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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는 길 외로우실까봐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국민을 두고 혼자 가시면 어떻게 합니까. 혼자 하늘나라에 가셔서 행복하십니까? 끝까지 당신의 편이 되었어야 했는데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노무현 前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제가 화순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화순진보연대(상임의장 박종섭) 주최로 28일 저녁 8시부터 2시간 여 동안 화순읍 광덕택지문화광장에서 진행됐다.

 

문화광장에는 화순진보연대가 25일부터 운영 중인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분향소는 화순진보연대가 주축이 되어 설치했지만 분향소 운영에는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일부 주민들은 분향소로 사용하는 천막을 무상으로 대여해줬는가 하면 26일 저녁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자 분향소가 젖는다며 천막에 씌울 대형비닐을 가져다 준 주민도 있었다. 매일 아침 새로 차려지는 제물과 헌화에 필요한 꽃, 분향소를 지키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간식과 음료 등을 챙겨다 주는 주민들도 있었다.

 

광덕문화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는 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곳이었다. 매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긴 조문행렬에 분향소를 지키는 자원봉사자들의 몸은 늘어졌지만 마음만은 풍성했다.

 

추모제가 열린 28일은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사실상 조문을 할 수 있는 마지막날이어서인지 문화광장은 추모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북적거렸다. 분향소 주변에는 자녀들과 함께 조문을 나온 가족과 학교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삼삼오오 나온 학생, 주민 등의 조문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조문을 마친 참석자들은 촛불을 들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밝혔다. 분향소 곳곳에는 애도의 마음이 담긴 만장(輓章)이 걸렸다. 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으며 고인이 못다이룬 민주주의를 이루겠다는 각오가 담긴 글도 눈에 띄었다. 홀연히 다시 오지 못할 곳으로 떠난 대통령에 대한 원망 섞인 푸념의 글도 눈에 띄었다.

 

이날 화순진보연대는 추모사를 통해 "군사독재시절 인권변호사로 출발해 이땅의 민주화와 남북화해협력,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노무현 前 대통령의 서거는 국민과 한국정치사에 큰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일생을 민주주의와 통일, 사회적 약자와 역사의 피해자들을 위해 일평생 헌신하다가 청렴과 결백을 주장하다 당당히 부러진 '보통사람' '바보 노무현'으로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추모사에 이어서 추모시 낭송과 추모영상 상영,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고인의 행적이 담긴 추모영상이 상영되자 간간히 눈물을 삼키며 고인의 생전 모습을 지켜봤다.

 

강대윤 '참여하는화순인' 사무국장은 자유발언을 통해 "조중동의 논조에 의해 노무현 前 대통령을 실수를 많이 하는 대통령으로만 알았고 사회를 바꾸려고 했던 개혁정치가라는 사실은 그의 죽음 후에 알게 되면서 그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자책감에 괴로웠다"고 말했다.

 

강 사무국장은 "다시는 가진 자보다는 서민을 위한 정치를 폈던 지도자를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죽게 했다는 자책감에 빠지지 않고, 노 前 대통령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정치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자"고 호소했다.

 

정병용씨도 자유발언을 통해 "노무현 前 대통령은 신뢰와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불신과 반칙, 권모와 술수가 난무하는 세상과 싸웠다"며 "비록 노 전 대통령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가 보여준 인생철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은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것"이라고 말했다.

 

화순진보연대 관계자도 "이명박 정권 들어 생존권을 찾기 위해 옥탑에 올라갔던 철거민이 경찰에 의해 죽고, 핸드폰 문자로 해고통지를 받은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더니 전직 대통령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며 개탄했다.

 

이어 "수천억 원의 비자금을 숨겨둔 전모 전직 대통령과 엄청난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에 상납하는 재벌은 솜방망이 처벌하는 검찰이 노무현 前 대통령과 관련된 수사현황은 언론에 낱낱이 폭로하면서 급기야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이는 정치보복이며 사법살인"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디지탈화순뉴스, sbs유포터, 다음블로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노무현 서거, #추모문화제, #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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