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전남 순천 연향동에 마련되었다. 서거 소식이 알려진 직후 설치된 분향소는 국민장 결정 후 새롭게 단장하고 조문객을 맞았다. 믿기지 않는 소식에 멍한 가슴을 쓸어내리던 시민들은 하루종일 종종걸음으로 허황한 마음속을 헤메이다 분향소를 찾는 듯했다. 대체로 검은 조복을 갖춰입은 시민들은 가족들과 손을 잡고 침통한 표정으로 차분히 빈소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햐얀 국화 한송이를 받고 방명록에 서명하고 근조 리본을 가슴에 차고 나면 10여명이 한 조를 이루도록 늘어선 긴 줄 끝에서 기다렸다. 눈물을 훔치는 할머니부터 아빠 손을 잡고 응석을 부리는 꼬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조용하고 무거운 분위기다. 단지 빈소 옆에서 상영중인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영상에서 나오는 나레이터의 목소리와 간혹 삽입된 전 대통령의 카랑카랑한 생전의 목소리만 울릴 뿐이다.

 

추모 영상을 상영하는 곳 뒤로 시민들의 아쉬움을 적어놓은 글귀들이 절규한다.

 

"역사는 당신의 진심을 안다. 나는 이 시국의 목격자다. 영면하십시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십시오."

"거짓 없는 가식 없는 천국에서

근심 걱정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십시오. 편히 잠드소서."

 

시민들의 아쉬움과 명복을 비는 글들이 빼곡하다.

 

분향소 부근 가로등과 전봇대에는 만장이 걸렸다.

 

"민주의 이름으로 우리의 가슴에 묻습니다."

"민주세력 하나되어 이명박을 몰아내자."

"진실만 있는 곳에 편히 잠드소서."

 

늦은 밤 순천 시민들의 추모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25일 하루 벌써 1200여명이 넘는 시민이 방명록에 서명을 마쳤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목의 선술집은 정치 토론장이다. 삼삼오오 모여 기울이는 술잔에 울분과 아쉬움을 가득 담아 마시고 있다. 벌써 시간은 자정을 넘었는데.

 


태그:#노무현 서거, #시민 추모, #노무현 국민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중등학교에서 도덕을 가르치면서 교육운동에 관심을 가진 교사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