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코레일을 비롯하여 수도권에서 전철을 운영하는 4사는, 오는 5월 1일부터 종래의 종이식 1회용 승차권 대신 카드식 1회용 승차권을 도입할 것임을 밝혔다. 이미 각 전철역에 가보면, 1회용 카드식 승차권을 위한 다양한 설비가 설치 중에 있는 상태이다.

5월 1일 도입되는 1회용 카드식 승차권
 5월 1일 도입되는 1회용 카드식 승차권
ⓒ 서울시

관련사진보기

종래의 1회용 종이식 승차권의 이용 방법은 승차권 구입->개표->전철 탑승->집표(승차권 폐기) 방식이었으나, 이번에 서울에서 도입되는 1회용 카드식 승차권은 승차권 구입->승차태그->전철 탑승->하차태그->승차권 반환의 형태로 바뀌게 된다. 승차권 반환은 별도의 승차권 반환기에 하게 된다.

이때 승차권을 반환하지 않고, 버리거나 집에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승차권 구입시 500원의 보증금을 추가로 받고, 승차권 반환시 보증금을 돌려받는 형태로 되어 있다. 이는 할인점에서 카트를 이용할 때 100원의 보증금을 받고 이용한 뒤 카트를 반납하면서 100원을 돌려받는 개념과 동일하다.

한편 서울-수도권의 이 방식은 현재 이미 1회용 카드식 승차권을 사용하고 있는 지방 지하철이나 (부산 제외) 공항철도와 약간 다른데, 이들 노선에서는 보증금 없이 1회용 카드식 승차권을 구입한 후, 하차태그와 동시에 집표기에 카드를 넣어 반환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즉 서울에서는 집표기 통과 후 외부에 있는 반환기에 카드를 넣는 식이고 지방에서는 집표기에 직접 카드를 넣고 나오는 식이라는 것이다.

(상)공항철도에서 쓰이는 1회용 카드식 승차권 (글자를 썼다가 지울수 있다)
(하) 지방지하철에서 쓰이는 1회용 토큰형 승차권 (이 승차권의 원가는 1980원이다)
 (상)공항철도에서 쓰이는 1회용 카드식 승차권 (글자를 썼다가 지울수 있다) (하) 지방지하철에서 쓰이는 1회용 토큰형 승차권 (이 승차권의 원가는 1980원이다)
ⓒ 공항철도, 대전도시철도공사

관련사진보기

보증금이 불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지방의 방식이 나을 수도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모든 집표기의 개조가 필요하므로, 역 수가 많은 서울-수도권에서는 이 방식의 적용이 어려워, 집표기를 하차 태그로 통과 후 반환기에 카드를 넣는 방식을 채택하게 되었다.

어쨌든 1974년 종이식 승차권 도입 및 1986년 역무자동화설비(AFC) 도입 이후 1회용 승차권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1회용 카드식 승차권 발급기와 반환기가 서로 다른 기계로 되어 있어서, 환류식으로 운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환류식이란 들어간 물건이 다시 나오는 형태를 말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은행의 자동입출금기(ATM: Automatic Teller Machine)의 경우 환류식 기계에서는 고객이 입금한 돈이 기계 내부에 저장되어, 고객이 출금을 요청할 때 쓰이게 된다.

비환류식의 경우, 고객이 입금한 돈은 입금통에 쌓이고, 고객이 출금한 돈은 출금통에서 계속 빠져나가므로, ATM기를 쓰다 보면 결국 관리자가 ATM기를 열고, 입금통을 비우고, 출금통을 채우는 작업이 필요해진다. 하지만 환류식의 경우, 입금통과 출금통이 하나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출금이 되는 만큼 입금도 되므로, 현금통을 관리하는 부담이 훨씬 덜해진다. 즉 돈통이 쉽게 가득 차거나 바닥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좌)1회용 카드식 승차권 발급기 (교통카드 충전기 겸용)
(우)1회용 카드식 승차권 보증금 반환기
두 기계가 따로 되어 있어, 관리 불편이 예상된다
 (좌)1회용 카드식 승차권 발급기 (교통카드 충전기 겸용) (우)1회용 카드식 승차권 보증금 반환기 두 기계가 따로 되어 있어, 관리 불편이 예상된다
ⓒ 서울시

관련사진보기


이번에 도입되고 있는 1회용 카드식 승차권 지원용 기계에서도 1회용 카드식 승차권 발급기와 1회용 카드식 승차권 반환기(보증금 반환기)를 하나의 기계로 만들고, 기계 내부에 저장된 카드를 공용하는 환류식을 사용했다면 기계를 관리하는 부담이 훨씬 덜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 도입되는 방식은 직원이 항상 주기적으로 승차권 반환기에 쌓인 카드를 꺼내서 승차권 발급기 안에 옮겨 넣어주어야 하는 방식이라 아무래도 관리가 좀 불편하다.

어쨌든 5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1회용 카드식 승차권이 사용될 예정이며 승객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정 기간은 종이식 승차권도 함께 사용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해본다면, 만일 모든 사람이 선불식 또는 후불식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굳이 1회용 카드식 승차권을 위한 기계를 설치하고, 이의 사용방법을 홍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1회용 카드식 승차권 대신, 무임권의 경우에는 무임용 카드식 승차권(일명 시니어패스, 어르신 교통카드)을 사용하면 되고, 외국인이나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 같은 단기방문자에게는 일정 보증금을 받고 선불식 교통카드를 대여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결국 각 전철 운영기관들은 새로운 1회용 카드식 승차권 사용방법을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존의 선불식, 후불식 카드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본인이 간략하게 정리해 본, 선불식 교통카드와 후불식 교통카드의 구입 및 사용방법은 아래와 같다.

*선불식 교통카드 (한국스마트카드의 티머니카드)
- 구입처: 서울시내 버스정류장 주변 매점, 1~8호선 서울지하철역(코레일, 인천지하철 구간 제외)
- 사용방법: 카드 구입 후, 금액을 충전하여 잔액범위 내에서 사용 (충전은 지하철역 자동충전기 권장, 신한은행 ATM에서도 가능)

*후불식 교통카드 (각 신용카드사의 후불 교통신용카드)
- 발급처: 각 은행 및 카드사
- 사용방법: 카드 발급 후 등록 이후, 거의 모든 교통수단에서 자유롭게 사용가능, 전월에 사용한 금액을 당월에 신용카드 사용액과 함께 결재
-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운 계층은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된 체크카드 이용가능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무임 교통카드 (시니어패스, 어르신 교통카드)
- 발급처: 동사무소(동 주민센터) - 대상자 직접 방문 필요 (현재는 서울시만 시행 중)
- 사용방법: 무임권 대상자 카드 발급 이후, 3일 후부터 수도권 전철 구간에 대해 자유롭게 사용. 타인 양도 금지. 신분증 지참.

좌로부터 선불교통카드, 후불교통카드, 무임교통카드(시니어패스)
 좌로부터 선불교통카드, 후불교통카드, 무임교통카드(시니어패스)
ⓒ 한국스마트카드

관련사진보기


혹시라도 교통카드를 구하는 방법을 몰라서 1회용 승차권을 쓰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상기 정보를 이용해 교통카드를 발급받아, 모두가 함께 교통카드를 사용했으면 좋겠다. 특히 1회용 승차권과 달리, 선불-후불교통카드를 사용하면 사용금액에 대해 연말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선불카드는 기명화(본인등록)을 할 때 가능) 또한 무임교통카드의 경우에도 매번 1회용 무임용 승차권을 발급받는 불편이 없어지므로 더 편리하다. 더구나 아무리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해도, 1회용 카드식 승차권은 운영에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기존 교통카드를 이용해주는 게 지하철의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차제에 휴면교통카드의 재활용 사업도 벌여주었으면 한다. 현재 교통카드가 많이 보급되면서 한 사람이 하나 이상의 교통카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일 때 선불카드를 쓰던 사람이 직장인이 되어 후불카드를 쓰면서 선불카드를 더 이상 안 쓰게 되는 경우도 이런 경우다. 보통 이런 경우 안 쓰는 교통카드는 서랍 속에서 잠자는 휴면교통카드가 되는데 교통카드의 뛰어난 기능을 생각해볼 때 이는 국가적인 낭비다.

이런 휴면선불교통카드를 한군데 모아서, 교통카드를 살 돈도 없어서 1회용 종이식 승차권을 쓰고 있는 취약계층에게 나누어주거나, 외국인 등을 위한 단기대여용 교통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교통카드는 외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첨단 시스템이다. 2천만 인구가 모여 사는 대도시권에서 하루에도 엄청난 규모로 결제가 이루어지면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통카드는 단순 교통요금결제 이상의 기능을 갖고 있다. 각 수단별, 출발지~도착지별 승객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더 나은 교통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본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교통카드의 소액결제 기능을 이용하여, 생활형 전자화폐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교통카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좌측 상단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버스, 지하철, 택시, 유통 단말기
 교통카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좌측 상단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버스, 지하철, 택시, 유통 단말기
ⓒ 한국스마트카드

관련사진보기


특히 최근 소액결제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교통카드(선불형 전자화폐)는 신용카드 소액결제에 대한 주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신용카드와 달리 태그 방식이어서 결제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신용카드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살펴본 교통카드의 첨단성때문에, 이미 한국스마트카드의 티머니는 뉴질랜드로 수출되고 있고, 코레일네트웍스의 교통카드 시스템은 러시아로 수출되는 등,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교통카드 시스템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번 1회용 카드식 승차권 도입에 맞추어, 우리나라의 교통카드 시스템도 더욱 고도화되고 효율화되어 공공교통 이용의 친숙한 벗이자, 생활밀착형 기반서비스로 자리매김 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은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 운영자(http://frdb.railplus.kr), 코레일 명예기자입니다



태그:#교통카드, #티머니, #공공교통, #전자화폐, #한국스마트카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글쓰기에 관심많은 시민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