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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상주하는 도적이라는 의미의 '해적' 이라는 단어가 오늘날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 속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들이 하는 해적질은 단순하게는 음악 파일이나 미디어 파일들을 복제한 후 다운로드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며, 복잡하게는 다양한 경로로 얻은 정보들은 새로운 형태로 창조해내는 것이다.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이버 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적질에 대한 찬반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찬반논쟁 그 후의 결말은 해적질을 반대하는 움직임이다. 즉, 지적재산권에 대한 규제를 강화시키고,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해서 법률의 제정과 실명제를 통해서 단호하게 대처하며 통제하려 한다. 

 

이 책에서는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보호정책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저자는 해적들의 옳고 그름을 '죄수의 딜레마' 을 진화시켜 만든 '해적의 딜레마' 에 적용해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규제 정책에 반대하는 정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해적들의 법칙' 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다.

 

기업A와 기업B가 있다. 기업A와 기업B 양쪽 기업 모두 사용자에게 소스를 공개한 후 해적들과 같이 움직인다면 2백만 달러의 수익을 얻고, 사회는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아이디어들로 인해 1천만 달러의 이익이 생긴다.

 

만약 A와 B 중 하나의 회사만 해적들과 같이 움직이고 나머지 기업은 소스를 차단하여 재생산되는 것을 철저히 금지 한다면 공개한 기업은 소스의 자유사용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을 장악할 수 있고 그 결과 3백만 달러의 이익이 생기며 사회도 300만 달러의 부가가치를 갖는다.

 

그리고 A와 B 두 기업 전부 소스를 공개하지 않으면 두 기업 모두 5백만 달러의 이익을 얻게 되고 사회는 2백만 달러의 이익을 얻게 된다.

 

이 이론으로 봤을 때 기업 A와 B는 소스를 공개하지 않으면 표면적으로는 가장 수익이 높다. 하지만 두 기업 중 어느 한 곳만 소스를 공개해버리면 공개하지 못한 기업은 시장 점유율 뿐만 아니라 수익도 제로가 된다. 뿐만 아니라 제 3의 기업이 고객들과 함께 하겠다며 나타나면 참으로 곤란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 A와 기업 B는 소스를 공개하는 것이 공평한 이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이익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 그들의 이익뿐만 아니라 소스 공개를 통해서 발생하는 사회에서의 이익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재생산을 금지한 경우라면 기업들은 많은 시장 점유율을 위해서 끊임없이 광고에 비용을 투자하게 될 것이고 수익성은 악화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용자들에게 자유롭게 재생산활동을 허가하게 된다면 광고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지고 기업들이 만들어낸 결과물보다 훨씬 훌륭한 창작물들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해적들의 딜레마' 에서 소스 공개를 통해 이익을 얻고 있는 사례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각종 드라마들이 패러디들로 인해서 시청률도 올라가고, 주연배우들의 가치도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최근에는 '꽃보다 남자' 의 F4를 소재로 디지털 해적들의 다양한 창작 활동이 돋보인다.

 

비단 오픈 소스로 인한 사회발전의 개념은 음반, 영상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우리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정치ㆍ경제 분야, 과학ㆍ기술 분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앞으로 기성세대에서의 불만사항을 개선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것의 바탕에는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계층의 사람 개개인들의 '나도 이 사회에서 무엇인가 할 수 있다'라는 마인드가 깔려있다. 그리고 이것은 오픈 소스를 통해서만 이루어 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해적들의 딜레마' 에 관련되고 또한 그것을 극복하려는 많은 이야기들을 포함하고 있다. 펑크, D. I. Y, 리믹스, UCC, 그래피티, 힙합, 나노 문화 등과 같은 것들이 어떻게 '해적들의 딜레마' 와 연관이 있는지 지켜보면서 책장을 한 장씩 넘기는 재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해적들의 상상력이 돈을 만든다 - 재미와 장난으로 시장을 혁신한 사람들

매트 메이슨 지음, 최지아 옮김, 살림Biz(2009)


태그:#디지털 해적들의 상상력이 돈을 만든다, #매트 메이슨, #살림출판사, #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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