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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바쁘게 보내야 할 것 같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진작부터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전방위 수사를 예고한 바 있다. 실제 박연차 게이트의 두 줄기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수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검찰 수사는 검찰·검찰·법원·국세청의 전·현직 인사, 전직 지방자치단체장, 현직 국회의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검 "이택순 선에서 수사가 완결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먼저 '내부 인사들'부터 소환조사함으로써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거미줄 로비'를 수사할 명분을 쌓았다. 지난 15일 민유태 현 전주지검장과 대검 최아무개 과장에 이어 18일에는 부산고검의 김종로 부장검사를 소환한 것. 일단, 민 지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조치됐고, 김 부장검사는 2개월 직무집행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어 검찰은 21일 이택순 전 경찰청장을 전격 소환해 10시간이 넘도록 조사를 벌였다. 이 전 청장은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직무관련 청탁과 함께 3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청장은 검찰 소환조사에서 돈 받은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직 경찰 고위간부의 소환조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 전 청장 선에서 완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추가 소환조사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 1999년 이후 부산지방경찰청과 경남지방경찰청에서 근무했던 전직 고위간부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수십만 달러씩을 받은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아무개 전 지방경찰청장이 이들을 박연차 회장과 연결시켜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아무개 전 청장은 오랫동안 부산·경남(PK)지역에서 근무하면서 박연차 회장과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전 청장은 지난 3월 박 회장으로부터 수십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자 "부산과 경남에서 주로 경찰관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며 "이런 돈을 보지도 못했으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현직 검찰 간부와 전직 경찰 간부에 이어 일부 여야 국회의원들과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도 검찰의 소환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최철국(경남 김해을) 민주당 의원은 22일 오전부터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박 전 회장의 사업근거지인 경남 김해가 최 의원의 지역구다. 여기에 김태호 경남지사와 김혁규 전 열린우리당 의원(전 경남지사)도 다음 주중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PK지역 공직사회는 '박연차 공화국'?

 

지금까지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거나 소환조사가 예고된 유력 인사들에게는 'PK(부산경남) 지역'라는 공통점이 있다. PK지역에 사업근거지를 두고 있는 박 전 회장이 주로 PK지역 권력기관장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박 전 회장은 PK지역으로 발령받은 검찰·경찰·법원·국세청 등 권력기관 고위인사들에게 5000만원에서 1억원에 이르는 돈을 건네며 '박연차 인맥'을 형성해 왔다. 이들이 타지역으로 이동할 때에도 꼬박꼬박 '전별금'을 챙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연차 수당'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지난해 박 전 회장이 구속되기 전까지만 해도 PK지역의 공직사회는 사실상 '박연차 공화국'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PK지역에 발령받은 권력기관장들이 처음 인사 가는 사람이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박연차 회장"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PK지역 공직사회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태그:#박연차 게이트, #이택순, #최철국, #민유태, #김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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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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