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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구속집행정지 허가로 일시석방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지켜드리지 못했는데 무슨 낯으로 조문을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답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허가로 일시석방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지켜드리지 못했는데 무슨 낯으로 조문을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답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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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불쌍해요."

'동지'를 잃은 참모는 끝내 흐느꼈다. 몸이 묶인 처지라 비보를 듣고도 당장 달려가 보지 못한 아쉬움, 자신이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이 뒤섞여 맘 놓고 목놓아 울 수도 없었다. 그의 흐느낌은 그래서 더 구슬펐다.

"무슨 낯으로 조문해야할지... 죄송할 뿐"

27일 낮 12시, 서울 구로구 영등포 구치소를 나선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눈은 이미 붉게 충혈돼 있었다. 까칠한 얼굴과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몸이 심적 고통을 대신 말했다.

취재진 앞에 서서도 그는 차마 입술을 떼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 십여 초간 숨을 고른 뒤에야 입을 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켜드리지 못했는데 무슨 낯으로 조문을 해야될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첫 비서관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마흔 두 살일 때 만나 정치역정의 고락을 함께 해왔다.

참모 중의 참모이면서도 서거 닷새째가 돼서야 조문을 가는 그의 심경은 처절했다. 감정에 북받쳐 흐르는 눈물을 연신 손으로 닦아내며 흐느꼈다.

"(노 전 대통령이) 너무 불쌍해요, 너무 불쌍해요…"

두 눈에선 굵은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는 말에 그는 "정말 돌아보지 마시고… '주변인'이 서럽지 않은 좋은 나라 가시길 빈다"고 말했다. 평생 비주류로 살다 비통한 죽음을 맞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달파 하는 말이었다.

"목숨 붙어있는 날까지 유족들 지키겠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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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구속집행정지 허가로 일시석방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지켜드리지 못했는데 무슨 낯으로 조문을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답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허가로 일시석방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지켜드리지 못했는데 무슨 낯으로 조문을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답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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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권양숙) 여사님과 가족들을 뵈면, 내가 이 세상 목숨 붙어있는 날까지 함께 하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곤 거듭 "(노 전 대통령을) 잘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고 자책했다. 차에 오르고 문이 닫힌 뒤에도 그는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두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법원이 그에게 허락한 시간은 53시간. 그는 이날 바로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누워있는 경남 진영읍 봉하마을로 향했다. 두 사람이 생전에 얼굴을 마주한 건 지난 설이 마지막이었다. 

한편,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이날 일시 석방돼 빈소인 봉하마을로 떠났다. 이들은 영결식이 치러지는 29일 오후 5시까지 구속집행이 정지돼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게 됐다.


태그:#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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