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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2009 안면도 꽃박람회' 개막을 앞둔 가운데 충남도교육청이 도내 병설 유치원생 및 초중고생에 대한 관람지원비로 모두 75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드러나 '학생동원 꽃박람회'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지난 3월 통과한 올해 1차 추경예산을 통해 도내 유치원 및 초중고 1만1800학급(약 31만 명)에 각 61만 원씩(특수학교 학급당 260만 원) 75억 원의 자율학습 지원경비를 증액했다. 이에 따라 충남도교육청이 각 학급에 주는 자율학습지원경비는 올해 처음으로 300억 원대에 육박했다.

 

자율학습 지원경비 75억원 증액, 300억원대 육박

 

추경을 통해 증액된 예산은 사실상 도내 전체 초중고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단체관람지원비 성격으로, 혈세를 들여 학생들을 동원해 손쉽게 행사를 치르려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당초 관련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으나 충남도와 충남도의회의 거듭된 협조요청에 따라 추경을 통해 관련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충남도의원들은 '학생들의 꽃박람회 관람예산을 확보했느냐'는 질의로 관련예산 편성을 종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안면도 꽃박람회에 현장체험학습을 적극적으로 가 달라는 협조공문을 수차례 발송했다. 또 학급당 참여인원수까지 조사해 보고하도록 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학부모들에게 안면도꽃람회 관람을 사실상 강요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A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안면도꽃박람회 관람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어 학부모들에게 찬반 의견을 물어 결정하기로 했지만 학교 측에서 약속과는 달리 꽃박람회 관람을 전제로 참가신청서를 보내달라는 안내문이 발송됐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측에서는 일부 운영위원들이 문제 제기하자  '도교육청에서 적극적인 요청이 있어 참여하는 쪽으로 유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변했다"며 "더 큰 문제는 현장체험을 가지 않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프로그램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학교의 안내문에는 1인당 예산소요경비를 3800원으로 책정하고, 차량대여비 등 88만 원은 자율학급운영 예산에서 지원해 '무료'라고 밝히고 있다. 

 

없던 예산까지 만들어 꽃박람회 참여 독려... 예산낭비

 

B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지난달 초 도교육청에 예산이 없어 꽃박람회 참가가 어렵다고 보고하자 다시 자율학급 운영예산을 증액했다며 참여를 독려해 결국 꽃박람회장으로 현장체험학습을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도교육청이 없던 예산을 만들면서까지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일률적으로 꽃박람회 참여를 종용하는 것은 자율적인 학교운영을 가로막고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을 이용해 손쉽게 꽃박람회 참가자 수를 늘리고 혈세로 행사비를 보전하려 하는 자치단체의 비교육적 발상도 문제지만 이를 저지해야 할 교육당국이 오히려 앞장서고 있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에서 '불경기에 왜 학생들까지 행사에 동원하려 하느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지만 충남도와 도의회의 적극적인 요청과 아이들에게 자원봉사의 위대함과 환경의 소중함을 인식시킬 기회라고 생각해 현장학습을 적극 권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렵게 관련 지원예산까지 확보해 학부모 부담을 최소화시키려 꾀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충남도는 지난 8일 현재 안면도 꽃박람회 입장권 예매 목표 77만 매를 초과 달성해 78만5000매(63억 원)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한편 충남도는 기름유출 사고로 침체된 서해안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120만 자원봉사자에 대한 보은 행사로 오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일원에서 '2009 안면도 꽃박람회'를 열 예정이다.


태그:#안면도꽃박람회, #충남도교육청, #학생동원, #충남도, #추경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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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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