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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를 넘어서며, 세계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비관론이 우세하던 주식 시장에 낙관론의 힘이 커지면서, 향후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증권가에서 각각 대표적인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로 불리는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과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연달아 만나 앞으로의 경제 상황 분석과 주식 시장 전망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말>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주식 투자를 미뤄라."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이다. 이해하기 쉽지 않다. 증권사에서 주식 살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니. 현재 주식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고, 많은 언론이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경쟁적으로 전하고 있지 않은가.

 

경제위기를 맞아 이명박 정부가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자, 이 돈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많지 않다. 또한 몇몇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경기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종우 센터장의 소신 있는 주가 전망은 눈에 띈다. 언론에서는 그를 대표적인 '비관론자'라 부른다. 이에 대해 그는 "장기적으로 추세를 보는 것일 뿐"이라며 "부분적 반등이 있지만 위기가 끝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세 달 사이에 주가가 40% 이상 올랐다. 부담스럽다. 현재 주식 시장이 과열됐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투기적인 거래가 이뤄진다. 코스피지수는 1200~1450포인트 사이에서 상당 기간 머무르는 형태가 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1000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일시적인 경기부양으로 문제 확대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경제지표 악화가 둔화됐다, 최악의 상황이 지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이 센터장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충분히 예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 바닥론에 쏠린 시선의 한계를 지적하며 "중요한 것은 그 이후"라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유동성을 확대시키고 버블을 만들어서 이런 위기가 왔다면 처방은 뻔하다, 버블을 없애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세계 각국은 일시적인 경기 부양으로 문제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서 경기가 다시 후퇴한다면 그때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물론, 경제가 단기간에 급격한 침체를 겪는다면 일시적인 경기 부양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경우, 일시적인 경기 부양에만 신경 쓰느라 정작 중요한 '바닥 이후'에 대해서는 대처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생각이다.

 

"경제가 회복되려면, 소비가 살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게 고용정책이다. 토목 공사는 일시적인 경기 부양에만 도움 된다. 성장을 통한 고용창출은 어렵다. 사회복지를 통해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삽질'은 한계가 있다. 코스닥에서 녹색성장주가 크게 오르면서 투기적인 거래까지 동반하고 있다. 구호를 외친다고 정책이 되나. 그런 정책은 현실성이 없다."

 

이어 이 센터장은 "낙관론자들이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진다고 예상한다"면서 "유동성 장세임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없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도 환율 효과가 사라지면서 쉽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지금은 투자를 했을 때 성공 확률이 높은 때가 아니다"라며 "투자를 미뤄라, 기회는 또 온다"고 말했다. 펀드 가입자에게는 "장기 적립식 펀드는 계속 가져가는 게 좋지만, 해외펀드를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환매하는 것도 괜찮다"고 전했다.

 

이종우 센터장을 만난 것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HMC투자증권 사무실에서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코스피는 '과열', 코스닥은 '투기'... 1400P 뚫기 쉽지 않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최근 주가가 세 달도 안 돼 40% 이상 상승했다. 그럼에도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과열이다. 세 달 사이에 40% 이상 주가가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너나없이 주가가 오른다고 하는데, 이런 모습 자체가 과열이다. 외환위기 당시 1997년 12월 외채 협상이 끝난 후, 1998년 1월부터 두 달 사이에 주가가 60% 올랐다. 그 다음에 다시 폭락했다. 경제상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른 주가가 유지되기 힘들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는 투기적인 형태가 가미됐다. 주가가 대세 상승 후 큰 폭으로 하락하고 난 다음에는, 미래 성장성을 담보로 하는 코스닥 종목에서 투기적인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 최근 녹색성장과 관련된 종목이 오르고 있는데, 그러한 정책들은 현실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조정국면이 오지 않겠나."

 

- 그렇다면 앞으로 주식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보나?

"단기간에 40% 이상 올랐으니, 부담스럽다. 금융 위기 발생 직전과 2007년 주가가 상승하기 직전 주가가 1400포인트였다. 1400포인트를 뚫고 가기가 쉽지 않다. 코스피지수는 1200~1450포인트 사이에서 상당 기간 머무르는 형태가 될 것이다.

 

확률이 높지 않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1000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 미국 경제가 지금 회복되는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나빠지면서 더블 딥(일시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지면, 그때는 상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 최근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건 몇몇 경제지표가 호전되는 상황에서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주가가 올랐다. 이번에 위기가 발생하면서 소비가 확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때처럼 대기업이 망하고 금융기관이 무너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런 일이 없을 것 같으니, 소비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확대한 것도 소비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이다. 세계 경제는 1980년부터 2007년까지 단 2차례를 제외하고는 계속 좋았다. 그만큼 과열되기 쉬운 구조다. 외환위기 때도 위기 발생 후 6개월 만에 경제지표가 호전됐다. 올해 상반기에 경제 지표 악화가 둔화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100년 만에 오는 위기를 6개월 만에 해소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어쨌든 일시적으로나마 경기 부양에 성공한 것 아닌가?

"외환위기 때 1998년 3/4분기 경제성장률이 -8%였는데, 1999년 2/4분기에는 '플러스' 12%로 전환됐다. 사람들은 이번에도 경기가 바닥을 찍은 다음, 확 올라갈 것으로 본다. 하지만 상당한 기간 동안 지지부진할 것이다. 우리 경제는 내년 하반기까지 3% 이하의 저성장을 할 것이다. 미국의 성장률도 -1~1% 사이에서 머무는 형태가 될 것이다. 문제는 일시적인 충격이 아니라, 문제가 누적되는 게 더 무섭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바닥 이후가 중요... 하지만 MB정부는 '삽질'"

 

- '일시적인 경기 부양'이라는 처방전이 잘못됐다는 것인가?

"유동성을 확대시키고 일종의 버블을 만들어서 이런 위기가 왔다면, 처방은 뻔하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고통은 크겠지만 버블을 없애야 한다. 하지만 선거로 탄생한 정부는 임기 내에 사람들한테 고통을 주면서 욕먹을 생각이 없다. 오히려 일시적인 부양으로 문제를 확대하고 만다.

 

여기서 경기가 다시 후퇴한다면, 그때는 진짜 갑갑하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금리가 0%인데 더 내릴 수 없고, 유동성을 더 풀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재정적자가 GDP의 10%인데 이를 20% 정도로 늘려서 잘못되기라도 하면 난리 난다. 다들 현재의 위기만 넘기면 된다고 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 관리다. 일본이 왜 1990년부터 어려운지 생각해봐야 한다."

 

- 그렇다면, 녹색성장을 내세우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위기 대응책은 어떻게 보나.

"한 시대에 경제 프레임을 끌고 가는 정책은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니다. 토목 공사는 그때만 경기 부양에 영향을 주고, 지속적으로는 별 도움이 못 된다. 우리 경제가 회복하려면, 고용 정책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 

 

시급성 때문에 인턴제를 도입한 것은 이해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고용 정책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한국에서 성장을 통한 고용 창출은 어렵다. 사회 복지를 통해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삽질하자고 하면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 낙관론자들은 앞으로 주가 상승을 예상하며 그 이유로 기업 실적 호전을 꼽는다.

"1/4분기 때 환율 효과가 있었다. 현재는 환율 효과가 거의 사라졌다. 유가가 올라가는 등 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다. 경기 상황이 좋아져 영업이 잘되면 이익이 비용을 상쇄할 수 있겠지만, 경기가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 실적이 쉽게 좋아지지 않는다.

 

또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산업은 공급 과잉이다.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을 떨어뜨렸다. 그렇게 되면 가격이 조금씩 올라갈 수 있지만,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다시 가격이 떨어진다. IT 산업은 지난 5년간 이러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당장 가격이 오르고 실적이 좋아질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다시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 반도체·자동차 산업 등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이 활발하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기업들에 유리한 작용되는 것 아닌가? 

"과연 어느 나라 정부가 과감하게 구조조정 할 수 있겠나. GM을 구조조정 한다면, 필연적으로 대량 실업이 따른다. 그 부담이 너무 크다. GM 구조조정 얘기가 나온 지 8~9개월 됐지만 계속 끌고 있지 않나. 정부가 돈 쏟아 부어서 일단 살릴 수밖에 없다. 경쟁 기업이 구조조정될 경우, 한국 기업의 혜택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투명하다."

 

- 낙관론의 가장 큰 배경에는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지금 유동성 장세가 아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많이 샀다고 하는데, 올해 외국인들의 매수 규모는 6조원가량으로 올해 초 시가총액 700조원 대비 1%도 안 된다. 예전에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들의 매수규모 비율이 이보다 높았던 적이 여러 차례다. 외국인들의 매수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에서 1400포인트로 상승하면서 고객예탁금이 5조원 늘었다. 이 중 1조원은 시장에서 외국인이 샀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단순히 판 거다. 1조5천억원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거다. 결국 실제 주식시장으로 들어온 자금은 2조5천억원에 불과하다. 또한 유동성 장세가 되려면 주가 수준이 낮아야 하는데, 1400포인트가 낮은 게 아니다."

 

"지금 성공 확률 높지 않다.... 투자를 미뤄라"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이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 펀드 가입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경험상 개인투자자들이 좋은 종목을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조차도 정확히 맞출 수 없다. 증권회사 정보력에 훨씬 못 미치는 개인투자자들이 종목을 잘 선택해서 성공하기는 어렵다. 성공하면 우연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투자했을 때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시기가 언제냐는 것이다. 지금 주가는 단기적으로 40% 올랐다. 지금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다. 투자를 조금 미루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 투자해도 늦지 않다. 기회는 또 온다."

 

- 지난 2007~2008년 펀드 가입자에게는 환매에 대한 고민이 많다. 

"장기 적립식 펀드는 계속 가져가는 게 낫지만, 부분적으로 환매하는 것은 괜찮다. 해외 펀드는 우선적으로 환매해야 한다. 해외 펀드 비중이 40%이고 그중 이머징 마켓 비중이 90%인 나라가 우리나라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그 나라들에 대해 얼마나 잘 아느냐. 나중에 다시 상황이 좋아지면 국내펀드에 가입하는 게 낫다."

 

- 지금 1억원의 돈이 있다면 어디에 투자하겠나?

"5천만원은 회사채에 투자하겠다. 나머지는 현금성 자산으로 가지고 있고, 주식이 오르면 3천만원 정도는 주식에 투자할 것이다."

 

- 언론으로부터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소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규정되는 것은 부담스럽다. 언론이 만든 것이다. 지금은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소개되고 있지만 2004~2007년은 최고의 낙관론자였다. 당시 주가가 계속 올라간다고 했다. 한두 달 오르는 것을 두고 오를 것이라고 하면 투자자한테 어떤 도움이 되겠느냐. 주가를 전망하는 게 아니라, 주가를 쫓아가는 거다. 시장을 분석하는 사람은 장기적인 추세를 봐야 한다. 부분적 반등이 있을 수 있지만, 위기의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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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이슈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