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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대학 등록금을 대기 위해 부모는 허리가 휘고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로 밤낮, 방학없이 일하지만 빠듯하기만 하다. 대학 등록금 부담은 학생들을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빚쟁이로 만들고 있기도 하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은 등록금에 결국 학자금 대출을 받기 때문이다.

나 역시 졸업한 지 어언 4년이 되어 가지만 아직도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다. 예전에는 이러한 사실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학생들을 빚쟁이로 만드는 대학과 당국의 안이함에 화가 날 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생이 등록금 부담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고, 해마다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에 항의하기 위해 얼마 전 꽃다운 젊은이들이 삭발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비단 우리만의 얘기는 아닌 듯하다.

국제적인 경제 위기는 기부금이 많이 들어와 끄떡없을 것 같던 세계적인 명문으로 불리는 대학들에조차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기부금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들은 등록금을 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배움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등록금을 내야하는 대학생들이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미국의 대학 입학을 압둔 학생들이 경기 침체로 등록금 마련에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미국의 대학 입학을 압둔 학생들이 경기 침체로 등록금 마련에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김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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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3일 발간된 최신호에서 미국의 대학들이 경기 침체로 등록금을 올리면서 대학생들과 부모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는 올해 늦은 봄에 약 3백만 명의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되지만 이중에서 대학진학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이 때가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대학에 지원하고 합격통보를 받기까지 조마조마 하면서 결과를 기다리지만 진짜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통과한 이후라는 것이다.

취업시장에서 대학 졸업장은 부러움을 살 만한 것이지만 등록금 문제에 맞닥뜨리면 얘기가 다르다. 미국의 사립대학 등록금은 1년에 2만 5000달러(약 3355만원), 주립대는 6600달러(약 885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올해의 전망이고 내년에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학등록금 인상은 대학생들과 그들의 학자금을 대주는 사람들에게는 불길한 징조다. 현재 미국의 부모들은 경기 침체로 인해 직장을 잃고, 저축해 놓은 것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생 학부모 협회장인 제임스 보일은 "더 많은 학부모들이 돈을 빌리거나 재정적인 지원을 받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사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이들에게 도움을 줄 처지에 있지 않다면서 20개주 이상의 자금이 달리는 주의회가 지원금을 줄이고 있거나 이미 그렇게 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결국 이 때문에 많은 주립대학들은 등록금을 올리고 있다.

기부금이 많지 않은 사립대학들도 궁지에 몰려있다. 그들은 등록금을 대학 운영에 써야할 처지기 때문이다. 기부금이 많은 일류 대학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고군분투하고 있다. 수년간 예일대학의 기부금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2000년 회계연도에는 41%라는 놀라운 기록을 내 기부금 관리자는 이에 대해 책까지 썼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 예일대 총장은 기부금이 6월 이후로 25%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체 대학을 보았을 때 이는 특이할 만한 위기는 아니었다. 235개 대학의 기부금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6개월 동안 평균 24%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문제가 있다. 결국 그들도 자신들의 형제자매와 마찬가지로 학자금 대출 부채를 지고 졸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는 로버트 에플바움은 검사로서 법조인 생활을 했다. 그는 7만 5000달러의 로스쿨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이상 그는 대출을 갚을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가 올해 초 페이스북에 "경제 촉진을 위해 학자금 대출 상환을 면제시켜 달라"는 취지의 그룹을 만들자 3달 동안 18만 명이 모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의 생각에 일리가 있다면서 만일 젊은 세대들이 너무 일찍부터 빚에 치이면 은퇴한 베이붐 세대들의 부양도 할 수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학위원회의 수석 정책 분석관인 샌디 바움은 모든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상환의무를 없애는 것은 전제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특정 대상을 설정해 대출 상환 의무를 면제해 주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올해 7월 1일에 졸업해서 낮은 급여를 받는 사람들은 소득의 특정 비율로 상한이 정해져 있는 연방정부 대출(federal loans)을 받을 수 있다. 선생님과 같이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연방정부 대출을 모두 면제 받을 수 있다.

기사는 이제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대학 입학 허가서가 지난달에 이미 도착했고 대부분의 경우 학생들은 5월 1일까지 입학 여부를 결정해 답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미국에서는 첫 학기가 9월에 시작한다) 그러나 문제는 입학이 허가된 학생들이 등록금에 대해 학교와 교섭을 할 만한 힘이 없다는 것이라고 끝맺었다.


태그:#대학등록금, #학자금대출, #대학생, #등록금,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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