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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나흘이 지났다. 전직 대통령의 서거에 전국은 추모와 애도의 물결로 뒤덮였고, 그것은 인터넷 세상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진중권 교수의 말마따나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인터넷의 힘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기에, 온라인에서의 추모 열기는 오프라인에서의 그것 못지 않게 뜨겁다. 아니 오히려, 그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과 존경의 염원을 담은 목소리는 오프라인을 능가하는 듯하다.

 

지금 인터넷은 '노무현 추모 열풍'으로 뒤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드롬 수준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포털 사이트나 커뮤니티 사이트 등은 그에 대한 게시물로 빼곡하다. 생전의 모습이 담긴 사진, 영상들이 대부분이다. 방송사에서 고인에 대한 예의로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에서 제외시켰듯, 인터넷에서는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한 게시물이 아닌,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성격의 것들은 게시하지 않고 있다.

 

몇몇 누리꾼들은 기존의 사진과 영상을 퍼 나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UCC 동영상을 제작해 인터넷에 올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들이 만든 UCC 동영상 속에는 인권 변호사 시절 노동자의 편에 서서 부당한 권력에 항거했던 청년 노무현부터, 퇴임 후 봉하마을에 낙향하여 일개 촌부와 같은 모습으로 유유자적한 삶을 즐겼던 노년의 노무현까지. 인터넷을 달구는 UCC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또 몰랐던 그의 삶의 면면이 담겨져 있었다.

 

영상으로 보는 노무현... 그립다, 그립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5가지 잘못'이라는 제목의 UCC 동영상은 17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자신을 '24살의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제작자는 "저는 노빠도 아니고 좌빠도 아닙니다"라며 "그냥 개인적으로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외교는 잘했다고 생각하고, 그분에 인생사가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었습니다"라며 UCC 동영상을 만들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UCC 동영상 속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5가지 잘못은 다음과 같았다. 상고 출신이었다는 점, 육군 병장으로 군복무를 마쳤다는 점, 인권 변호사 시절 정권에 항거했다는 점, 친일 과거 청산을 시도했다는 점, 그리고 스스로 자세를 낮춰 민중에 가까운 정치를 펼쳤다는 점, 이 5가지였다. 그리고 동영상 속 고인은 부시, 푸틴, 고이즈미 같은 강대국의 정상들 앞에서도 늘 당당함을 잃지 않는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가수 김연우가 부른 '체념'이 낮게 깔리면서 흐른 이 4분 남짓한 UCC 동영상을 보면서 누리꾼들은 고인을 추억하고 애도했다. "보고 싶습니다.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 다시 볼 수 없겠지요", "정말 대한민국에 노무현 대통령님이 계셨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못 견디게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이 진정 국민의 대통령이십니다",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납니다…" 등등, 고인을 추모하는 댓글들이 넘쳐났다.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은 인간 노무현의 삶을 5분여 남짓한 시간동안 함축적으로 담아냈다. 인권 변호사 시절 약자의 편에 서서 부당한 권력에 항거하고, 국회의원 시절 5공 청문회에서 준엄한 질타를 아끼지 않았던, 삼당합당의 부당함에 반대하여 홀로 거수했던 그의 모습들이 세월의 흐름대로 화면을 흐른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당선이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부산에서 출마를 거듭했던 '바보' 노무현의 모습이 영상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노무현 대통령님, 고맙습니다!'는 대통령답지 않게 소탈했던 인간 노무현을 회고한다.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권위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그 자신 스스로가 몸을 낮춰 국민들에게 다가가고자 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는 늘 밝은 얼굴로 때론 장난기 가득한 아이처럼, 때론 푸근한 이웃집 아저씨처럼 행동했던 고인을 추억하며, MBC 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주제가였던 '고맙습니다'란 노래를 배경음으로 삼아 만든 이 UCC는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당신은 바보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나 하나밖에 모르고 아낌없이 다 준 사람

당신은 천사네요

때론 힘들고 지칠텐데 아무것도 볼 것 없는

사람을 변함없이 믿어주네요

 

이상하죠

그댄 눈물샘이 없나봐요

아파도 날 위해 늘 웃어주네요

그대 곁에서 난 행복해서 우네요

목 끝에 차있는 그 말, 정말 사랑합니다

표현도 못하는 못난 내 사랑

이제서야 말하네요

나 그대 있어 살아가죠

 

이상하죠

그댄 눈물샘이 없나봐요

아파도 날 위해 늘 웃어주네요

그대 곁에서 난 너무나 행복한 사람

해맑은 그대 미소는 나를 비춰주네요

 

먼 훗날

세상이 다 한다 해도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

그대 곁에 나 있음을 나 행복해서 우네요

목 끝에 차있는 그 말

정말 사랑합니다

표현도 못하는 못난 내 사랑

이제서야 말하네요

나 그대 있어 살아가죠


태그:#노무현, #노무현 서거, #노무현 U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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