다름 아닌 파란색의 시원한 배경에 일러스트가 표지로 꾸며진 '어학연수를 때려치우고 세계를 품다'였다. 그리고 지금 앞에 서있는 사람은 그 책의 저자 김성용씨.

GLC의 스터디는 보통 한 기수 당 여덟 번 정도 이뤄진다. 그 중에서도 강연은 50%를 차지한다. 주로 자신의 분야에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리더가 된 사람이 강연자로 자리에 오른다. 이번 학기 첫 스터디이자 첫 강연은 대학생의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움직일만한 '모험가'를 모셨다.

그는 어학연수 준비까지 모두 마친 상태에서 왜 자신이 그것을 중단, 세계 여행을 했는지를 시작으로 입을 열었다. 그의 나긋나긋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목소리에 사람들의 눈은 더욱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의 캠페인 식으로 만든 영상을 보여주면서 강의는 절정에 달했다. 다들 당장이라도 어디론가 떠날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며 자신을 만나는 북 스터디

정해진 책을 미리 읽고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정해진 책을 미리 읽고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 박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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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에 따라 모든 조들이 각 강의실로 흩어졌다. 북 스터디를 하기 위해서다. 책을 읽고 주어진 질문을 중심으로 각자의 생각을 교환한다. 이번에는 죽기 전 사람들에게 강연을 통해 많은 것을 남기고 간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다.

질문지를 받고 생각을 간단히 적어 내려간다. 고등학교 서술형 답안을 작성하는 것 같기도 하고 대입 수시 논술 답안을 작성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후 찾아온 생각을 펼쳐나가는 시간. 아직 조원들 간에 없었던 경험이라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그러나 이내 진지하고도 진솔한 답변에 분위기는 차분해진다.

북 스터디가 끝나고 처음 강의실에 모든 조가 모였다. GLC 8기 이경영씨가 강의실 앞쪽에 선다. 자료화면을 띄우고 '마지막 강의'를 시작한다. 그만의 마지막 강의다. 자신이 걸어온 삶을 보여주며 그 특유의 유머에 감동까지 선사한다. 랜디 포시처럼 말이다.

"이걸 준비하면서 저도 제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가 한 말이다. 우리도 마지막 강의를 한번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

말싸움이 아닌 토론의 정수를 배우는 토론대회

‘흉악범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는 주제에 대해 학생들이 서로의 주장에 대해 의견을 표하고 있다.
 ‘흉악범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는 주제에 대해 학생들이 서로의 주장에 대해 의견을 표하고 있다.
ⓒ 박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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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토론대회'라고 하면 MBC의 100분 토론을 쉽게 떠올린다. 다른 나라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토론이 어렵고 난해한 것으로 여겨진다.

사실 토론대회 공지 후, 토론에 대한 교육을 할 때 사람들의 눈에는 두려움이 느껴졌다. 그러나 토론대회는 그 목적이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의도를 이해하고 자신의 사고를 넓히는 것인 만큼 대표 스터디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두려움을 이겨내면 뿌듯함이 찾아온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미리 공지된 주제에 대한 양측 의견에 관한 연설문을 준비하는 것. 주제는 '흉악범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였다. 보통 정치, 경제, 사회 등 현실에 가장 부합한 것이 주제로 선정된다.

토론은 CEDA을 변형해서 만든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간과 순서에 맞춰 발언권을 주고 끝난 후에는 심사위원의 조언으로 마무리한다. 이날 토론대회는 쉴 새 없이 움직였음에도 2시부터 시작되어 7시가 넘어 끝이 났다. 참가한 모든 이의 정신이 쏙 빠질 정도였지만 우승팀을 포함해 제대로 된 토론을 느낀 시간이었다.

우리 안의 다른 사람을 만나는 탈북자와의 대담

탈북 대학생들 중 한 학생이 강의실 앞으로 나와 '탈북자는 네모이다.'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탈북 대학생들 중 한 학생이 강의실 앞으로 나와 '탈북자는 네모이다.'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 박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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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로싱'을 본 적이 있는가? 아픈 아내를 위해 약을 구하려고 중국으로 가는 남자. 결국 아내는 죽고 혼자 남겨진 아들은 아버지를 찾고자 역시 중국으로 떠난다. 거기서 비춰지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 그것은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탈북자들이 스터디에 왔다. 그들과의 만남 전에 본 어두운 내용의 탈북자 관련 영상과는 달리 그들은 일반 대학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학생인 그들 중에는 스터디에 참가한 학생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이 속한 단체의 장의 인사말과 탈북자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스터디가 시작됐다. 다른 지방에서 사는 사람의 말을 듣는 느낌이었다. 북한에서의 삶과 탈북을 한 이유, 그리고 그 뒤의 삶.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였다.

심도 있는 대화를 위해 조마다 한 두 명의 탈북 대학생들이 자리했다. 다른 과, 다른 학교의 사람과 만나는 것처럼 대화는 자유롭게 오갔다. TV 다큐멘터리가 북한의 어두운 실상만을 보여줬다면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정이 느껴졌다고 할까. 어쩌면 여러 영상이나 책들보다 더 진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8번에 걸친 스터디를 끝으로 8기의 공식 활동은 끝이 났다. 그러나 이들은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 스터디를 함께 할 9기를 모집 중이다.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다운 받은 후 6월 6일까지 접수하면 된다. 대학생만의 열정을 느끼고 싶다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새로운 느낌의 스터디를 경험하고 싶다면 GLC 9기가 되는 것은 어떨까?

공식홈페이지 www.glc.or.kr
싸이월드타운 town.cyworld.com/glc


태그:#대학생, #동아리, #GLC, #스터디, #외부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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